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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 1573 연도하는 법 (답변) 카테고리 | 천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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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시몬 쪽지 캡슐 작성일2002-06-08 조회수1,908 추천수0 신고

(질문)

 

돌아가신 분을 위해 연도 드리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 추가로, 천주교 신자가 아닌 망자를 위해서도 연도를 드릴 수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답변)

 

우선 질문의 뒤에 부분부터 답변드리면 비 신자인 경우에도 상주와 상의하여 연도를 드리면 좋습니다. 연도는 위령기도라하여 세례를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돌아가신 망자를 위하여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이므로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자식된 도리로써 세상을 떠난 연령을 위하여 연도를 바친다든가 연미사를 드리는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지요.

 

보통 각 성당에서는 연령회 및 레지오 단원들이 망자를 위한 위령기도를 바치는데 그 내용은 성규예규집에 상세히 나타나 있는 바 님께서 연도의 방법을 공부하고 싶으시면 소속 성당에서 정보를 알아 보시고 천주교 신자의 상가를 방문하여 레지오 단원들과 함께 연도를 바쳐 보게 되면 자연히 그 방법과 내용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성규예규에 나와 있는 연도의 내용 그대로 하면 되구요, 비신자는 세례명이 없으므로 망자의 이름을 부르던지 그냥 "연령"이라 호칭하면서 기도를 바치면 될 것입니다.

 

그러면 위령기도인 연도는 무엇이며 그 역사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하여 다음의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위령기도(연도)란?  

 

  1. 들어가는 말

 

  교회는 설립 초창기부터 신자가 죽으면 그를 위한 여러 가지 전례적 행위들을 하였다. 박해 상황이었던 초대교회 때, 죽음을 천상탄일이라는 뜻으로 생일(Dies natalis)이라고 부를 만큼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부활신앙에 충실하였으며 죽은 이들의 영원한 생명에의 참여를 의심하지 않았다. 죽은 이를 위한 여러 가지 전례와 기도가 바쳐졌다는 기록은 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중에서 죽은이를 위한 기도를 위령기도라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연도라고 부른다.

 

  2. 위령기도의 역사

 

  (1)성서

 

  구약성서에서 발견되는 가장 오래된 죽은 이를 위한 위령기도는 마카베오서에서 발견된다(2 마카12,39-45). 유다 마카베오는 기원전 163년경 유대독립전쟁에서 전사한 이들을 위한 속죄의 제사와 기도를 바친다. 전사한 이들의 옷에서 얌니아의 우상이 부적으로 발견되었기 때문에 속죄의 기도를 바친 것이며, 죽은 이들의 부활을 청하는 기도이므로 본연의 위령기도라고 하겠다.

 

  신약성서에서는 사도 바오로가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에 그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시기를 빕니다"라는 내용으로 오네시포로라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구절(2 티모 1,18)이 유일한 위령기도이다.

 

  (2)교부시대

 

  사도시대의 문헌에는 명료하게 위령기도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2세기에 이르러 죽은 이들의 무덤 위에 자리한 비문 등에서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의 흔적이 발견된다. 교부 떼르뚤리아노(Tertullianus)의 211년경의 작품(CCL 2: 1243)에서는 공적으로 바치는 위령기도가 발견된다. 여기서 떼르뚤리아노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죽은 이들의 주년 기념일에 드리는 기도문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이러한 기도가 오랜 전통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히뽈리또(Hippolytus)는 죽은 이를 위한 미사 중에 사용되던 3세기에 사용되던 기도문을 소개한다(Canones Hippolyti 33.1.169).  3세기 후반의 아르노비우스(Arnobius)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모임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산이와 죽은이들을 위한 평화와 용서를 청하는 기도문을 전하고 있다(CSEL 4:171).

 

  4세기에 사용되던 위령기도에 관한 증언들은 많이 발견된다. 교회사가 에우세비오 (Eusebius)의 증언에 따르면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죽은 뒤 시신을 제대 앞에 모시고 신자들이 그의 영혼을 위해 기도했음을 알 수 있다(콘스탄티노의 생애 4.71). 예루살렘의 성 치릴로(Cyrillus)도 당시 사용하던 미사 기도문 중에 죽은 이들을 기억하는 부분이 있음을 증언한다(Cathechesi mistagogiche 23, 9-10: 348년). 성 치릴로는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의 죄를 대신해서 그리스도가 희생됨으로서 하느님의 자비가 드러났음을 이 위령기도 안에서 상기시킨다.

