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94답]시대와 문화에 걸맞게 | 카테고리 | 성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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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성서와함께 | 작성일2000-01-07 | 조회수3,115 | 추천수1 | |
형제님의 질문을 보고서 이런 물음이 들었습니다. 성서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해도 괜찮은 최고의 윤리서인가? 초기에는 성서를 윤리지침서로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성서에서 지키라는 계명은 철두철미하게 지키고, 하지 말라고 금지하는 계명은 일체 해서는 안된다고요. 그런데 성서는 윤리지침서라기 보다는 하느님과 이스라엘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공동체 이야기에 더 가깝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신앙 공동체를 이루려는 과정에서 겪었던 여러 가지 사건과 일화들을 숨김없이 그대로 드러내고 있지요. 그 사건과 일화를 보면서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요.
그런데 성서 말씀은 냉정하게 생각해 볼 때, 2000년에서 3000년 전에 기록된 아주 옛날의 일입니다. 요즈음처럼 인터넷이다 통신이다 하는 현대문명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던 시절이지요. 따라서 풍속 또한 아주 소박하고 단순했습니다. 예를 들면, 잘못했을 경우에는 몇 대 손까지 처벌한다는 규정은 한 집안에 몇 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 제도에서나, 아니 집안별로 모든 일을 해나가던 농경사회나 유목사회에서나 합당한 규정이지요. 우리 나라도 봉건왕조 시대에 대역죄인들은 다스릴 때 한 집안을 뿌리채 뽑았지요. 그렇지만 점차로 벌을 받을 사람은 그 죄를 저지른 개인으로만 국한되어야 한다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법사상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모두들 그런 규정이 더 합리적이라고 해서, 연좌제는 폐지되었지요.
마찬가지로 세례를 받을 때, 이미 죽은 이를 대신해서 받는 풍습은 모든 것을 대속할 수 있다는 당대의 사상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유한 사람은 죄를 지어도 매를 다른 이가 대신 맞았지요. 흥부전에도 흥부가 볼기를 대신 맞고 돈을 버는 장면이 나오는 것처럼요. 그런데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서 대신 세례를 받는 것보다 더 합리적이고 좋은 전례양식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죽은 이들을 위해 바치는 ’연미사’나 ’연도’가 대신 세례받는 것보다 더 좋다는 공감대가 퍼져 나갔던 것이지요. 이런 이유로 요즘은 죽은 이를 대신해서 세례받는 풍습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시대가 더 흘러 성서에 나오는 대세 풍습이 신앙생활에 더 좋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다시 시행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려면 많은 이들이 그런 풍습에 공감대를 형성해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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