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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종교 분열에 대해.. 카테고리 | 천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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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영민 쪽지 캡슐 작성일2005-02-09 조회수294 추천수1 신고
이제 종교 분열(宗敎分裂) 시대에 대사를 둘러싸고 어떤 사건이 일어났었는지 그 진상을 밝혀 보기로 하자.

 

로마(Rome)의 성 베드로 대성당(San Pietro Basilica)은 성 콘스탄티누스 대제(St. Constantius)가 성 베드로를 위하여 그의 무덤 위에 건립했는데, 천 년이 넘도록 비바람에 씻겨 다시 보수 공사하지 않으면 안 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교황 율리오 2세(Julius II)는 당시 당대 최고의 건축가들의 힘을 빌려 전 가톨릭 세계의 중앙 성전인 이 대성당을 명실상부하게 웅대하고 화려하게 신축하기로 계획하고, 거액을 들여 기공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의 뒤를 이은 교황 레오 10세는 이 목적 달성을 위해 가장 평범한 대사를 반포하였다. 즉, 회개와 고백과 기도의 장려는 물론, 대성당의 건축비로 은분의 봉헌금을 하는 신자에게는 그의 잠벌을 면하여 주는 은전을 허락한 것이다. 공익과 자선 등 어떤 특수한 목적이나 선행을 장려할 목적으로 대사를 선포하는 건 교황의 특권이며 관례이다.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성 베드로의 성 유해를 안치한 성소를 영원히 기념하며, 신에게의 최대 봉헌 예물인 중앙 성전의 건축을 위하여 전 세계 신자들의 지지를 호소한 것은 아무런 모순 없는 당연한 처사이다.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

 

모세(Moses)가 성소를 장식하기 위해 이스라엘 백성들의 봉헌금을 요구한 걸 나무라지 못한다면, 교황이 같은 목적으로 신자들에게 봉헌금을 요구한 것을 어찌 나무랄 수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봉헌금자에게 대사를 선언한 건 결코 월권 행위가 아니다. 선을 베풀어 죄를 면하고 가난한 자들을 구제해 허물을 벗을 수 있다면(다니엘서 4:24) 어떤 거룩한 목적으로 봉헌금을 한 행위에 있어서 어찌 영적인 보수가 없겠는가?

 

여기서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즉, 교황의 대사 반포 교서 가운데 대성당 건축비 헌남 조항에는 헌납자는 각자의 형편에 따라 헌납하도록 했다. 그러므로 극빈자는 봉헌금을 한 푼도 내지 못했더라도 회개나 고백 등 다른 조건만 잘 이행하면 역시 완전한 대사를 얻게 되어 있었다. 그와는 반대로 제 아무리 거금을 헌납했을 지라도 회개나 고백 등의 조건을 잘 이행하지 못하면 절대로 대사를 얻지 못하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일찍이 반가톨릭이던 도비녜도 인정한 바이다.

 

1515년 교황 레오 10세의 대사령이 도이칠란트에 반포되었다. 마인츠와 브란덴부르크의 알베르트(Albert) 추기경이 도이칠란트 국내에 대사령을 반포하는 책임을 맡았다. 도이칠란트에서는 이미 여러 번 대사령 반포가 있었다. 추기경은 담당 구역 내에 될수록 널리 선전하여 그 성공을 다지는 동시에 선전 위원들 중 혹시 대사 교리를 잘못 전하는 자가 있을까 봐 대사 교리와 선전 방법에 관한 장문의 교서를 공포하였다. 그 교서에 열거된 대사를 얻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지은 죄를 참회한 후 다시 죄를 짓지 않기로 마음 먹은 뒤 사제에게 가서 고해 성사를 받는다.

 

2. 적어도 지정된 7개의 성당들을 순례하고 순례 때마다 그리스도의 오상을 묵상하는 뜻으로 주의 기도와 성모송을 5차례씩 열심으로 바치거나 시편 50편을 바쳐야 한다.

