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묻고답하기

제목 [Re 345] 창세기 42장 25절은 어디로? 카테고리 |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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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강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0-08-01 조회수3,271 추천수1 신고

우연히 성서 묻고 답하기에 왔다가 박진우님의 글을 읽고 몇자 올려 봅니다. 저도 이상하다 싶어서 제가 가지고 있는 한글 성경들 보다는 좀더 객관적이고 자세한 해설이 나와 있는 외국어 성경들(일본어-신공동역, 중국어, 히브리어, LXX, KJV, NEW AMERICAN BIBLE, JERUSALEM BIBLE, NIV, TEV, NASB, NRSV 등)의 창세기 42장 25절을 찾아보았더니 그 성경들에는 창세기 42장 25절이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다를까 하는 의문점을 가지고 각 텍스트들을 샅샅이 비교해본 결과 한가지 공통점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공동 번역 성경의 구약 성경과 개신교의 개역 성경 및 외국어 성경들의 번역 대본이 다르다라는 것이었지요. 공동 번역의 구약성경의 기본 텍스트는 바로 일러두기에 나와있는대로 "Masoretic Text in Biblia Hebraica(3rd edition 1937) edited by Rudolph Kittel.’입니다. 바로 마소라 학파의 사본입니다. 이것은  마소라학파로 불리는 학자들이 히브리어 구약 성경의 본문을 정확히 보존하기 위하여 전승에 바탕을 두어서 연구한 사본입니다.

 

 

히브리어 성경은 자음만으로 기록된 것으로 히브리어가 일상어였던 시대에는 불편없이 읽을 수 있었지만 히브리어를 모르는 세대가 많아지고 그리스어 사용으로 죽어버린 언어가 되었을 때에는 올바른 전통적 읽는 법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다계 성서학자들이 마소라 기호, 즉 모음부호와 억양법을 자외음표(字外音標)로 첨가하여 사본을 만들었습니다. 마소라 기호라는 것은 구약의 히브리어 마소라 본문에 포함된 구두법을 표시하는 기호들과 발음 및 음악적 의미를 지닌 기호들을 이르는 말입니다.

 

 

 

종래 자음뿐이었던 히브리어 성경 본문에 마소라학파라고 불리는 무명의 학자들이 발음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붙인 기호입니다. 히브리어의 경우 자음 밑에 점을 몇개 찍느냐 혹은 어느 위치에 찍느냐에 따라서 발음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이 기호에는 세 가지 억양법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AD 5세기 말이나 6세기 초에 생긴 것이며, 두 번째 억양법은 바빌로니아 체계로 첫 번째 것보다 더욱 복잡하고 광범위하다고 합니다.

 

 

세 번째 억양법은 가장 명확한 체계로써 900년경에 일반적으로 모든 유대인 집단에서 사용되었고 랍비들은 이를 표준억양법으로 인정했다는군요. 그리고 본문비평에 있어 이 사본은 거의 완벽한 표준 본문으로 인정되고 있다고 하네요. 히브리어 본문하면 마소라 본문이라고도 하며 현재로서는 일반적으로 11세기 초에 제작되어 구 레닌그라드 현재의 러시아 제 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스부르크  공립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사본을 표준 본문으로 여깁니다. 그런데 개신교의 개역 성경 및 외국어 성경들은 대부분 BHS를 기본 텍스트로 하고 있더군요.

 

 

BHS는 바로 히브리말 본문을 출판하면서 판면 하단에 본문비평의 각주를 첨가한 책으로 독일 성서 공회에서 출판한 Biblia Hebraica Stuttgartensia의 준말입니다(사실은 이 성경도 마소라 표기법을 따르고 있음). 아마도 잘은 모르지만 구약성경 새번역도 바로 이 BHS를 텍스트로 하지 않았나 싶네요. 같은 히브리어 성경이라 할지라도 수많은 필사본들만이 전해 내려오기 때문에 어떤 사본에는 없는 구절이 다른 사본에는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사본들마다 완벽하게 다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원래 성서는 원문이 없고 원문에 가까운 본문 만이 있다고 하쟎아요? 이것은 그리스어로 되어 있는 신약 성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본들만 약 5천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성서 학자들이 원래의 본문이 어떤 것이었는가 하는 본문연구와 본문전승의 역사를 연구하는 작업과 필사상의 오류를 분류하고 그 오류를 수정하는 작업을 통해 계속 진행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고대 번역본의 연구 역시 본문연구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원래 구약의 본문들은 서기관들의 우발적인 필사 오류로 잘못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예를 들면 모양과 발음이 아주 비슷한 자음들의 혼동과 단어 분할상의 혼동으로 인한 본문와전, 모음성 자음의 사용, 중복기재와 중자탈오, 동형어미로 인한 누락, 구술기록(원래 성서는 처음부터 기록으로 전해 내려온 것이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즉 구전되어 전해내려 왔습니다.)으로 인한 오류 등입니다. 따라서 사본들 혹은 역본들을 비교, 연구함으로써 원래의 본문을 확인해내는 작업이 본문비평의 임무라고 할 수 있는데, 결국 본문비평의 결과 권위있는 구약 본문에는 히브리어 본문·사마리아 오경·70인역 등이 인정받고 있습니다.

 

 

 

히브리어 본문 중에는 쿰란에서 발견된 사해 두루마리가 가장 오래되고 권위있는 사본이고, 마소라 학자들이 정확한 발음을 위해 모음부호와 억양을 표시한 마소라 본문도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사마리아 오경에는 아시는 바와 같이 모세오경만 전해오는데, 사마리아가 예루살렘 성전 예배에서 분리해 나간 시대에 기록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70인역은 히브리어 본문을 그리스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그리고 성서 번역도 시대에 따라서 또는 번역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고어(古語)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개역 성경과 현대어로 되어 있는 공동 번역 성경이 다르듯이. 같은 기본 텍스트를 사용한 KJV, NKJV, NASB, NRSV를 예로 들겠습니다. 직접 비교해 보세요. 창세기 42:25절입니다

 

[KJV]

Then Joseph commanded to fill their sacks with corn, and to restore every man’s money into his sack, and to give them provision for the way: and thus did he unto them.

[NKJV]

Then Joseph gave a command to fill their sacks with grain, to restore every man’s money to his sack, and to give them provisions for the journey. Thus he did for them.

[NRSV]

Joseph then gave orders to fill their bags with grain, to return every man’s money to his sack, and to give them provisions for their journey. This was done for them.

[NASB]

Then Joseph gave orders to fill their bags with grain and to restore every man’s money in his sack, and to give them provisions for the journey. And thus it was done for them.

 

어떻습니까? 같은 텍스트를 사용하고 있고 영어로 되어 있다 해도 다 다르지요? 성서 번역의 원칙은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본문에 충실한 충실한 번역이고 둘째는 우리말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현대어로 번역하는 것입니다. 제아무리 본문에 충실하게 번역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시대에 사는 사람들 누구나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되어 있지 않다면 사람들이 성서를 멀리하겠지요(하긴 성서를 멀리하는 이유가 이때문만은 아니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해도 좋은 번역이라 할 수 없구요.

 

충분한 답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 또한 전문적으로 성서를 연구하는 신학자도 아니고 신부님도 수도자도 아닌 평신도이다 보니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은 아는 바가 없어서 좀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릴 수 없는 점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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