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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평신도들이 복음화가 잘 안될까요? 카테고리 | 천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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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서채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5-30 조회수3,337 추천수0 신고

1. 형제님의 의견에 공감하는 바가 많습니다.

한국의 평신도는 <왕직, 예언직, 사제직>을 가졌다하면서도 제도권 교회에선 아무런 힘이 없어서, 신부님이  바뀔 때 마다 홍역을(?) 치르기도 합니다. 갈릴래아 호수에 광풍이 불듯이...

세계 유일의 판공 성사는 언제 없어질지 기약도 없으며, 왜 한국에서는 평신도는 부제가 될 수 없는

지 많이 궁금합니다. 어느 분의 답변처럼 평신도들 중에서도 뛰어난 영성을 가지신 분들이 참 많습

 니다. 맨날 4복음서 위주의 강론보다는, 평신도 본인의 삶의 경험과 성경이 어우러져 구약과 신약을 넘나들며 들려주는 강론이 훨씬 더 힘이 있을 것 같습니다.

 

2. 형제님께서 말씀하신 단체가 어떻게 탄생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교회가 인정을 잘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개신교의 그 수많은 교파와 나주 윤 율리아 자매님의 케이스처럼 혹여 이단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염려와 불안이 도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성경은 보는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어서, 일관된 견해를 견지해 온 천주교로서는 받아 들이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더구나 요즈음은 뉴에이지니, 신천지니 하는 이상한 단체들이 설쳐대는 것도 사실이기도 하니까요.

아니면, 성서 백주간처럼 지도 신부가 책정되어 그 단체가 천주교 교리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신부님들 모두 너무 바쁘신 것은 아닐런지요. 하여튼 중지를 모아 특단의 묘책을 강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아주 지난한 여정일지도 모릅니다.

 

3. 제가 가장 이해 안 되는 것은 주님께서는 거저 주었으니, 거저 전하라 하셨는데, 교회의 가장 기본인 성경을 가르치면서 일정액의 수강료를 받는 것 입니다. 제 생각에는 그냥 듣고 싶은 사람은 자유롭게 듣고, 본인이 원해 다소 성의 표시를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더군요.

 

4. 교회가 인정한 소공동체에서 복음 나누기를 해보면 많이 답답합니다. 대부분은 그 자체를 별로 선호하지도 않습니다. 세례 받을 때, 교리 받은 것 외에는 따로 교육이나 공부를 한 적이 별로 없어서 무엇을 내놓고, 얘기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조금 색다른 묵상이라도 할라치면 괜히 주위 눈치가 보여 별로 나가고 싶지 않게 됩니다.

 

5. 저 개인적으로는 형제님께서 말씀하신대로 교회 인준을 받고, 지도 신부를 위임 받아 신나게 활동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개신교 신자들보다 성경을 안 읽는다고 비난할 게 아니라, 읽도록 해 주어야 맞다고 늘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때 천주교 신자는 "여호와증인"의 밥이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말씀에 취약하다는 얘기겠지요.

개신교보다 7권이나 많은 성경을 보유하면 뭐 합니까? 평생 "요한묵시록" 강론 한번 듣기도 힘든데...

하니 아기를 낳는 여인이 성모님이니 어쩌니 하고, 666이 무슨 뜻인 줄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성경은 "공부"의 대상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개략을 알아야 본문이 비로소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 또한 성경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것은 아주 싫어합니다. 일부 개신교는 성경을 요리조리 짜맞춰서 해설(?)하려 합니다. 종교가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것이라면 전 신앙을 가지지 않았을 겁니다.

신비는 신비로 남아 있어야 하니까요? 삼위일체나, 처녀 임신이나, 부활을 증명하려 노력하는 자체가 우스꽝스런 행위라 여깁니다. 그런 교리는 그냥 "받아 들일 교리"의 영역에 남겨 둬야 하는 것 같습니다.    

 

6. 저는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려하는 장면이나, 모세가 신명기에서 죽기 전에 백성들에게 간곡히 당부하는 장면, 요한 복음서에서 예수님의 긴 고별사, 엠마오의 제자, 코린토 1서나 요한의 사랑의 편지 등을 너무 좋아합니다. 거기를 읽을 때 진한 감정이 밀려오고, 인간 냄새가 한없이 품어져 나오며, 진솔한 삶의 향기 같은 것이 물안개처럼 피어 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나이는 많지만, 성경을 같이 읽고, 묵상하고, 나누고 싶다는 간절한 염원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과는 밤새워 얘기를 나누어도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 같고, 오히려 예수님이 말씀하신 위로와 안식을 무한 얻어 갈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어쩌면 "넘사벽"일 것 같습니다. 제도권 교회의 한계가 아닐까 합니다. 오죽하면 신부님 움직이기가 지구 움직이기보다 힘들다 했겠습니까!

 

뭔가를 이룩해보고자 애쓰시는 형제님의 노고에 많은 치하를 드리고 싶습니다. 형제님께서 꿈꾸시는 그런 일들이 반드시 일어나서 전체 등록 신자 20~30%만 실제 신앙 생활을 하는 이 비참한 현실에 작은 빛과 소금이 되었으면 합니다. 냉탕에 앉아 있는 신자들의 얼어붙은 몸을 녹여줄 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예수님은 한 마리 양을 찾으려 아흔아홉 마리 양을 두고 가셨습니다. 베드로에게 3번이나 "사랑하느냐"를 묻고, 자기 양들을 잘 돌보라 말씀하셨습니다. 그 수많은 양들이 지금 광야에 흩어져 길을 잃고 헤메고 있는데도, 교회는 오늘도 "예비 신자들"을 위한 기도에만 메달리고 있습니다. 그들 역시 오래지 않아 그 대열에 합류할 줄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끝으로, 저 역시 새번역 성경을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특히 시편은 더욱 그러합니다. 하여 저는 최민순 신부님 시편을 훨씬 더 사랑합니다.

형제님, 힘 내십시오. 용기를 내십시오. 뜻이 선하시면 하늘에 계신 주님께서 분명 지혜와 용기를 허락하실 겁니다. 레지오 단체도 아주 작은 모임에서 시작되었음을 교훈 삼으십시오.

그래서 어느 먼 후일 달릴 길을 다 달리신 형제님께 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너는 나를 닮았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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