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아카시아 나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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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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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9-10 | 조회수236 | 추천수0 | |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아카시아 나무
사실 우리나라에도 아카시아라는 이름의 나무가 있지만, 성경에 언급되는 아카시아는 키가 크지 않은 관목으로 이름만 같을 뿐, 다른 나무입니다. 원래 아카시아는 광야에서 잘 자라는 나무인데, 히브리어로는 [시타]라고 합니다. 그 복수형 [시팀]은 성경에 지명으로도 종종 등장하는 단어입니다(민수 25,1 등).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이는 아카시아는 그 본래 이름이 ‘아까시’ 또는 ‘아카시’입니다. 학명은 ‘로비니아 슈도아카시아’(Robinia pseudoacacia)인데, ‘아카시아를 닮은’ ‘가짜 아카시아’라는 뜻입니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서 생장 속도가 빨라 6.25 전쟁이 끝난 뒤 황폐해진 우리 산에 많이 심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6.25 전쟁 이후 대규모 산림 녹화산업이 진행될 때 ‘가짜’(pseudo)라는 단어는 빠지고 ‘아카시아’로만 전해지며 그 명칭이 굳어진 것이지요.
우리나라의 아까시 나무와는 다른, 성경의 아카시아는 이집트 탈출기와 관련이 깊은 나무입니다. 십계명 돌판을 보관할 계약 궤를 제작할 때 쓰였을 뿐 아니라 광야 성막에도 이 나무가 주로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탈출 25-26장). 성막을 짓는 곳이 광야였으니, 광야에서 조달 가능한 목재를 택해야 했을 터입니다. 다만 아카시아는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줄기가 가늘고 비스듬하게 비틀려서 자랍니다. 그런데 성막 제작에 쓰인 널빤지의 크기는 열 암마나 되는 경우도 있었으니(탈출 26,16) 광야의 아카시아로는 만들기가 상당히 어려웠을 것입니다. 참고로, ‘암마’는 본래 ‘팔뚝’을 뜻하는 단어인데, 길이를 잴 때 사용되던 단위입니다. 팔꿈치부터 가운데 손가락까지의 길이로서, 한 암마는 43센티미터 정도입니다. 굵지도 곧게 자라지도 않는 아카시아 나무를 깎고 다듬어 널빤지로 제작하는 데 백성이 들였을 수고와 노력이 얼마나 대단했을까요.
한편, 이렇게 목재가 되기 어려운 아카시아 나무가 계약 궤와 성막의 재료로 귀하게 쓰였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줍니다. 바로 나 자신이 아무리 작고 하찮게 여겨지더라도 주님 눈에는 훌륭한 도구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 김명숙 소피아 -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박사, 광주가톨릭대학교 구약학 교수, 전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저서 「에제키엘서」 「예레미야서 1-25장」 「예레미야서 26-52장」 「구세사 산책: 에덴에서 약속의 땅까지」
[2024년 9월 8일(나해) 연중 제23주일 의정부주보 2면, 김명숙 소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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