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마음과 심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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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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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12-17 | 조회수84 | 추천수0 | |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마음과 심장
이집트 신관에서 심장이 맡은 역할을 이해하려면 「사자의 서」(Book of Going Forth by Day)에 나오는 ‘최후의 심판’을 알아야 합니다. 「사자의 서」는 망자가 가게 될 사후 여행의 안내서로서, 그가 저 세상에 잘 도착하도록 도와줄 주문을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주문은 망자의 심장을 ‘마아트’의 깃털과 함께 달아 무게를 재는 의식과 관련된 것입니다. 망자가 내세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지 이 의식으로 판단된다고 믿었으므로, 이집트인들은 망자를 묻을 때 「사자의 서」를 같이 매장하곤 하였습니다.
이때 망자의 심장 무게를 가늠해줄 깃털의 주인 마아트는 이집트인들에게 법과 정의, 진리와 지혜의 여신이었습니다. 망자의 심장 무게가 마아트의 깃털과 같거나 가벼워야 저승의 신 ‘오시리스’에게 무사히 갈 수 있습니다. 만약 깃털보다 무거우면 ‘아미트’라 불리는 괴물에게 잡아 먹히게 됩니다. 그래서 옛 이집트에서는 심장이 무거우면 죄 많은 사람이고 심장이 가벼우면 죄 없는 사람이라고 보았습니다.
이제 탈출 10,1을 봅니다. 여기에는 ‘주님께서 파라오와 그 신하들의 마음을 완강하게 하셨다.’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히브리어 본문을 직역하면, 이집트 관점에서만 이해할 수 있는 의미가 드러납니다. “완강하게”는 “무겁게”라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구절은 ‘주님께서 파라오와 그 신하들의 심장을 무겁게 하셨다.’ ‘죄를 짓게 하셨다.’라는 뜻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집트인들을 겨냥한 경고에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지금도 우리 역시 ‘마음이 무겁다.’ ‘가볍다.’라는 표현을 쓰니 얼마나 흥미로운지요? 하느님께서 이집트 종살이에서 탈출한 옛 백성을 지켜 주셨듯이, 오늘도 주님의 평화가 우리의 ‘마음이 가볍도록’ 지켜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 김명숙 소피아 -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박사, 광주가톨릭대학교 구약학 교수, 전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저서 「에제키엘서」 「예레미야서 1-25장」 「예레미야서 26-52장」 「구세사 산책: 에덴에서 약속의 땅까지」
[2024년 12월 15일(다해)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 의정부주보 2면, 김명숙 소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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