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87답] 삶의 자리, 삶의 상황 | 카테고리 | 성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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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성서와함께 | 작성일1999-06-10 | 조회수4,805 | 추천수1 | |
성서학계에서 주로 쓰는 용어입니다. 특히 양식비평에서 쓰는 전문 용어로, 이스라엘이나 초대교회의 삶 안에서 사회학적 배경을 지칭하지요. 맨 처음 이 용어를 사용한 사람은 독일의 헤르만 궁켈(1906)인데 그는 이스라엘의 문학적 양식을 사회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Sitz im Volksleben Israel이라는 말을 사용하였습니다. 그 배경 안에서 여러 양식들을 이야기하는데, 전설, 말씀, 전례문, 찬미가, 예언, 비유 등등이 있습니다.
마르틴 디벨리우스라는 분은 교회의 삶 안의 자리(Sitz im Leben der Kirche)를 이야기했습니다. 왜냐하면 갖가지 전승의 내용을 창조하거나 일정한 양식으로 정식화할 수 있었던 것은 교회의 삶의 상황이 설교와 가르침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라고 보았으니까요.
도드와 요아킴 예레미야스는 교회의 사회학적 배경을 넘어 예수의 삶의 자리까지 추구해 들어갔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하느님 심판의 위기상황과 예수와 바리사이들의 논쟁을 그러한 부분으로 읽어냈습니다.
그런데 한편, 신약성서 편집비평에서 이 용어는 사회학적 배경이 아니라 문학적 배경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즉 비유, 기적사화, 말씀 등과 같은 다양한 전승들이 복음서 저자들에 의해 주어진 복음서 내의 자리를 가리키는 것이지요. 저자들이 부여하는 양식들의 의미와 기능은 복음선포를 위한 목적, 또는 교리교육을 위한 목적, 또는 호교론적 목적 등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이상은 정태현 편역, "성서비평사전"(성서와함께, 1993) 중 '삶의 자리(삶의 상황, 삶의 배경)' 항목을 인용한 것입니다.
주로 '삶의 자리'라는 말로 번역되어 쓰이는데, 성서를 쓰는 데 이용된 다양한 양식들이 어떠한 사회적 배경에서 나온 것이지를 밝히려는 가운데 나온 말입니다. 오늘날 성서학에서만이 아니라 삶의 자리란 매우 중요한 말인 것 같습니다. 누구나 처한 삶의 자리가 다르고, 그 삶의 자리를 이해하게 될 때 그를 이해하고, 그의 표현을 이해하고, 그를 더욱 사랑하는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학문으로서만이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사랑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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