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914에 대한 개인적 의견 | 카테고리 | 성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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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돈일 | 작성일2004-01-14 | 조회수2,393 | 추천수5 | 신고 |
안녕하세요. 김재용형제님. 개신교에서 성서에 대한 해석과 가톨릭의 해석이 틀린 점이 있어 어려움이 있으시지요? 개신교에서 신앙생활을 오래 하셨나 보지요? 천주교에 오셨으니 천주교의 해석을 어려우시더라도 받아 드리셨으면 합니다. 창세기의 내용중 일부가 설화라고 해서 거부감이 심하신가보군요. 신부님의 답변을 기다리시는데 다들 바쁘신가 봅니다.^^ 제가 제 개인의 의견을 말씀 드려 보겠습니다.
2500여년전 성서 저자들이 그들의 신앙고백,즉 모든 것은 창조주로 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서 설화를 인용하였답니다. 창조의 순간,그리고 창조의 과정중에 인간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성서 저자들은 마치 자신들이 창조의 그 순간 그 자리에 있어서 "보시니 참 좋았다"라는 말씀을 들은 듯이 표현함으로서 읽는 저희들로 하여금 창조의 그 자리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런 표현방식이 우리들에게는 익숙치 않지만 그 당시에서 흔하게 쓰였다고 합니다. 성서 저자들은 창조의 순간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창조주로 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는 믿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을 설화를 통해 해결하였습니다. 그러면 거짓말을 한 게 됩니까? 역사적 사실을 볼 수 있었다면 설화를 사용했겠습니까?
’그럼 사실로 인정하는 부분은 뭐고 인정하지 않는 부분은 무었입니까?’라고 하셨는데 이 질문은 성서공부를 하게 되면 반드시 하게 되는 질문입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도 예외가 아니더군요. 형제님만 그런게 아닙니다. 성서=하느님 말씀=진리=모든 것이 거짓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이 아닌 것도 있다고 하니 무척이나 당혹스러워지더군요.그리고 바로 형제님과 같은 질문이 튀어 나옵니다. 그럼 도대체 사실은 뭐고 아닌 것은 뭐요? 어디까지를 믿어야 하고 어디까지는 믿지 못하는거요라고...
아마 형제님의 성당에 성서 봉사자들도 똑같은 대답을 하셨을 겁니다. 반드시 사실(Fact)이어야만 진리(Truth)인 것은 아니다. 이게 뭔 귀신 씨나락 까 먹는 소린지... 그런데 한참 설명을 듣고 아하 그런가 보다 하다가도 성서 본문으로 가면 다시 의구심이 고개를 들지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입니다.
성서 저자들은 자기들이 진리를 말하면서 반드시 역사적 사실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봉사를 할 때 이렇게 설명을 드렸습니다.
형제님의 아이가 하도 공부를 안하고 놀기만 해서 하루는 불러다 놓고 형제님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옜날에 토끼와 거북이가 있었는데... 하고 토끼와 거북이 얘기를 들려줍니다. 형제님이 지금 하고 싶은 얘기는 자기의 능력만 믿고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부지런히 노력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싶은거 일 겁니다. 형제님이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십니까? 만약 지나가던 사람이 그 광경을 본다면 아이에게 거짓말이나 하고 있군 할까요 아니면 아이에게 좋은 교훈을 들려주는 아버지의 마음을 아름답게 볼까요?
저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려는 성서 저자들의 의도는 관심없고 오로지 사실이나 아니냐를 따진다면 이런 것과 같습니다. 아버지 토끼와 거북이가 어디서 경주를 했나요? 몇년 몇월 몇일에 했나요? 그들이 경주한 거리는 얼마나 되나요? 형제님이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뭐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형제님은 성서학자가 되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사실인지 아닌지에 계속 관심을 기울이십시오. 그게 성서학자들이 할 일 이니까요. 그렇지 않다면 사실인지 아닌지는 잊으시고 성서 저자들이 무엇을 전하려는지에 관심을 기우려 보세요.
생각을 바꾸면 다른 세계가 보입니다. 바꾸기 전에는 보이지 않던... 성서저자들의 글을 통하여 우리에게 전해지는 하느님의 말씀이.
형제님도 성서봉사자가 되셔서 받은 은총을 다른 분에게 나누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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