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성경 속 인물5: 욕심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롯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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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4-01-30 | 조회수1,026 | 추천수0 | |
[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5) 욕심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롯
- 야코프요르단스 ‘소돔을 떠나는 롯과 가족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복권 판매액이 급증했다고 한다. 경제상황이 안 좋아질수록 한 번에 천금을 얻으려는 사람들도 더 늘어난다. 로또에 당첨되어 갑자기 큰돈이 생기면 인생은 정말 행복해질까?
보통 사람들은 갑자기 큰돈이 생기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돈 관리를 잘못하거나 더 큰 욕심을 내서 투자에 실수하거나 사기를 당해 가진 재산을 모두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안정감을 지니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많지만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 중에 이혼하거나 인간관계가 파괴되고, 부모형제와 인연을 끊는 등 불행한 사례도 심심찮게 나타난다.
내가 살면서 주변을 보면 형제간에도 모두가 함께 가난하게 살았을 때는 서로 콩 한쪽이라도 나누는 정다운 모습을 지녔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자식들이 생기고 재산의 차이가 나기 시작하거나 부모님이 남긴 유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형제지간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 경우를 많이 보았다. 인간의 욕심은 한계가 없다. 지나친 욕심 때문에 죄를 짓고 고통을 받고 죽음에 이른다. 이런 경우를 잘 드러내는 성경의 인물은 롯이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고향을 떠날 때부터 아브라함과 동행한 사람은 조카 롯이다. 롯은 아브라함에게 있어서 보통 조카가 아니다. 아들과 같은 존재이며 이 세상에서 가장 믿고 함께 할 수 있었던 가장 든든한 동지였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아브라함과 롯은 양떼와 소, 노비 등 재물이 많아졌다. 아브라함과 롯이 아니라 그들에게 속해있는 목자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다. 아브라함과 롯은 예전과 같은 마음이었어도 식구들의 분쟁이 잦아지면서 두 사람 사이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을 것이다.
도저히 같이 살기 어려우면 떨어져 사는 것이 상책이다. 부부사이에도 계속 싸우는 것보다 떨어져 냉각기를 갖는 것이 더 지혜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 가난해서 굶주리고 외부의 적을 같이 물리칠 땐 똘똘 뭉쳤던 두 사람도 가진 것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아브라함은 롯과 결별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아브라함이 롯에게 분가를 권하며 롯에게 먼저 선택권을 주었다. 롯은 아주 비옥한 땅인 요르단 분지를 선택했다. 이곳이 바로 겉으로 화려한 소돔 땅이었다. 아름답고 비옥한 곳이지만 죄인들이 넘쳐 하느님은 이곳을 심판하려고 결정했다. 하느님은 롯에게 천사들을 보내 가족들을 데리고 떠나라 했지만 쉽게 자신들의 소유물을 버릴 수 없었다.
드디어 소돔 땅은 하느님의 벌을 받아 유황과 불로 심판을 받아 불바다가 되었다. 간신히 소돔 땅을 빠져나오던 롯의 아내는 돌아보지 말라는 천사들의 말씀을 어기고 재산에 대한 미련에 뒤를 돌아보다 그만 소금기둥이 되어버렸다. 인간은 욕심에 집착하면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천사들의 권고도 귓등으로 들었던 두 명의 사위는 목숨을 잃고 롯은 두 딸과 함께 산으로 도망가 차가운 굴속에서 비참하게 살았다.
[가톨릭신문, 2024년 1월 28일,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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