 

3. 성 베드로 대성당의 건축비로 응분의 봉헌금을 내는 것이 좋다.

 

 

그런데 이 마지막 3항에 대해서는 가난한 자들을 위해 특별히 언급하기를 "천국은 부자나 빈자가 다 같이 갈 수 있도록 공개되었은즉, 돈이 없는 빈자들은 봉헌금 대신 기도나 단식으로 대사를 받을 수 있다." 라고 명백히 밝혀 놓았다. 항간에 떠도는 대시 매매 운운에 대하여 따로 말하기를 "하느님의 은혜와 은총은 무한하므로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 라고 하였다.

 

추기경이 내세운 여러 조건들과 교황의 교서 중의 조건들을 대조해 보면, 그 정신과 원칙과 실행 방법이 완전히 부합됨을 알 수 있다. 또 오늘 날의 성년 대사령과도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다만 오늘날에는 3항의 경우 설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만약 그 조건이 필요하다면 다른 자선 사업이나 빈민 구제를 위해서일 것이다.

 

알베르트 추기경이 설정한 조건 중에서 2항과 3항을 완전히 이행하거나 1항과 2항을 이행할 의사를 가지고 3항을 이행하면 고해 성사를 해 줄 사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특권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제 이 말의 뜻을 밝히기로 한다.

 

잘 알다시피 가톨릭 교회는 사도 시대 이래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사죄권을 행사하여 왔다.(고해 성사) 그러나 낙태를 공공연히 행한 죄, 하느님과의 서원을 파기한 죄, 하느님께 청원을 변경하기 위한 청원 등 대죄나 신중히 판단해야 할 성질의 것 등은 신부에게 그 처리권을 허락치 않고 그 중대성에 비추어 고위 성직자나 교황에게만 유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므로 이 대죄인이 죄 사함의 은혜를 받고자 할 때는 교황이 직접 지명한 사람이나 그 대리자로부터 특정 사죄권을 받은 사제에게 가서 고해 성사를 보는 수 밖에 없다.

 

브란데부르크의 대사

 

그러나 이것은 멀리 있거나 고립되어 사는 신자들에겐 매우 불편하므로 성년이나 그 밖의 특정한 때에 이 은전을 널리 베풀기 위하여 신부에게라도 특정 사죄권의 행사를 허락하였다. 즉, 대사 얻기에 필요한 조건들을 모두 이행하는 자에겐 그 어떤 죄라도 사죄받을 수 있는 은전이 주어지므로 신자들로서는 어느 사제에게든 갈 수 있는 특전을 얻게 된다. 이 특전 준허 방법으로 3항을 이행한 자에겐 고해 특전 준허 증서(Letter of Confession)를 주었다. 다만 빈자에게는 이 3항을 이행하지 알더라도 이 증서를 주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이 증서가 와전되어 바로 문제의 면죄부로 오인되어 결국은 반가톨릭 세력과 프로테스탄트의 중상적 악선전의 재료가 되고 말았다.

 

사건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원래 이 증서를 가진 신자는 어느 신부에게든지, 어떤 죄라도 다 고백할 수 있고, 또 이 증서를 제시받은 신부는 그걸 제시한 신자에게 어떤 죄든지 다 사하여 줄 수 있도록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이 증서가 없다면 죄의 고백을 들은 신부 측에선 자기에게 특졍 사죄권이 없는 한 사죄권을 행사할 수가 없다.

 

그럼 대체 이 증서라는 것에는 어떤 문구가 적혀 있는가. 그 중서를 라틴어 원문 그대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Potestatem habet eligendi sibi confessorem presbyterum idoneum religiosum vel saecularem, qui audita diligenter eius confessione, absolvere eum possit auctoritate predicta Papa ab omnibus peccatis ac semel in vita et in mortis articulo plenariam omnium peccatorum suorum indulgentiam et remissionem impendere.

