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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221]적대적인 세력들-이레네오 카테고리 |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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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성서와함께 쪽지 캡슐 작성일2000-02-11 조회수2,490 추천수0

바울로 사도는 울법학자였습니다.

요즘 사용되는 말로 표현하자면 성서학자였습니다.

성서학자는 ’성서를 해석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은 사람들이죠.

 

사도 바울로는 에페소 교회에 띄운 편지에서

"성서에도 ’그가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서

사로잡은 자들을 데리고 가셨고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셨다’라는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에페 4,8)고 합니다.

여기서 ’성서’라면 구약성서를 뜻하지요.

이 구약성서는 공동번역 하단에 기록되어 있듯이 시편 68,18입니다.

 

그런데 바울로는 구약성서의 시편 말씀을 그대로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시편 68편 18절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께서 포로들을 사로잡아 높은 곳에 오르시니

사람들이 조공을 바쳤고,

반역자들도 야훼 하느님 계신 곳에 찾아 왔사옵니다"(시편 68,18).

 

이 내용을 에페 4,8과 비교해 보면 여러 모로 다릅니다.

우선, 시편에서는 사람들이 조공을 바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에페소서에서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당대에는 요즘처럼 성서가 흔한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 똑같이 인용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기억에 의존해서 구약성서의 말씀을 인용했는데,

인용하는 과정에서 바울로 사도는 성서 말씀을 조금 변형시켰던 것이지요.

 

그 까닭은 바울로 사도가 예수님이 주님임을 선포하는 선교사였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구약성서의 예언을 실현시키신 분이 예수님이라는 시각에서 구약성서를 읽었기에

시편 68편은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을 설명하기에 적합했던 것이죠.

그래서 시편에서는 패잔병임을 뜻하는 표현인 ’사로잡은 자들’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서 새롭게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일찍이 성 이레네오는 ’사로잡은 자들’을

’하느님과 사람에게 적대적인 세력이나 가치관’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요즘도 이 풀이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바울로 사도 시대에는 달리 설명이 없어도

’사로잡은 자들’이 누구인지가 명확히 전달되었지만,

그 당시와는 여러 면에서 많이 달라진 요즘 우리 시대에는

이런 표현들이 무슨 뜻인지가 잘 와닿지 않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구체적인 우리 삶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것이 무엇인지는 각자가 성서를 읽으면서 깊이 새겨보아야 할 부분입니다.

교회의 가르침에서 너무 동떨어지지 않으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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