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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인간의 꿈은..과연 의미가 있는것인가요? 카테고리 | 천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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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6 조회수128 추천수0 신고

                          꿈 이야기

 

어떤 공동체에서 식사하는 시간이다.

야외에서 식판을들고 길게 늘어선 순서를 따라 내 차례가 되었다.

밥과 국과 그릇를 놓는 상은 닦지 않아 더렵혀있었다.

"아줌마!" 나는 주방에 대고 벼락같이 큰 고함을 지르며 불렀다.

아주 신경질적으로...

"네--에"

주방 밖으로 뛰쳐나온 아줌마는 왜 불렀냐고 묻지도 않으며 마치 자기를 왜 불렀는지 알고 있었다는 듯이 더러운 상을 행주로 깨끗이 닦았다.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고 수저를 집었으나 오물이 잔뜩 묻어 있었다.

깨끗한 수저를 찾으니 누가 밥통 뒤에 있다고 말 해준다.

정리되지 않은 수저가 바구니에 잔뜩 제멋대로 담겨 있길레 그 사람에게 집어달라고 했으나 나를 빤히 쳐다보며 들은체도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손수 수저를 집어들고 식판에 밥을 퍼 담았다.

반찬과 국을 담을 차례가 되었다.

문득 밥을 보니 조금 많은것 같아 약 삼분의 일을 덜었다.

국 퍼주는 사람에게 "그만, 그만."하니까, 그 사람은 "나는 그만 하면 더 주는 사람"이라며 찰랑 찰랑 넘칠 정도로 퍼 주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유일하게 국 퍼 주는 사람만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이었다.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평소 아는 사람이니까 더 준다는 그런 표정이었다.

나는 "그만 했을때 더 준만큼 버려야 한다"며 약간 오기스런 맘으로 상 위에다 식판을 기울이며 국과 빨간 김치 국물을 흘려 버렸다.

그리고 그 사람을 째려 보았다.

그는 멎적은듯이 피식 웃는다.

내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나를 쳐다 본다. 바라보는 시선이 묘하다.

아직 식판에 먹을 거리를 담지않은 많은 사람들이...

다른 많은 사람들은 아무 표정없이 묵묵히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깨끗한 상에 쏟아놓은 국 국물과 빨간 김치 국물이 섞이어 있는 상을 바라보며 꿈에서 깨었다.

 

오늘 꿈은 시작부터 끝까지 내 마음의 상태를 펼쳐 놓는 듯 하다.

더럽혀져있는 상과 수저는 불평과 불만으로 꽉 차있는 내 마음을 어디엔가 소리지르며 발산하고 싶어 하는 듯 하다.

내 탓이 아닌 네 탓으로 돌리고, 네가 안 하는데 내가 왜 해?

갑자기 아내에게 대한 못된 한가지 일로 회개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일었다.

처음보는 아줌마는 그러한 나를 잘도 알고 계시듯 나의 더러운 마음을 깨끗이 씻어 주신다.

밝기를 기다리는 어둔 맘을 정화시키듯...

아주 작아진 나는 드디어 하느님 선물을 받는다.

차고 넘치게 주시는 그분 선물을 뭐 잘났다고 거절하는가

그냥 감사하게 받기만 하면 되는것을...

그러나 아직 하느님 선물을 받을 준비와 자세가 덜 갖추어졌나보다.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주위 사람들을 보라.

내가 쏟아놓은 오물, 내가 갖고있는 더러움, 내 마음에 자리 잡고있는 깊은 오만.

이 모든것 내가 나를 바라보고 있을때 시편 139편을 피할 수 없었다.

 

     앉거나 , 서거나. 뒤에서도, 앞에서도,

     하늘로 올라가도, 저승에 잠자리를 펴도,

     제 생각을, 제 속을 만드시고, 저를 엮으신

     주님, 이미 당신께서는 모두 아십니다.

     당신 얼을 피해 어디로 가겠습니까?

     당신 얼굴 피해 어디로 달아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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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꼭 나의 모습을 드러내 보인것 같아 부끄럽고 깨우침을 받았읍니다. 매사에 겸손하고 고마워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心行一治가 되지않으니 ..... 07.01.03 09:56
위의 글은 예수회 기도의 사도직 카페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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