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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사울이 왕위에 오르다(1사무 11,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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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10-08 조회수500 추천수0

[구약성경 순례 -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사울이 왕위에 오르다(1사무 11,1-12,25)

 

 

성서학계에서는 꿈란 동굴에서 발견된 성경 두루마리들을 20세기 최고의 발견으로 꼽습니다. 꿈란 네 번째 동굴에서 발견된 사무엘기 단편은 오늘 우리가 읽고자 하는 사무엘기 상권 11장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이 단편은 사무엘기 상권 10장의 마지막 절(27절)과 11장의 첫 번째 절(11,1) 사이에 빠져 있는 부분을 알려줍니다. 그 부분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암몬 임금 나하스가 갓 지파와 르우벤 지파를 공격하여 오른 눈을 다 빼어 버렸으나 이스라엘에는 이들을 구원할 자가 없었다. 그래서 나하스에게 눈을 뽑히지 않은 채 강을 건넌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7천 명은 야베스 길앗으로 도망을 갔다. 한 달 후에.” 이어서 11,1은 암몬 임금 나하스가 야베스 길앗을 포위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곳으로 도망친 7천 명마저 오른 눈을 뽑아 버리기 위함입니다. 야베스 길앗 사람들은 암몬 임금을 섬기겠다고 말하며 평화 조약을 제안하나 나하스는 그 조건으로 각 사람의 오른 눈을 뽑겠다고 말합니다. 꿈란 동굴에서 발견된 사무엘기 단편이 없었다면 이 부분은 계속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본문으로 남아 있었을 것입니다. 야베스 사람들은 나하스에게 이레 동안 말미를 청하고 전령을 기브아에 보내어 이 소식을 전하였습니다. 사울이 이 소식을 들었을 때 하느님의 영이 그에게 들이닥쳐 분노가 무섭게 타올랐습니다. 그는 겨릿소 한 쌍을 토막 내어 이스라엘 전역에 보내어 사울과 사무엘을 따라나서지 않는 자는 이 토막 난 소처럼 될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베젝에 이스라엘 30만, 유다 3만 명의 군사가 모였습니다. 사울은 야베스 사람들에게 내일 구원되리라는 소식을 전하였고 그들은 기뻐하며 나하스에게 항복하겠다고 말하였습니다. 이튿날 사울의 군대는 새벽녘에 암몬군의 진영 한복판으로 쳐들어가 한낮이 될 때까지 그들을 무찔러 흩어지게 하였습니다. 사울의 승리를 지켜본 백성들은 사무엘에게 사울을 무시하던 이들을 죽여버리겠다고 청합니다. 하지만 사울은 주님께서 그들을 구원하신 날에 누구도 죽임을 당해서는 안 된다며 그들을 만류합니다. 사무엘은 이렇듯 훌륭한 지도자의 면모를 보인 사울을 길갈에서 임금으로 세우고 주님께 친교 제물을 바쳤습니다. 사울과 이스라엘은 모두 기뻐하였습니다.

 

이어서 사무엘은 고별사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리더십을 사울에게 넘겨줍니다. 그는 먼저 백성들에게 자신의 지도력을 평가하게 합니다. 자신이 누구의 재산을 부당하게 취하거나 누구를 억압하고 착취한 적이 있는지, 뇌물을 받고 부당한 재판을 한 적이 있는지 백성에게 묻습니다. 백성들은 결코 그런 일이 없었다고 증언합니다. 또한 사무엘은 구세사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통치에 대해 회고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울부짖을 때 모세와 아론을 보내시어 이스라엘을 그곳에서 끌어내어 주셨습니다. 백성들이 하느님을 저버린 결과로 외국 임금들의 압제를 받게 되었을 때,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울부짖음을 들으시고 판관들을 보내시어 그들을 구원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은 암몬 임금 나하스가 공격해오자 임금을 요구하였고, 이에 하느님께서는 사울을 그들의 임금으로 세워 주셨습니다. 이제 이스라엘에 새롭게 도입된 왕정이 존속되려면 임금과 백성이 모두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을 섬겨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님의 손이 그들을 치게 될 것이라고 사무엘은 경고합니다. 사무엘은 그의 정치적인 지도력은 사울에게 넘겨주지만 그의 영적인 리더십, 곧 예언자의 권위는 넘겨주지 않습니다. 예언자의 존재는 여전히 참된 주권자이신 하느님의 권능의 살아있는 표지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계속해서 백성과 임금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할 것이며, 그들에게 좋고 바른길을 가르칠 것입니다. 사무엘의 영적인 리더십은 예언자들이 계승할 것입니다.

 

[2023년 10월 8일(가해) 연중 제27주일(군인 주일) 가톨릭마산 8면, 김영선 루시아 수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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