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335]저의 신앙체험을 말씀드립니다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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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원재연 | 작성일1999-08-19 | 조회수639 | 추천수2 | 신고 |
안녕하세요 ?
천주교에 들어오신 지 얼마나 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형제님이 매우 진지하게 신앙을 대하고 계시며 또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신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형제님의 노력과 열성에 찬사를 드립니다.
부족하나마 저의 개인적인 신앙체험을 통해 형제님께 약간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고민하고 계신 부분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저도 신앙인이 된 지 13년쯤 되었으나 성서와 교리공부에 게을리한 탓에 신학적, 교리적인 체계를 갖추어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형제님의 글을 읽고 놀란 점은 주일학교 교사에 대한 형제님의 말씀이 참으로 충격적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교회 내 일부 구성원들의 평판이 안 좋다고 하더라도 형제님이 만나셨다는 신부님들의 조언마저도 형제님이 들으셨던 부정적인 이미지에 동조하는 것이었다면 - 혹시 신부님들의 말씀을 오해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지만 - 적어도 그 본당에서만은 주일학교에 문제가 그것도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을 수 있겠네요. 그러나 저로서는 아직도 의문입니다만. 그러나 제가 아는 30대 중반의 어느 자매님은 주일학교 교사와 교감을 오랫동안 역임하셨는데, 전혀 형제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해맑고 꾸밈없고 솔직한 동생들과 함께 있다보니 자신도 젊어지는 것 같고 삶의 활력도 넘친다고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각자의 취향(기호)과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르다 보니 어떤 사람에게는 쉽고 편하고 정말 즐겁게 잘 할 수 있는 일도 다른 분에게는 전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형제님이 우려하고 계신 부분이 정말 두렵고 감당하기 어렵다면 교회 내의 다른 단체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단체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신앙생활에 불안과 초조를 느낄 때, 또는 개인적으로 무언가 쉬고 싶을 때는 그저 미사와 성체조배, 개인기도만 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다른 신자들의 단체활동에 대하여 조용히 지켜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도에 대하여 어떠한 형태로 언제 쯤 응답이 오는가 ?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일반화시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의 체험으로는 제가 예전에 성체조배 중에 제가 갈구했던 것의 해답을 찾은 경험도 있고, 언제쯤 응답을 주실 거라는 확신을 받은 적도 있었으며 실재로 그렇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가까운 본당에 가시면 조배실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으나 조배실이 없으면 아무도 없는 성당의 적당한 자리에 앉아 성체등을 바라보면서 주님과 대화를 나누어 보십시오. 대화는 오고가는 것이므로 내 말만 하지 말고 주님이 내 말에 대해 대답하시는 것을 들어볼 시간적 여유도 가지시고요. 저의 경험으로는 이런 경우 불현듯 머리 속에 어떤 영감(해결방안 또는 원하는 것의 구체적인 형태)이 떠오르거나 또는 가지고 간 성서 책을 기도한 후 조용히 펼쳐보면서 답을 얻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제 머리속에 떠오른 생각이나 제 앞에 펼쳐진 성서구절이 저에게 꼭 필요한 말씀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제가 원하는 것이 나타나지 않을 때도 많았기에 이런 방법도 역시 일반화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신기하게도 그중의 몇 번은 내가 정말 생각지 못했던 해결책을 깨닫게 되었고, 내가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어떤 좋은 결과에 대한 기대감과 그것의 실현까지도 체험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기도가 되지 않고 현실이 답답하며 내 마음 속에 신앙에 대한 회의마저 생길 때는 주위의 모든 것을 조용히 정리해두고 어디 좋은 수도원이나 성지로 훌쩍 떠나보세요. 묵주랑 성서랑 달랑들고 말입니다.
형제님의 신앙에 대한 열정이 우리 주 예수님 안에서 알찬 결실과 풍성한 수확을 거두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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