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카인은 계시적 인물 [Re : 735] | 카테고리 | 성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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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호경 | 작성일2002-11-01 | 조회수2,387 | 추천수0 | 신고 |
† 찬미 예수님 !!!
창세기 1-11장까지를 성서학에서는 "원역사" 혹은 "태고사"라고 부르고, 아브라함이 등장하는 11장 이후를 "성조사"라고 합니다.
"성조사"는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근거로 신앙적인 눈으로 해석하여 씌어졌지만, "태고사"는 역사적 실재 인물이나 사건에 근거하여 씌어진 부분이 아닙니다. 물론 이야기의 소재는 당시 근동지방에 떠돌던 여러 설화들(예를 들면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길가메쉬 서사시, 대홍수 이야기 등)을 수집하여 이용하거나, 역사적 사실들을 이용하기는 하였지만 근본적으로는 이스라엘 민족이 가지고 있었던 하느님에 대한 관념,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관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관념을 신앙적인 견지에서 쓴 것입니다. 따라서 "태고사"에 등장하는 아담과 하와, 카인을 비롯한 인물들은 실재의 인물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인간 사회의 현상에 대한 신앙적 관점을 표현하기 위해 내세운 대표성을 띤 상징적인 인물들이라는 것 입니다. 이를 흔히들 "계시적 인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카인과 아벨 이야기는 인간에게 살인이라는 범죄가 있었고, 인간의 범죄가 마침내는 형제나 가족에까지 점차 확산되어 가는 과정을 그려내기 위한 일종의 우화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거기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역사적으로 실재한 인물들이 아니라 인간범죄의 확산성에 대한 신앙적 서술을 함에 있어서 대표성을 지니면서 상징적으로 내세운 인물이고, 사건의 이야기도 실재로 있었다기보다는 원죄 이후 범죄의 확산을 종교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일종의 이야기일 뿐일 것이라고 보는 것 입니다.
따라서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점은 하느님의 뜻을 어기고 점점 타락해 가면서 하느님과의 관계단절을 초래하는, 그래서 마침내 하느님께서 창조시 부여해주신 신적 생명을 잃어버리고 죄짓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는 데에 있는 것이지, 카인이 실제로 존재하였는가, 카인이 실제로 아벨을 죽였는가, 카인의 아내가 느닷없이 어디에서 나타났는가, 카인을 죽이려고 하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태어났는가 등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이솝 우화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솝 우화는 정상적인 관점에서는 도저히 성립되지 않는 내용을 지닌 이야기들이지만 우리는 이솝 우화에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알아차리고, 또 많은 교훈을 얻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영적이시며 인간과는 질적으로 전혀 차원이 다른 하느님의 말씀(계시)이 인간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인간의 문자로 현실화되어 <성서>가 형성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창세기>의 "태고사"에 등장하는 설화나 인물들도 이러한 맥락으로 이해하셔야 하리라고 봅니다. 결코 성서는 현대적 의미의, 즉 객관적이고, 순서적인 시대나열적이고, 고고학적이나 문헌적 입증의 역사서가 아니고, 또한 증명되는 과학서가 아니라 역사서의 형태를 빌리고, 저술 당시의 과학적인 지식을 동원한 신앙의 책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읽으셔야 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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