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성경 속 인물23: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킨 한나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성경] 복음 속 희년 이야기 | |||
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4-06-04 | 조회수270 | 추천수0 | |
[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23)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킨 한나
- 엘리에게 아들 사무엘을 바치는 한나_게르브란트 반 덴 에크하우트
요한 하인리히 페스탈로치(Johann Heinrich Pestalozzi, 1746-1827)는 유명한 교육학자이다. 그런데 페스탈로치를 학자보다는 개혁가라고 보는 시선도 많다. 페스탈로치가 살았던 18세기 후반 스위스의 농촌은 피폐했고, 농민들은 교육을 못 받아 무지했으며,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의 충돌로 사회는 급격한 혼란에 빠져있었다.
페스탈로치의 아버지는 정직하고 인류애가 많은 의사라 돈을 생각하지 않고 환자들을 돌보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불행히도 페스탈로치가 5살 때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아버지는 죽기 전 집안의 가정부인 바아베리라에게 남은 가족들을 돌봐줄 것을 유언으로 남겼고 그녀는 결혼도 하지 않고 그 약속을 평생 지켰다.
헌신적이고 봉사적인 바아베리라의 삶은 페스탈로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약속을 지키려는 그녀의 삶에서 페스탈로치가 사회개혁과 빈민을 위한 복지사업에 관심을 갖게 했다. 한 여성의 약속 실천이 세상을 바꾼 불씨가 되었던 것이다. 페스탈로치는 빈부에 상관없이 교육의 평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보통교육의 이념을 마련하여 인류 교육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스라엘에는 삼손 이후 괄목할 만한 민족의 영웅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주변 이방인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마침내 모세와 비견될 큰 인물이 등장하는 데 바로 사무엘 예언자이다. 오늘 이야기할 한나는 사무엘의 어머니이다. 한나와 그의 남편 엘카나는 에브라임 산악지대에 살았다. 엘카나는 한나 외에 브닌나라는 다른 아내를 거느리고 있었다. 당시에 한나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성이라 브닌나는 한나를 몹시 괴롭혀서 한나는 잘 먹지도 못했다. 당시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을 큰 수치와 하느님의 벌로 여겨졌다.
한나는 하느님께 울며 애원하며 기도했다. 한나는 하느님께 서원을 하고 기도했다. 한나는 사내아이를 주시면 하느님께 봉헌하겠다고 했다. 한나는 기도하는 것을 감추려고 마치 술주정을 하는 듯 보였다. 사제 엘리는 그녀를 보고 질책했지만 사정을 듣고 하느님이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라고 안심시키며 귀가시켰다.
그제야 한나는 힘을 내서 음식도 먹고 일상으로 복귀했다. 외모도 더 예쁘게 가꾸었을 것이다. 남편 엘카나와 한나는 잠자리에 들었는데 임신을 하게 되었다. 한나는 아들을 낳자 하느님께 기도하여 얻은 아이라 하여 사무엘이라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 사무엘이 젖을 떼자, 하느님께 한 약속대로 사제 엘리에게 데려가 맡겼다.
한나는 아들을 바치며 인간적으로 심한 갈등에 빠졌을 것이다. 아들을 통해 그동안에 받은 수모와 고통을 위로받을 수 있지만, 인간적인 유혹을 뿌리치고 하느님께 대한 서약을 지켰다. 사실 우리는 기도를 할 때 실제 이루어지고 나서 감사기도를 잊을 때도 많다. 한나의 모습에서 우리는 약속을 지키는 의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가톨릭신문, 2024년 6월 2일,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