 

  성 에피파니오(Epiphanius)도 또한 죽은이들을 위한 기도의 유익함에 대해서 역설하고 있다(Panarion 75.7.1-5). 밀라노의 주교 성 암브로시오는 그의 형제의 사망 주기를 맞이하여 장엄하게 미사를 집전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PL 16:1315-1316, 379년). 4세기 말경에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Johannes Chrisostomus)는 죽은 이를 위한 미사, 위령기도와 죽은 이를 위한 자선행위 등은 하느님의 자비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사도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라고 가르치고 있다(Homilia 3).

 

  성 아우구스티노(Augustinus)는 5세기 초엽의 전통을 확인시켜준다. 죽은 이를 위한 기도의 효용을 강조하기 위하여 아우구스티노는 마카베오 12,43을 인용하면서 당시 교회에서 행해지고 있던 위령기도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3)중세이후

 

  위령기도는 교회 안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1274년 제2차 리용 공의회는 위령기도의 유익함을 공식적으로 전교회에 선포한다. 이는 연옥(Purgatorium) 교리의 확산으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위령기도가 미사, 자선행위와 함께 연옥영혼의 구원을 위한 매우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이다(DS 856). 그리고 이러한 교회의 공적인 선언은 피렌체공의회(1439)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DS 1304).

 

  또한 대사(Indulgentia)에 대한 교의의 발전으로 인해 위령기도는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1476년에 교황 식스토(Sixtus) 4세는 위령기도를 통해서 연옥 영혼에게 대사의 은혜를 전달할 수 있음을 선포하였다(DS.1398). 더 나아가 이 대사를 통하여 연옥 영혼들이 더 높은 곳으로 올려질 수 있다고 선포하였다(DS 1407). 대사에 관한 종교개혁자들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트렌토(Trento) 공의회는 연옥의 존재를 다시 확인하였다. 그리고 연옥 영혼들이 열심한 신자들의 기도를 통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특히 제대에서의 희생제사(미사)를 통해서 더 그러하다고 선포하였다(연옥에 대한 교령 1563.12.3; DS 1820).

 

  1840년 교황청 대사성(Sacra Congregatio Indulgentiarum)은 논란 중에 있는 대사의 개념을 분명히 하기 위하여 교회가 하느님께 청하는 기도로서의 대사와 영혼이 받게되는 효과를 명백하게 구분하였다(DS2750). 하느님께 봉헌되는 기도로 충만한 대사는 연옥 영혼을 구원하기에 충분하지만 실제로 연옥 영혼의 구원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선택과 의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3. 위령기도의 신학적 근거

 

  죽은이를 위한 위령기도를 신학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교리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모든 성인의 통공에 관한 교리>이며 다른 하나는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의 인간의 활동에 관한 교리>이다. 모든 성인의 통공에 대해서 교황 레오 13세는 그의 회칙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성체성사를 통해 더욱 깊어지고 강해지며 살아있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사랑이라는 은총은 모든 성인의 통공 안에 머무르는 모든 이들에게 흘러 넘친다.

 

  다시 말해서 기도, 도움, 헌신, 호의 등과 같은 신자들의 나눔은, 하느님 나라에 이미 다다른 사람들과, 아직 연옥 단련을 받는 사람들, 그리고 지상의 순례 중에 있는 사람들이,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통해 사랑이 넘치는 살아있는 단일 공동체 안에 머무른다는 증거이며 이것이 바로 모든 성인의 통공인 것이다(회칙 Mirae caritatis 1902.5.28 DS 3363)."

