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 286 성서 선택에 대해서(수정).. | 카테고리 | 성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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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응석 | 작성일2000-04-27 | 조회수2,939 | 추천수1 | 신고 |
가톨릭의 성서는 구약 46권과 신약 27권을 합해서 73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에 반해서 개신교의 성서는 구약 37권과 신약 27권을 합해서 64권으로 되어있습니다. 공동번역성서(가톨릭용)에 구약과 신약 사이에 제2경전이라고 되어 있는 성서의 숫자만큼이 개신교에는 빠져있는 것입니다. 즉 신약성서는 가톨릭과 개신교가 모두 같은 책을 사용하고 있지만, 구약성서는 개신교가 가톨릭보다 숫자가 적습니다. 이 차이는 구약성서에서 나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알기위해서는 우선 다음과 같은 성서의 여러 번역본들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1) 우선 구약성서는 한번에 모든 책이 쓰여진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한권씩 각각 저술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책, 다시말해서 창세기를 비롯한 모세오경이라고 하더라도 전해지는 전통에 따라 그 내용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으서 성서라는 것은 지금의 우리들 처럼 그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2) 쓰여진 언어도 예수님과 제자들이 쓰던 아람어나 그 이전의 언어인 히브리어로 쓰여진 것도 있고, 그리스가 이스라엘 지방을 식민지배할 때 쓰여진 책은 그리스어로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구약성서는 여러가지 책의 여러가지 버젼이 존재햇습니다.
3) 유다인 학자들은 이렇게 성서가 여러가지로 존재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공동으로 모여서 어떤 책을 성서로 볼 것인지를 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기원 후 90년경에 유다인 랍비들이 얌니아에서 회의를 갖고 히브리어로 전해지는 책만을 성서로 결정했습니다. 이목록에 따르면 총 22권의 성서가 있는데, 율법서 5권, 예언서 13권, 성문서 4권(시편,잠언,아가서,전도서)가 그것입니다. 그러나 22권이라는 숫자는 지금의 희브리어로된 구약성서 37권을 모두 포함합니다. 그 이유는 22권 중에는 지금의 역대기 상/하, 열왕기 상/하, 사무엘 상/하 권과 같은 책을 각각 1권으로 보았고 또 12소 예언서를 1권의 책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덧셈과 뺄셈만 잘하면 알수 있지요... ^_^ 어쨋든 얌니아의 유다인 랍비들이 성서로 결정한 책은 히브리어 성서로서 지금의 개신교에서 인정하는 37권과 같습니다.
4) 70인역 성서 : 얌니아 랍비 회의가 있기 200여년 전인 기원전 2세기에 이집트의 왕이 자신의 서고에 이스라엘의 성서를 비치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유다인들도 성서의 범위를 정하지 못햇고 또 당시 쓰이던 그리스어가 아닌 히브리어로 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집트 왕은 유다 12지파에서 6명씩 대표를 뽑아 이들로 하여금 히브리어 성서를 그리스어로 번역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번역한 성서를 70인역 성서라고 합니다. 번역한 사람은 72명이었지만.. 7이라는 숫자와 10이라는 숫자가 그 당시에는 완전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끝자리를 빼고 70인역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성서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는 얌니아 랍비 회의에서 제외시켰던 그리스어로 쓰여진 9권의 성서(지금 우리가 제2경전이라고 부르는 성서)가 같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밖에서 이스라엘말이 아닌 그리스말을 쓰는 유다인들(이들을 디아스포라의 유다인들이라고 부릅니다)이 이 성서를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제자들도 이 성서를 알고 있었다고 보여지며, 적어도 신약성서를 쓴 저자들과 바오로 사도는 이 성서를 아주 잘 알고 있었으며, 직접 이 성서를 인용하여 신약성서를 쓰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70인역 성서는 초대 그리스도교인들이 주로 사용하였던 성서입니다.
5) 불가타 성서 : 이제 시대는 흘러 로마가 세계를 지배하던 시기에 이르면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라틴어였습니다. 따라서 그리스어인 70인역 성서는 다시 라틴어로 번역이 되어야 햇습니다. 그래서 예로니모 성인이 기원후 4세기에서 5세기 사이에 그리스어 성서를 라틴어로 번역했습니다. 이 책이 불가타(Vulgata) 또는 우리말로 통용본 성서라고 합니다.
이제 질문으로 돌아가서 성서의 범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마도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어떤 성서를 가지고 있었느냐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그리스도교 초기 시대에 세계적으로 사용되던 언어는 그리스어였고 따라서 유다 랍비들이 결정한 히브리어 성서보다는 그리스어인 70인역 성서가 세계적으로 더 많이 읽혀지고 인정받았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초기 그리스도교회도 이 70인역 성서를 사용했다고 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신약성서 저자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 70인역 성서를 인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70인역에는 개신교에서 부정하는 9권의 그리스어 성서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교회는 70인역에 따라 구약 46권과 신약 27권을 성서로 사용하다가 종교개혁기에 들어 루터가 유다인 랍비들이 인정한 원래 히브리어로 쓰여진 37권만을 성서로 인정하고 70인역에 포함된 그리스어로 쓰여진 9권은 성서로 인정하지는 않고 그냥 "성스러운 성서와 동일하게 취급되지는 않지만, 읽어서 유용한 책들이다"라고 만 했습니다. 그 이후 개신교에서는 루터의 분류에 따라 구약성서를 37권으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트리엔트 공의회는 이러한 루터의 결정에 반대하여 기존의 구약성서 46권을 모두 성서로 재확인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성서 목록은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정해졌다기 보다는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사용하였던 70인역 성서의 분류를 트리엔트 공의회가 재확인 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중요한 사실은 성서의 권수나 범위 또는 정경성은 어느 회의나 공의회의 결정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가 생활을 통해서 여러 책들의 내용을 읽고 실천하면서 더 가치있는 것들을 분류하고 깨달아 가는 과정에서 성서의 정경이 형성된다는 것입니다.(가톨릭 대백과사전 7권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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