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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성경 속 인물32: 아합 왕과 이제벨의 악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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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04 조회수88 추천수0

[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32) 아합 왕과 이제벨의 악행

 

 

- 토머스 매튜 루크 <엘리야와 아합, 이제벨>

 

 

중국 역사에서 고황후(高皇后), 측천무후(則天武后), 서태후(西太后)는 3대 악녀(惡女)로 불린다. 이들은 황제를 허수아비로 만들 정도의 권력을 휘두르고 무고한 신하들을 포함해 많은 수의 대신들을 숙청하는 공포정치를 펼쳤으며 나라를 크게 흔들었다.

 

조선시대에 악명을 떨쳐서 유명했던 악녀 중에는 오늘날까지 드라마와 연극 등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장녹수와 정난정, 장희빈 등이 유명하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조선 왕이나 왕실을 등에 업고 권세를 휘두르다 결국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는 것이다. 수렴청정이나 국정농단의 결과는 뻔하다는 결과를 보여 준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악명 높은 여자는 누구일까? 아합 왕의 부인 이제벨이 아닐까? 이제벨은 시돈의 왕 엣바엘의 딸이었는데, 아합과 정략결혼을 하였다. 결론적으로 이 결혼은 이스라엘에 엄청난 비극을 몰고 왔다. 아합도 어느새 바알을 숭배하고 이스라엘에는 이방 종교가 침투하게 된다. 이제벨의 유혹에 넘어간 아합은 사마리아에 바알 신전과 단을 건축했고 아세라 여신상도 세웠다. 이제벨은 이스라엘의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말살하기 위해 왕과 백성들을 꾀어 바알 숭배자들로 만들었다. 끝내 개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무참하게 죽였다.

 

이제벨의 아버지, 엣바엘은 본래 아세라 신당에서 봉사하던 제사장이었다. 그가 정권욕에 눈이 어두워 역모를 통해 왕좌를 찬탈했다. 그는 하느님을 믿는 이스라엘의 종교까지 정복하기 위해 딸을 이용했다. 이제벨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지도 않고 자칭 선지자로서 자기의 말을 하느님의 말씀인 양 전하는 전형적인 사기꾼이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우상의 제물을 먹게 했다. 우상에게 바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우상과 함께한다는 뜻이 있다.

 

복잡한 종교 환경과 자연재해로 인한 기근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된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 450명과 겨루어 이기고 하느님이 진정한 하느님이심을 증명한다. 이제벨은 예언자들을 박해하고 죽였으며, 엘리야마저 살해하려 했다. 이제벨은 사람을 내세워 포도원의 주인인 나봇이 하느님과 왕을 저주했다고 거짓으로 증언하게 했다. 결국 이제벨의 음모대로 나봇은 살해당했고 그의 포도원은 빼앗겼다.

 

이제벨은 이런 악행으로 결국 하느님의 징벌을 받게 된다. 다행히 혁명이 일어나게 되고, 급기야 이제벨은 아랫사람들에 의해 2층에서 땅으로 내던져지고, 그 시신은 개들에게 먹히는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했다. 예후는 쿠데타를 일으켜 요람 왕을 죽이고, 아합의 집안을 멸망시켰했다. 쿠데타는 가장 측근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일반적인 공식이 증명된 셈이다. 예후는 바알 신앙 척결을 철저하게 이행하여 하느님으로부터 4대까지 왕조가 존치되는 것을 약속받기까지 한다. 이제벨은 이스라엘에서 부정한 단어로 쓰였으며 악인의 대명사가 되었다.

 

[가톨릭신문, 2024년 7월 28일,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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