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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시몬 쪽지 캡슐 작성일2002-06-27 조회수2,606 추천수0 신고

(질문)

 

요즘 공동번역성서를 읽고 있습니다. 성서 자체에도 관심이 많아서 이러 저러한 번역의 차이에 대해서도 궁금해지는 것이 많습니다. 한국의 개신교에서는 현재 주로 한글개역판 성서를 사용하는데, 이것은 구한말부터 (중국어 성서와 원어 성서로 부터 번역되어) 사용해오던 한글 성서가 조금씩 개정되어 발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동번역성서가 나온 것은 70년대 후반으로 알고 있는데, 그 이전에는 한국 가톨릭 교회에서 어떤 성서를 사용했었는지 궁금하더군요. 주위에 그렇게 예전부터 성당에 다니시는 분이 없어서 물어 볼 사람도 마땅치 않군요.

 

 

(답변)

 

성서와 관련된 우리의 역사성에 대하여 문의하고 계신데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 1950년 대까지만 해도 구약성서는 우리말로 번역이 안되어 있었습니다. 신부님들은 라틴어

로 된 성서를 가지고 있었지요. 그런데 신자들은 라틴어책을 주어도 알아보지 못하여 구약성서는 신자들한테 내놓지 않았고 신약성서는 1910년에 사사성경(四史聖經)이 번역되었습니다. 사사성경이란 마태오, 마르코, 루가, 요한 복음을 말합니다. 그래서 신약성서는 가지고 있었고, 그것 나오기 전에는 ’성경직해’라는 것이 있어서 그 책만 사용했는데 성서가 없어서 그랬던 것입니다. 1977년 부활절 때 되어서야 개신교와 같이

공동번역하여 성서를 만들었습니다. 공동번역이 나온 다음부터는 신자들 누구나 다 가지고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공동으로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이 있고, 우리 교리와 조금 다르게 번역된 것이 있어서 교우들이 그것을 보고 잘못 알아들을 수가 있는 것들이 있는데, 그러니까 신부님들은 라틴어나 영어나 희랍어로 된 성서를 보고 참조해서 강론할 때도 "공동번역에는 이러이러한 부분이 잘못 번역이 되었는데 사실을 이런 뜻입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일부 개신교 신자들은 신부님들은 다른 성서를 가지고 있고 신자들의 성서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보았습니다. 사실 그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말로 된 성서는 천주교에서는 공동번역이 있고 200주년 성서라 해서 신약성서가 다시 나온 것이 있지요. 그리고 구약성서도 시편과 이사야서 등 6권도 낱권으로 나온 것이 있습니다. 그것 외에는 다른 것은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1977년 간행된 한글역 신구약 성서를 공동번역 성서라고 하는데, 1962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회 쇄신과 교회의 재일치 정신을 바탕으로 세계 가톨릭, 개신교 사이에 일치운동이 일어나고, 교황청 성서위원회와 개신교측의 세계 성서공회연합회 사이에 성서 공동번역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 지게 되어 개신교 목사님들과 함께 성서를 원전으로부터 새롭게 공역할 것을 결의하였습니다.

 

이러한 세계적인 교회의 일치운동에 힘입어 한국에서도 1966년 서울 장로교 초동교회에서 최초로 신구교 합동예배가 거행되고 여러 방면에서 교회일치운동이 추진되는 가운데 1977년 4월 부활절을 기해 공동번역성서가 간행되었던 것입니다.

 

이후 한국천주교 200주년을 맞이하며 좀더 가톨릭 적인 측면에서 분도 출판사에서 간행한 것이 200주년 성서이고, 그 외에도 개혁한글, 불가타 역, 해설판 등 여러가지 성서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다르다기 보다는 성서 본문이 씌여진 역사나 문화, 문화적 맥락과 현대에서의 성서 해석등에 조금의 차이를 두고 있는 것이지, 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더 참고할만한 내용을 추가한다면 우리나라에서 개신교와 함께 공동번역을 결의하고 공동번역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성서를 공동번역하기로 처음 시도한 날자는 1968년 2월 15-16일 이틀에 걸쳐 이루어 졌지요. 이때 가톨릭 대표는 박양운 신부, 노다니엘 신부, 김남수 신부, 백민관 신부, 선라우렌시오 신부이었고, 개신교 대표는 김주병(성서공회 총무), 김재준(기독교 장로회) 이태준(예수교 장로회), 한영선(기독교 교육회 회장), 이천환(성공회 주교), 정응섭 (성서공회 번역실장) 등이었습니다. 이 첫 모임에서 바티칸 일치국과 세계 성서공회 사이에

합의된 공동번역 원칙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공동번역을 하기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구약팀으로서는 개신교 2명, 가톨릭 1명(선신부)이 맡기로 하였습니다. 1968년 가을에 신약성서 번역팀이 구성되었고, 번역에 착수해 나갔습니다. 신약 번역팀은 허창덕(가톨릭), 백민관(가톨릭), 박창훈(예수교 장로회 신대교수), 정응섭(성서공회 번역실장), 이근성 (감리교, 이대교수), 김진만(성공회, 고대교수) 등이었습니다.

 

신구교 성서번역 공동 위원회에서는 두가지의 번역의 원칙 원칙을 따르기로 하였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세계 성서공회 연합회와 바티칸이 합의한 Guiding Principles

(2) 공동위원회가 제정한 번역원칙.

 

이 번역에 사용된 원본은 다음과 같다.

 

구약: Massoretic Text in Biblia Hebraica(3rd edition 1937) edited by Rudolph Kittel.

 

신약: The Greek New Testament Published by the United Bible Societies (1st edition 1966)

 

번역의 원칙은 축자적 번역이나 형식적인 일치를 피하고 내용의 동등성을 취하여 독자들이 원문을 읽는 사람과 같은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며, 고유명사는

 

1)신구교가 현재까지 사용하는 명사가 같은 것은 그대로 두었고

 

2) 그렇지 않은 것은 사전이나 교과서에서 쓰는 명칭을 따랐으며

 

3) 이 두가지가 아닌 경우에는 원어의 발음을 따랐습니다.

 

 

공동번역성서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와 로마교황청 성서위원회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성경. 한국에서는 1968년 1월에 공동번역위원회가 조직되어 71년 4월에 신약이 출판되었고, 77년 4월 부활절을 기하여 구약 1,997페이지, 외경 328 페이지, 신약 505페이지, 총합 2,42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변역을 완료해 ’공동번역성서’라는 이름으로 간행되었다. 이 성서가 발간되자 개신교측, 특히 보수진영에서는 ’하느님’ 칭호와 교리 및 해석학의 관점에서 반감을 나타냈고 가톨릭에서는 22경전을 외견으로 취급한 것에 대해 반발을 일으켰다.

그렇지만 교회의 일치를 추구했다는 의미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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