제목 | [성경] 성경에는 왜 미사라는 말이 없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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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8-27 | 조회수644 | 추천수0 | |
[빛이 되라] 성경에는 왜 ‘미사’라는 말이 없나요?
가톨릭교회의 중심은 미사인데 성경에 미사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궁금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가톨릭교회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미사’라는 명칭은 5세기 중엽부터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니 그 이전에 쓰인 성경에는 나오지 않을 수밖에요.
부활하신 예수님의 발현을 체험한 제자들이 오순절에 예루살렘 교회를 창립하면서 만든 예식이 세례와 성만찬입니다. 특히 오늘날의 ‘미사(Missa)’라 할 수 있는 성만찬례는 예수님께서 서기 30년 4월 6일 저녁 제자들과 함께 하신 최후만찬을 본떠 만들어진 것입니다. 초대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서 최후만찬을 거행하시면서 하신 말씀들을 전승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으며, 그 말씀들 속에 담겨 있는 의미들을 되새겼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다 또 다른 의미들을 덧붙여서 성찬례를 거행하였습니다.
가톨릭교회 전례의 핵심이 되는 성만찬의 명칭은 다양합니다. 우선 초대 신앙 공동체가 예수님의 최후만찬을 기념하여 매주 한 번 함께 나는 공동체 회식을 일컬어 ‘주님의 만찬’(1코린 11,20)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유다인들이 회식을 할 때는 가장 또는 주빈이 빵을 들고 하느님께 찬양기도를 바친 다음 빵을 떼어 참석자들에게 나누어줍니다. 여기서 ‘빵을 나눔’(루카 24,35; 사도 2,42) 또는 ‘빵을 뗌’(사도 2,42.46; 20,7.11; 1코린 10,16)이라는 명칭이 생겨났습니다.
1세기 말엽부터는 ‘감사제’(디다케 9~10장)라는 명칭이 사용되었습니다. 이 명칭은 유다교 회식 시작 때 ‘찬양기도’(히브리어로 ‘브라카’)를 드렸는데, 이를 그리스어로 옮길 때 ‘찬양’(에루로기아)이라고도 직역할 수 있지만 ‘감사’(에우카리스티아)라고 의역할 수 있는 데서 유래한 것입니다. 실제로 마르코 복음이 전하는 성만찬기에선 “빵을 드시고 찬양하신 다음”(14,22)이라 했는데, 사도 바오로의 성만찬기에선 “빵을 드시고 감사하신 다음”(1코린 11,23.24)이라고 했습니다.
5세기 중엽부터 사용된 ‘미사(Missa)’라는 용어는 아직까지 그 어원의 유래와 의미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단지 라틴어 미사 시 예식을 마치면서 사제가 ‘이테, 미사 에스트(Ite missa est’라는 말을 한 데서 생겨난 명칭이라는 게 정설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는 ‘미사가 끝났으니 해산하라’는 뜻인데, 단순히 해산을 선언한 것이 아니고 세상으로 돌아가 복음을 전하라는 뜻일 것입니다. 이와 같이 성만찬은 최후만찬에서 주님의 만찬으로, 빵을 나눔에서 감사제로, 그리고 오늘날에는 미사라는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예수님의 최후만찬을 이어받아 교회가 거행한 예식을 ‘성만찬’ 또는 줄여서 ‘성찬’이라 부르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성만찬에 담겨 있는 베풂과 나눔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빵을 나눔’이라는 명칭이 아름답습니다.
[2023년 8월 27일(가해) 연중 제21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유충희 대철베드로 신부(둔내본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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