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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부끄러워도, 그렇게 카테고리 |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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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 인기 쪽지 캡슐 작성일2000-02-23 조회수2,604 추천수0 신고

시 한 편 띄웁니다.

매일 성서를 보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성서를 머리로 받아야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평범한 생활의 나는 가슴으로 받는 은총을 기다립니다.

 

 

부끄러워도, 그렇게

 

흙 한점 보이지 않는

 가파른 절벽 중턱의 바위 틈 사이에

  의젓하게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를 보았다.

 

내 마음이 척박한 토양이라 하여도

 말씀의 씨가 싹을 틔우고

  한 그루의 나무로 자랄 수도 있는 것.

 

그 나무 가지에

 한 두어 마리의 새가 둥지를 틀고

  깃 들일 수도 있는 것.

 

오늘도 나는

 억수로 내리는 말씀의 빗 속에

  돌덩이 처럼 굳은 마음을 펼쳐 들고

   부끄러워도, 그렇게 서 있다

    돌멩이도 빗 방울에 뚫린다는

     희망을 가지고.

 

                      시인  김 인기  버지니아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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