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느님은 어째서 굳이 우리를 시험하시는 걸까요?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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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예주 | 작성일2021-07-17 | 조회수5,497 | 추천수0 | 신고 |
안녕하세요? 한 예비신자 청년입니다.
일단 가톨릭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세계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종파니까 진리일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가톨릭에 대해 알면 알수록 궁금한 것이 더더욱 늘어나서 이렇게 질문합니다.
하느님께선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어 죄를 대속하게 하셨고 이를 믿지 않는 자들에게는 따끈한 지옥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구원을 믿고 그 가르침을 대대로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교회의 시련이었습니다. 매우 잘 알려진 것으로는, 고대에 나타난 이슬람이라는 이교도 세력이 기어코 우리의 성지 예루살렘을 정복한 것을 계기로 여러 번 십자군 원정을 시행했으나 끝끝내 예루살렘 정복에 실패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교황권에 대한 의심이 싹트기 시작하는 시점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리스본 대지진이었습니다. 하필 모든 성인 대축일에, 하필 여러 성당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정작 사람들이 많이 살아남은 곳은 아주 타락한 집창촌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가톨릭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이신론자, 무신론자 등)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었는데, 하느님께서 작심이라도 하신 듯이 이 회의의 확산이 가속화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전 유럽의 세속화로 귀결되었습니다.
현대에는 교회에 숨어든 소아성애 성향의 성직자들의 범죄로 인해 가톨릭 교회가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낙인이 찍히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 일로 인한 여파는 아일랜드에서 제일 눈에 띄었는데, 낙태의 허용 범위가 넓어지고 동성 결혼이 법제화되는 광경이 보였습니다. 현지 가톨릭 교회는 죄를 지으면 안 된다고 분명히 말했지만, 아일랜드의 국민들은 이를 무시하였다고 들었습니다. 심지어 裂敎인 성공회로 개종하는 소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현대 철학은 무신론적 사고가 팽배합니다. 전 이것을 보고 뭔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하느님께서 복으로 자유의지를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자유의지는 하느님의 피조물로 인해 하느님을 부정하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 자유의지가 꼭 복인 것도 아닙니다. 인간은 평생 그 자유의지로 죄를 짓고 살아가며 그 죄는 지옥으로 떨어지는 족쇄가 됩니다. 그리고 인간이 자신의 자유의지를 행사하는 능력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약한 인간의 자유의지는 좌절되며, 지식으로 강해진 인간의 자유의지는 자칫하면 지옥으로 떨어지는 근거가 되는 애물단지입니다. 자유의지가 오롯이 善의 작용을 하는 경우는 믿음으로 강해진 인간입니다. 그러나 세상에 던져진 인간에게 믿음이란 바람 앞 촛불처럼 약하며 하느님의 피조물은 그 믿음을 계속 시험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그 믿음을 시험받다가 어느 순간 의심을 하게 되면 그 때부터 지식으로 강해진 인간들을 따라가지요. 특히 하느님께서 더 많은 지성을 하사하신 사람일수록 그런 경향이 더더욱 짙어집니다.
가톨릭을 믿고 싶은 저는 이런 의문점에 대해 생각해봤지만 마땅히 답이랄 만 한 것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신이 없다는 답만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제 질문에 성실히 답변해주셨던 형제님들은 믿음과 묵상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하셨지만, 이미 초등학생 때 그런 믿음이 한 번 좌절된 쓰라린 경험이 있는 저는 더 이상 思考가 바로 믿음으로 직결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기에 묻습니다: 하느님은 어째서 저희의 믿음을 시험하시나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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