 

(이 증서를 가진 자는 뜻에 맞는 죄의 고백을 들어줄 사제를 선택할 특전이 있으니, 이 사제는 수도 사제이거나 세속 사제이거나 그 고백을 유심히 들은 뒤, 위에서 말한 교황의 권능으로 모든 죄를 사할 수가 있다. 또 일생의 한 번과 임종의 위험이 있을 때 그의 모든 죄들을 완전히 사하여 주고, 또 전대사를 베풀어 줄 수가 있다.)

 

참고로 말하자면 이 원문은 반가톨릭인 H.C.Lea의 저서 <고해와 대사>에 의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소위 면죄부 사건의 진상인 것이다. 이 증서의 내용과 그것을 다루던 경위를 보면, 반가톨릭측의 면죄부 판매 운운은 실은 중상모략임이 드러난다. 다만 대사 조건의 하나로 성전 건축을 위한 봉헌금 행위가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형체가 없는 대사는 그 성질상 결코 물건처럼 사고 팔 수 있는 게 아니다. 만에 하나라도 이것을 사고 팔려고 한다면 교회법에 의하여 독성죄에 해당되어 응분의 처벌을 받게 된다. 16세기이든 현재이든 돈으로 사죄의 은혜나 대사의 은혜를 사고 파는 걸로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도이칠란트 대사령 선전을 맡았던 테첼

 

다만 한 가지 유감스러운 건 대사령 선전원들 가운데, 될 수 있는 한 많은 봉헌금을 모으려다가 탈선적 언변을 토하거나 개인적인 의견을 붙여 청중을 선동한 자가 있어서 적지 않은 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탈선 행위는 교회의 대사 교리와 교회가 지시한 선전법에 크게 어긋나는 개인 행동이다. 교황청에서는 그런 자가 발견되는 대로 즉시 행동 중지를 명하고 엄격하게 문책하였다. 특히 도이칠란트의 대사령 선전을 담당하던 성 도미니코회의 요한네스코 테첼은 목표 달성을 위해 월권 행위를 했다고 루터가 비난하고 나섰다. 그리하여 테첼은 준엄한 책벌을 받았다. 그 후 얼마 안 되어서 소집된 트리엔트 공의회에선 대사에 관련하여 탈선 행위를 근절시키려고 다음과 같은 결의문을 공포하였다.

 

"대사에 대한 폐단과 이 폐단이 빌미가 되어 이단자들로부터 대사의 명칭이 면죄부로 모독되는 불행한 사태를 바로잡기 위하여 이 결의문을 전 교회들에게 공포한다. 대사를 얻기 위한 모든 부정 행위들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절대로 폐기되어야만 한다."

 

이 사실은 반가톨릭인 도비녜도 "증서를 내어 준 그 손으로 돈을 받지 못했다. 이는 무거운 벌로 엄단하였다." 라고 증언하였다.

 

이 제도를 비난하는 프로테스탄트 측에서도 목사들이 자신과 자기 가족들을 위하여, 또는 교회 건물 유지비나 건축비를 위하여 신자들에게 희사를 청할 때는 그 헌금의 대가로 영적인 은혜를 보증해 주는 걸 잊지 않는다.

 

얼마 전 미국의 뉴욕 감리교의 한 목사는 감리교 대학교에 엄청난 기부금을 낸 백만장자 고르넬리오 밴더빌트에게 성서에 나온 말 그대로 "고르넬리오야, 하느님께서 너의 기도와 자선을 받아들이시고 너를 기억하고 계신다."(사도행전 10:4) 하고 말했다. 이 목사는 면죄부를 선언하고 있다.

 

왜냐하면 도비녜도 말했듯이 "강직한 교황은 기부자의 봉헌금이 영혼의 구원에 유효하자면 마음으로부터의 회개와 죄의 고백이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고 했는데, 이 목사는 통회도 죄의 고백도 하지 않았는 데도 죄가 이미 없어졌다고 선언하지 않았느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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