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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 번역 성서 - 그 특성과 몇 가지 쟁점 카테고리 |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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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안승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31 조회수1,040 추천수2 신고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성서신학 교수 신부님이신 김영남 신부님의 글을 인용합니다. 이 글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성서위원회’가 2004년 11월 23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주최한 『새 번역 성서 공청회』때 신부님께서 발표하신 내용을 일부 보완하여 『사목연구』(가톨릭대학교사목연구소 편) 제13집(2004년 겨울) 224-257쪽에 실으신 글입니다.

 

이 글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머리말

1. 한국 가톨릭 교회 공용으로 사용될 새로운 번역본의 필요성

2. 『새 번역 성서』의 특성

3. 몇 가지 쟁점

3.1. 왜 ‘야훼’를 ‘주님’으로 바꾸었느냐?

3.2. 예수님의 어투를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

3.3. 낯선 표현들

3.4. 단수 2인칭 대명사 ‘당신’을 ‘주님’(하느님)께 적용하는 문제

 

저는 김영남 신부님의 글 중에서 신부님의 허락을 받아

“3.4. 단수 2인칭 대명사 ‘당신’을 ‘주님’(하느님)께 적용하는 문제”의 본문 전부를 옮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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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단수 2인칭 대명사 ‘당신’을 ‘주님’(하느님)께 적용하는 문제

<이 문제에 관해서는 ‘주님의 기도’ 번역에 관한 특집을 다루고 있는 『성경원문연구』제8호(2001년 2월)의 여러 논문들을 참조할 것. 성서 번역과 관련하여 매우 유익한 내용들을 담고 있음.>

 

우리말로 성서번역을 하면서 참으로 난감하게 다가오는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문제다. 우리말 성서 번역본 여러 곳을 보아도, 이 문제가 매끄럽게 정리되어 있는 번역본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새 번역 성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새 번역 성서’ 번역 위원들도 우리말 어법에 비추어 볼 때 ‘하느님’이나 ‘주님’께 ‘당신’이라는 2인칭대명사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을 잘 의식하고 있으면서도 (이 점이 신약성서 번역 때에는 많이 반영되어 있음), 이 원칙을 (특히 시편과 같은 곳에서) 일관성 있게 지켜 나갈 수 없었음을 고백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새 번역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 견해를 말하고 있다.

 

《하느님께 대한 말이나, 하느님께 드리는 말씀은 우리말에서 최고의 높임말을 써야함은 두 말할 여지가 없다. ... 그러나 넘을 수 없는 난관이 있는데 바로 단수 2인칭 대명사이다. 3인칭의 ‘그분-당신’에 상응하는 2인칭의 대명사가 우리말에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시편에서는 하느님을 직접 부를 뿐만 아니라, 하느님께 대하여 2인칭 대명사를 매우 자주 쓰고 있다. 이러한 언어는 인간과 인격적인 관계, 곧 ‘나와 너’라는 구원의 관계를 맺으시려는 하느님의 뜻에 그 근거와 당위성이 있다. 이렇게 중요한 관심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비록 우리말의 관습에 맞지 않더라도, 부득불 인칭대명사들을 가능한 한 원문에 있는 그대로 옮길 수밖에 없다.

이 번역에서는 문제가 되는 공대 2인칭으로서의 ‘당신’을 쓴다.

이 2인칭 대명사는 우리말에서 (3인칭 존칭 대명사로서의 쓰임 외에) 두 가지 용도로 쓰인다.

첫째로, ‘하오’할 자리에서 상대방을 지칭할 때와

둘째로, 부부 사이에 애정과 존경을 나타낼 때이다.

이 번역에서 ‘당신’을 사용함은 이 두 번째 용도에 근거한다.

사실 하느님과 선택된 백성 이스라엘 사이의 관계는 부부관계로 표현된다(호세아 예언서 참조).

그래서 ‘당신’의 첫째 용법을 생각할 때는 아직도 문제가 없지 않으나,

하느님께 대한 애정과 존경을 바탕으로 ‘당신’이라는 인칭대명사를 쓰기로 한다.

이는 이미 몇몇 번역들을 통해서 어느 정도 낯이 익었다는 이점도 지니고 있다.

물론 하느님께 대하여 3인칭으로 말할 때에도 ‘당신’을 쓰게 되지만, 혼란을 일으킬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

(새 번역 『시편』 개정판의 일러두기 8-9쪽)

 

이 문제에 관하여 필자는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1) 단수 2인칭 대명사 ‘당신’을 웃어른에게 사용하는 것은 우리말 어법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가능한 한) ‘주님’ 또는 ‘하느님’을 지시하는 2인칭대명사는 ‘당신’이라고 번역하지 않는다.

(그 대신) 2) 단수 2인칭 대명사의 자리에 실명사를 채워 번역한다.

또는 3) 단수 2인칭 대명사를 구태여 번역하지 않아도 문맥에서 그 뜻이 통할 경우에는 2인칭 대명사의 번역을 생략한다.

그러나 대안 2)와 3)에도 문제는 계속 남아 있다.

문장이 짧을 경우에는 2인칭 대명사를 ‘실명사’로 대체해도 별문제가 없으나,

시편의 경우처럼 한 시편 안에 2인칭 대명사가 자주 나올 경우에 그것들을 실명사로 일일이 대체하면 문제가 생긴다. 시적 어감이 깨지고 마는 경우가 많다.

대안 3)에 따라, 2인칭 대명사에 대한 번역을 생략할 경우에는 원문의 의미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거나 원문에 있던 운율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2인칭 인칭대명사의 번역을 생략하는 것보다는 ‘실명사’를 대체해 넣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가톨릭 기도서』의 ‘주님의 기도’가 그렇게 했다(“아버지의 이름이... 아버지의 나라가 ... 아버지의 뜻이...”). 새 번역 성서 마태 6,9-12에 나오는 ‘주님의 기도’에서도 2인칭 인칭대명사 ‘당신’을 실명사 ‘아버지’로 대체하며 번역하였다. 그러나 수동태 문장은 능동태 문장으로 번역하기도 하고(“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드러내시며”), 그대로 ‘수동태’도 살려 번역하였다(“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단수 2인칭 대명사를 우리말로 번역할 때 문제가 이렇게 복잡해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는, 서양 여러 언어의 영향으로 우리말이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크게 변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필자가 보기에 우리말 언중(言衆), 특히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는 하느님 또는 주님을 향해 ‘당신’이라는 단수 2인칭 대명사를 ‘사랑과 존경’을 담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단수 2인칭 대명사 ‘당신’을 ‘〔공대〕존경’의 의미로 쓰게 되면, 원래 우리말에 있는 공대 3인칭 대명사 ‘당신’과 혼동될 염려는 계속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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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글을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은

실제로 번역에 참여하신 분들이 그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를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어서 입니다.

가톨릭 내에서도 이미 많이 논쟁되었던 부분이었음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

저도 찾아보지 않고 저의 개인적인 의견만을 답글로 달았었네요.

가톨릭의 "성경"도 완벽한 번역본은 아닙니다.

많은 성서학자, 국어학자들이 참여한 번역작업이었지만,

그 결과를 놓고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음은 인정합니다.

그래서 이 사이트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겠지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을 사랑하고 흠숭하는" 같은 지향으로

성경을 읽고 묵상한다는 것이겠지요.

이의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어쩌면 다음의 개정 때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가 조속히 원하시는대로 변화되지 않더라도

우리 신앙에 큰 영향을 미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많은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도 되겠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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