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59]동방가톨릭에 대해서 그리고...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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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손희송 | 작성일1999-01-16 | 조회수2,229 | 추천수4 | 신고 |
+ 찬미예수 김학자 씨의 질문에 대한 안젤로 씨의 답변을 잘 읽었습니다. 한가지 사항은 정정을 요하기에 말씀드립니다. 모든 동방교회의 모둔 분파가 다 동방가톨릭이 아니고 동방교회 중에서 교황수위권을 인정한 분파만을 동방가톨릭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합법적으로 가톨릭 교회에 속합니다. 그리고 동방가톨릭이 아닌 동방교회들에 대해서 이교라는 표현은 좀 거칠다고 봅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가톨릭에서 갈라져 나갔으니 이교라는 표현이 틀린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교황 바오로 6세께서 1965년 동방교회의 총대주교 디미트리오스 1세를 만나서 1054년에 있었던 동서방 교회의 상호 파문을 철회하고 함께 말씀을 전례를 거행하셨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곳곳에서도 동방교회가 보존한 소중한 신앙의 유산에 대해서 언급하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가능한 거친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겠지요. 동방교회에 대해서 '자매교회'라는 표현도 종종 사용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가톨릭 교회는 개신교에 대해서 더 이상 이단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갈라진 형제'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공의회 이후 교회일치 운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현재 많은 성과를 보고 있습니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작년에 가톨릭과 루터교와 의화론에 있어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는 점입니다.의화론이 종교개혁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지요. 이런 상호 대화와 이해의 정신이 우리 한국 교회에도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한국의 개신교가 너무 갈갈이 갈라져 있고, 유럽의 개신교와는 달리 가톨릭에 대해서 상당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는 것이 이런 상호 대화와 이해에 막대한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신구약성서를 가톨릭과 개신교가 함께 번역해 놓고서도 막상 개신교 대부분의 교파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상호 대화와 이해의 길로 나가야겠지요. 왜냐하면 예수께서 요한 17장에서 유훈으로 남기신 것이 서로의 일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는 일치하려는데 개신교 쪽에서 거부하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반문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개신교도 교파 모두가 가톨릭을 비난하는 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가톨릭과 개신교와의 상호 이해에 긍정적인 발자취는 없는 것이 아닙니다. 몇 가지 예를 들지요. * 70년대, 한국 정치가 암흑기를 달리고 있을 때 가톨릭과 개신교 성직자들이 함께 민주 투쟁에 참여하면서 서로의 이해를 깊이 한 좋은 체험도 있습니다. * 80년대에 서강대신학연구소와 한국신학연구소가 함께 "하나인 믿음"이란 책을 펴냈습니다. 이 책은 독일어권에서 가톨릭과 개신교의 신학자들이 그리스도교 신앙에 대해서 공동 집필하고 감수한 책입니다. * 1월 17일자 평화신문 5면에 보니 부산교구 허 성 신부님의 사례가 실렸더군요. 그분은 성당 근처의 장로교회가 신축 공사를 하자 성당을 그쪽 신자들의 주일 예배장소로 빌려 주었고, 이를 계기로 담당 목사님과 허 신부님만이 아니라 신자들끼리도 서로 이해와 대화의 폭을 넓혔다는 기사였습니다. 한 번 읽어보셨으면 좋겠네요. 개신교에서 오래 계셨다지요? 그러기에 가톨릭 교회가 더 소중하게 생각되실 것입니다. 그러기 더욱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톨릭의 정당성을 알리고, 반대자들에게 그것을 옹호하려는 심정,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어떤 때는 안젤로씨의 열성이 너무 질풍노도와 같아서 섬뜩(용서하십시요, 이런 표현을)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무엇이 같다는 말입니까 - 어느 이기주의자에게'라는 글이 그렇습니다. 물론 저도 가톨릭과 개신교가 똑같다고 말하는 이들의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준철 씨에 대한 답변의 어조는 너무 격하다는 생각을 털어버릴 수는 없습니다. 개신교에도 선의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 가톨릭을 비방하고 헐뜯기 보다는 어떻게든 이해하고 대화하려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저는 군생활 3년 동안 군종활동을 하면서 개신교 목사님 3분과 개신교 군종병 여러 명과 일을 같이 하였습니다. 저 자신 처음에는 좀 거리감을 갖고 대하였으나 그들을 상대하면서 거리감이 상당히 좁혀졌습니다. 그들중 대다수는 선의의 사람들이었고 대화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선의의 사람들과 연대해서 좀더 나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믿지 않는 이들에게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외람되게 한 말씀 드렸습니다. 널리 이해하시기를. 혜화동에서 손희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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