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성모 마리아의 "원죄 없이 잉태되심"에 대하여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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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병국 | 작성일2007-01-11 | 조회수343 | 추천수0 | 신고 |
◆ 무염시태 ◆ 옛 교우들이 사용하던 말로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입어 원죄에 물듦이 없이 잉태되었음을 뜻한다. 현재는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란 표현으로 바뀌었다.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기에 적합하도록 그리스도의 예견된 공로에 비추어 미리 하느님이 섭리하신 특전이다. 교회는 ‘원죄없는 잉태’가 사도들에게 계시되어 교회 내에 전래되어 온 교리의 일부라고 가르친다. 성서에는 원죄 없는 잉태 교리에 대한 명시적인 표현이 없다. 그러나 사도들의 구두 가르침에 이 교리가 포함되어 있었고, 다른 명확한 가르침에 은연중 내포되어 있었는데, 이는 복음의 씨앗이 그리스도 교인의 가슴에 열매를 맺고 난 이후에 비로소 전면에 드러난 것이다. 성서상 간접적인 근거로 창세 3:15와 루가1:28을 들기도 하지만, 원죄 없는 잉태에 대한 뚜렷한 신앙은 마리아의 성덕(聖德)에 대한 일반적인 교리를 구체화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마리아의 무염시태 교의는 19세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믿을 교리로 선포되었다. 1854년 12월 8일 교황 비오 9세는 교서 '무량하신 하느님 INEFABILIS DEUS'을 통하여 마리아가 잉태되는 첫 순간부터 원죄와 그 과실에 오염되지 않았다는 무염시태를 교의로 선포하였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는 잉태된 첫 순간부터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전능하신 하느님의 유일무이한 은총의 특전으로 말미암아 원죄에 물들지 않고 순수하게 보전되었다."(DS2803) 바깥 사람들은 가톨릭교회의 "성모무염시태" 교의를 두고 좀 지나쳤다고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이 교의를 성모님 스스로가 추인(追認) 하셨다는 것이다. 그것은 1858년 2월 11일 루르드의 작은 동굴에서 일어난 성모님의 발현에서 시작된다. 성모님은 7월 16일까지 18번에 걸쳐 당시 14세의 소녀 베르나뎃타에게 발현하셨다. 3월 25일 성모영보축일, 12번째 발현한 성모님께 베르나뎃타가 "부인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침묵을 지키던 성모님은 소녀의 세 번째 물음에 "나는 하자 없는 잉태로다" 하고 대답하였던 것이다. 이로써 성모님 스스로가 4년 전에 선포된 "무염시태" 교의를 추인해 주신 것이다. 이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한 일이다. 성모님의 그 한마디 속에는 원죄(原罪)의 교리와 그리스도를 통한 강생구속 교리가 한꺼번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존재에 완전히 참여한다는 것은 은총으로 충만해짐을 뜻한다. 마리아는 은총이 가득한 분이다.(루가 1,28) '은총을 가득히 입는다'는 것은 구체적 역사 안에서 '구원되었음'을 뜻한다. 마리아 역시 인간으로서 원죄의 과실에 연루되어 있으며,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이 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 교회는 마리아가 이 속박으로부터 해방된 것은 온전히 그리스도에 힘입어 하느님의 선물인 구원은총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다. 마리아를 하느님의 모친으로 간택한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 마리아에 의해 자유롭고 스스로 책임을 지며, 인격적으로 온전히 받아들여졌음을 전제로 한다. 마리아가 원죄에 물들지 않고 깨끗하게 잉태되었다는 것은 동정녀 출산에 의한 하느님 아들의 모친성의 내적 귀결로 간주될 수 있다고 보아 믿을 교리로 결정된 것이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충만한 은총에 힘입어 하느님을 그지없이 닮은 순수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였으며, 결국 육화한 하느님의 말씀의 어머니가 되실 수 있었다. 아담과 하와가 인간 본연의 순수성을 상실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인간으로서의 순수함을 간직하였다. 이것이 '원죄없이 모태에 잉태되신 분'이라고 일컬어질 때의 처지로 이해될 것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원죄를 지니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성모님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셨다는 교의는 결코 마리아를 인간으로부터 분리시키고자 하는 시도가 아니다. 마리아 또한 분명 우리와 같은 인간이다. 그녀가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그녀의 믿음이다. 복음에서 보듯이 모두가 불가능하게 여기는 엄청난 "성령으로 말미암은 하느님의 잉태"를 가능하다고 믿는 믿음이 바로 그것이다. "주님의 종이기에" 하느님의 말씀을 몸에 품어 하느님께 인간의 생명을 선사한 마리아는 그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신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하여 마리아의 이 엄청난 은총에 동참한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의 품위를 높여주시기 위해 스스로 인간 되시기를 마다하지 않으신 하느님 스스로의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마리아와 함께 하느님의 사랑을 찬미하고 감사를 드리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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