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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답변 613] 기도=하느님과 나누는 대화 카테고리 | 천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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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임용학 쪽지 캡슐 작성일2000-01-06 조회수494 추천수1 신고

† 찬미 예수님

 

형제님이 존경스럽습니다.

형제님의 글을 그 날 아침에 읽긴 했는데 답변을 드리기가 매우 망설여졌습니다.

제 자신 기도에 그다지 충실하지 못한 신앙인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답변을 드리는 제가 오히려 민망스럽기까지 합니다.

기도문의 의미를 묵상하시면서 기도를 바치고 계시는 것 같아 부럽기도 하구요.

기도문의 의미를 마음속에 새기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새기는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저도 한참을 성체앞에서 묵상한 다음 이 글을 씁니다.

 

기도방법에 대해서는 좋은 습관이 몸에 베여 익숙해 지셨으니까 하느님 앞에서 대화하듯 기도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스스로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듯 기도해 보십시오. 장소에 구애받지 말고 기도하는 습관도 필요합니다. 조용하고 외딴 장소에서는 집중하거나 기도하기에 좋을 수도 있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하느님은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시기 때문에 어디서건 장소가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성서 한 구절이라도 읽고 묵상의 시간을 가져 보십시오. 기도가 잘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성서를 갖고 하느님의 복음 말씀을 한 구절 읽고 그 의미를 묵상하는 것도 기도생활의 좋은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기도가 꼭 필요합니다. 영신생명에 있어 숨 같은 것이 기도이며, 기도를 통해 우리는 내 힘으로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권능으로서, 또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심을 바람으로서 생명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참고로 기도는 그 형식에 따라 전례기도와 비전례기도, 공동기도와 개별기도 등으로 구별됩니다. 그리고 이중 개별기도는 소리기도 묵상기도 관상기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소리기도는 말[言]과 정신, 목소리와 영혼, 곧 몸과 마음이 하나되게 하여 드리는 기도입니다. 묵상기도는 인간의 이성과 감성, 곧 사고력·상상력·감정들을 이용해서 하느님과 그분의 진리를 깨달아 살려는 기도입니다. 그리고 관상기도는 기도의 신비를 가장 단순하면서도 초월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기도로서, 하느님·예수님께 신앙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침묵중에 그분 안에 머무는 영적체험입니다.

 

기도와 관련된 책들은 가톨릭 서점에 가시면 아주 많이 있습니다 원하시는 대로 구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기도생활이 즐거우시다면 기도 방법이나 기도와 관련된 딱딱한 논리를 전개하는 책보다 수도자들이 매일 바치는 "성무일도"를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해서는 안되는 기도가 있는가?"라고 말씀하셨는데 "나를 괴롭힌 옆집 삼돌이네는 벼락을 맞게 해 주시고 우리집 장사는 가뭄에 봇물 터지듯 해 주십시오" 한다면 정말 곤란하겠지요.

 

주님과 나누는 대화(기도)로써 행복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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