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화현이벽성지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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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하경호 | 작성일2024-01-28 | 조회수659 | 추천수0 | 신고 |
오직 ‘하느님’만 바라본 이벽의 삶과 가르침 배울 수 있는 곳 초기 한국천주교회 이끌었던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에 자리한 춘천교구 화현 이벽 성지 내 광암 이벽 기념성당. 하느님만을 바라봤던 이벽의 신앙을 표현하고 있다.
화현 이벽 성지라는 명칭을 아는 신자는 아직 많지 않다.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에 의해 올해 5월 20일 성지로 선포된 화현 이벽 성지는 세계교회사에서 유례없이 평신도에 의해 자생적으로 시작된 한국천주교 역사에서 첫 지도자 역할을 했던 이벽(李蘗·요한 세례자·1754~1785)이 태어나고 순교한 곳이다. 한국교회 최초 평신도 지도자로 일컬어지는 이벽이 태어나고 신앙을 증거하다 순교한 곳이 이제야 성지로 선포되고 첫 전담 사제가 부임했다는 사실이 놀랍기까지 하다. 이것은 과거에 이벽의 순교 사실에 대한 규명이 미흡했던 점과 성지 개발 과정에서 현실적 어려움이 따랐다는 것에 기인한다. 현재 이벽은 조선왕조 치하 순교자로서 한국교회에 의해 시복시성이 추진되고 있다. 화현 이벽 성지가 갖는 교회사적, 신앙적 의미를 압축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성지 시설은 아직 완전히 갖춰지지 못한 곳이 군데군데 있고, 사제관도 마련되지 못해 고봉연 신부는 포천 솔모루성당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진묘터는 포천시 향토유적 제48호이기도 하다. 이벽의 묘는 그가 순교한 뒤 역사의 베일에 싸여 있다가 190년이 넘게 흘러 1970년대 후반에 발견됐다. 그 뒤 1979년 6월 천진암성지로 이장됐지만, 이벽이 순교하고 묻혔던 진묘터의 교회사적 의미와 가치는 변할 수 없다. 이벽이 박해 속에서 바라보았을 하늘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광암 이벽 기념성당 십자가. 성지 안에 조성된 이벽의 생가터 재현관.
성당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면 텅 빈 것 같은 공간이 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천장은 뚫려 있다. 이 중정(中庭)에 서 있으면 보이는 것은 ‘하늘’뿐이다. 이벽이 전통적인 유교사회에서 아무도 걸어가지 않았던 천주교 신앙의 길을 걸을 때, 가족에게조차 박해받으면서 바라본 것은 오직 하늘, 곧 하느님뿐이었다는 사실을 텅 빈 공간이 상징하는 것이다. 이는 외롭게 하느님만을 찾았던 이벽의 신앙이면서, 이벽이 오늘을 사는 신자들에게 요구하는 신앙이기도 하다. 이벽이 그랬던 것처럼 복자 홍인(레오·1758~1802) 역시 아버지인 복자 홍교만(프란치스코 하비에르·1738~1801)이 신앙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주저할 때, 아버지를 신앙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홍인의 마음과 삶의 중심에 자리 잡은 분이 하느님이었기 때문이다. 포천 홍인 성지 부지는 춘천교구가 포천시로부터 대여하고 있어 성지 개발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춘천교구는 전국 신자들이 화현 이벽 성지와 포천 홍인 성지를 더욱 많이 찾아오도록 성지를 알리고 개발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성지에 접해 있는 이벽의 진묘터. 복자 홍인 순교터에 조성된 포천 홍인 성지.
고봉연 신부는 “화현 이벽 성지에 전국에서 많은 신자들이 찾아와 이벽의 신앙을 직접 보고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춘천교구와 포천시가 공동으로 이벽 성지 개발을 논의하던 중 제가 다른 곳으로 인사발령이 나면서 안타깝게 14년이나 지나서야 화현 이벽 성지가 선포됐습니다. 제가 처음 성지 개발을 제의했던 곳에 전담 사제로 부임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는 이벽을 “한국교회의 모세이고 아브라함이며, 바오로이고 베드로이기도 하고, 성모 마리아와 요셉”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벽이 한국교회의 ‘길’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외롭고도 선구자적으로 평등사상을 실천했던 분입니다.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내고 그 자신이 길이 되신 분입니다.” 또 “단체 순례자들이 미사 봉헌을 원하시면 정해진 미사 시간이 아니어도 언제든 미사를 봉헌하실 수 있도록 안내와 편의를 제공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가톨릭신문)
「광암 이벽」 황보윤 소설, 바오로딸 출판사 도서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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