 

  하느님께서는 자신의 선하심을 고립되어 있는 개개인의 존재에게 나눠주시기보다는 그리스도 안에서 몸소 만들어주신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 안에서 더욱 풍요하게 나눠주신다는 것이다. 또한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이러한 공동체에 기꺼이 속하겠다는 결심인 것이다. 그리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행하는 모든 사랑과 희생의 행위는 이렇게 공동체적 차원으로 승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산 이들이 바치는 죽은 이들을 위한 위령기도의 의미가 공동체적 차원으로 충만해지는 것이다.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의 인간의 하느님 나라를 위한 투신이라는 측면 또한 위령기도를 지지해준다. 하느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독단적인 의지(Fiat)로서 마련하시지는 않으며 피조물의 도움을 통해서 이룩하기를 원하시고, 피조물의 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의지를 세상에 드러내신다. 그러나 때가 오면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심판하러 오실 것이다. 이 심판 때에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로마 6,4)은 누구든지 천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례를 받은 사람은 그에 걸맞은 삶을 살아야한다. 세례를 받은 후에 다시 죄를 지은 사람은 그 죄의 탓을 씻을 수 있어야 천국에 갈 수 있다. 죄인으로서는 천국에 바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희생을 통해 죄를 씻고 죄의 탓까지 벗어버려야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맺을 수 있고 그때야 비로소 천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죽은 후에 인간은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세례 후에 범한 죄를 씻고 정화되기 위해서는 연옥에서 단련을 받아야 할뿐이다.

 

  하느님은 자신의 구원계획 안으로 모든 인간을 초대하신다. 그러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살아있는 이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죽은 이를 위해 바치는 희생과 자선,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신다. 왜냐하면 자신의 아들까지도 십자가에 죽게 하신 하느님의 자비와 그분의 구원계획이 산 이와 죽은 이 모두에게 유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구원계획 안에서 살아있는 이들의 협조를 외면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살아있는 이들의 위령기도는 죽은 이들에게 힘이 되는 것이다.

 

  4. 위령기도의 내용과 우리 나라 고유의 위령기도인 연도

 

  로마를 중심으로 교부시대에 사용되었던 위령기도는 여러 편의 시편과 찬미가와 후렴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로마의 전례가 8세기를 거쳐 갈리아를 비롯하여 서방 전례 전체에로 확산되었고, 9-10세기를 지나면서 이 위령기도는 죽은 이를 위해 바치는 공동체의 밤샘기도의 형태로 발전되었다. 그리고 이 밤샘기도의 독서로는 욥기가 채택되었다. 트렌토 공의회 이후인 1614년에 간행된 로마예식서(Rituale Romanum)는 이전의 위령기도를 편집하여 예식서와 성무일도서에 삽입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위령기도는 간이 성무일도(Breviarium romanum)가 편찬되면서 더욱 내용이 풍부해지게 되었고 죽은 이를 위한 기도도 더욱 다양하게 만들어졌다. 저녁기도와 밤샘기도, 아침기도와 소시간경들 외에도 <층계송을 위한 시편들>, <성인호칭기도와 함께 부르는 7편의 시편(6, 31, 37, 50, 101, 129, 142)들>이 첨부되었으며 <영혼을 맡겨드리는 예식(Ordo commendationis animae)>도 보충되었다. 이 <영혼을 맡겨드리는 예식>은 간단한 성인호칭기도(Litania)와 영혼의 용서와 하느님 나라의 입성을 청하는 기도로 구성되어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새로 나온 위령기도는 두 가지로 나눠진다. 첫째는 장례예식서에 수록되어있는 위령기도로서 전통 예식서 중에서 몇 편의 시편(129, 22, 113)들을 발췌하여 밤샘기도와 입관기도를 수록하고 있다. 이 밤샘 위령기도는 시편 기도와 함께 독서를 배치함으로써 말씀의 전례 형태로 거행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둘째는 성무일도서에 수록된 위령성무일도이다. 이 위령성무일도는 성무일도의 개정 기준에 맞춰 통상 성무일도와 같은 형식으로 개정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연도라고 불리는 위령기도를 널리 사용하고 있다. 이 연도는 시편 129와 50편과 성인호칭기도 및 찬미기도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요소들은 트렌토 공의회 이후 간행된 로마예식서의 <성인호칭기도와 함께하는 7편의 시편>, <영혼을 맡겨드리는 예식> 등에서 시편과 기도문, 호칭기도 등을 발췌하여 편집한 것으로 보이며 특히 우리나라 특유의 음률로 널리 노래되고 있다. 이러한 음률은 전통의 곡(哭)의 음률과 그리스도교의 기도 텍스트가 절묘하게 합쳐진 것으로 토착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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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이완희 신부님께서 올려 주신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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