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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 어쩌나?] (72)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요---홍성남 마태오 신부님 카테고리 |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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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타한인성당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14 조회수1,105 추천수0

[아! 어쩌나?] (72)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요

 

 

Q1.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요
 루카복음 16장에 '불의한 집사'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잘 안 됩니다. 정직하다기보다 잔머리꾼 같은 집사를 주님이 칭찬하신다면, 우리에게도 그렇게 살라고 하신 것인지요? 복음을 묵상하다 마음이 불편해서 문의합니다.

 
 
A. 루카복음 16장에 주인 행세를 하다 쫓겨난 집사가 사람들 빚을 자기 마음대로 줄여주고 탕감해주는 내용이 나오지요. 주인에게 이중으로 잘못을 저지른 집사인데 칭찬을 듣는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주님께서도 집사가 한 행위를 따라하라고 말씀하신 것도 아니고요.
 
 주님이 강조하신 것은 집사의 영리함, 즉 융통성에 대해 본받을 것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아마도 당시 제자들이 너무나도 벽창호 같은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라서 속상하신 나머지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우리는 앞뒤가 꽉 막힌 사람들을 비아냥거리며 부를 때 '벽창호'라고 부릅니다.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란 말이지요. 이런 사람의 특징은 지나치게 엄격한 규칙을 갖고 산다는 것입니다. 엄격한 규칙은 '심리적 짐'과 같습니다. 그래서 늘 인생이 무겁고 힘겹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그 짐을 내려놓을 줄 모릅니다. 내려놓기는커녕 내려놓으라고 하면 눈을 부릅뜨고 대듭니다. 그렇게 사는 것에 대해 근거 없는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근거 없는 자부심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삶을 강요하는 것으로 연장됩니다. 잔소리가 심해 타인과 갈등을 겪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상대방과 갈등이 깊어질까 두려워 입도 뻥긋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융통성이 없는 사람들은 대인관계가 그리 좋지 않고 성공하기가 어렵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집사처럼 융통성 있는 사람이 되려면 어떤 훈련을 해야 할까요?
 
 먼저 '감정처리' 훈련을 해야 합니다. 감정표현을 지나치게 억제하면 스스로 감정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약해져 부정적 감정을 필요 이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 일상생활까지 흔들리게 됩니다. 그런 혼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융통성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태연한 척하지만 실상은 깊은 상처를 받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부화를 이기지 못해 속상해합니다.
 
 감정처리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주님께서 루카복음 16장 10절을 통해 말씀해주셨습니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
 
 다시 말해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 그런 것이 필요할까요? 대개 융통성 없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다 상처받을까 전전긍긍합니다. 상처에 대한 내성이 약한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를 스스로 차단합니다. 어린아이가 나가 놀다가 상처 입을 것이 두려워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자기 안의 상처가 더 깊어집니다.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꾸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여우 같은 며느리는 데리고 살아도 곰 같은 며느리는 데리고 살기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인들처럼 완전한 삶을 살 자신이 없다면, 적어도 집사처럼 영리하고 융통성 있는 삶이라도 살 일입니다.

                                                                                
                                                                                       
[평화신문  201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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