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심행사중에서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것 중 하나. 예수 가 사형 선고를 받으신 후 십자가를 지고 갈바리아 산에 이르기까지 일어났던 14가지의 중요한 사건을 성화(聖畵)로 혹 조각으로 표현하여 축성된 십자가와 함께 성당 양벽에 걸어둔 곳(14처, stations)을 하나하나 지나가면서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바치는 기도를 말한다. 이것은 초기 교회시대에 예루살렘을 순례하던 순례자들이 실제로 빌라도 관저에서 갈바리아 산까지의 거리를 걸으면서 기도드렸던 데서 유래한다. 이 순례지가 지리적 정치적인 장애를 받게 되자 15세기, 16세기에 유럽에서는 성지 모형의 십자가의 길을 만들어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각 처의 숫자와 기도의 구체적인 형태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 기도는 특히 프란치스코수도회에 의해 널리 전파되었는데 1688년 교황복자인노첸시오(B. Innocentius) 11세는 이 수도회의 모든 성당에 십자가의 길을 설립하는 것을 허용했고 예수의 수난을 묵상하며 경건하게 이 기도를 바치는 자에게 전대사(全大赦)를 허락하였다. 1964년 교황인노첸시오 12세는 이 특전을 확증했으며, 1762년 교황 베네딕토(Benedictus) 13세는 모든 신자들이 이 특전을 얻을 수 있게 하였다. 1731년 교황 글레멘스(Clemens) 12세는 모든 교회에 십자가의 길을 설립하는 것을 허용하였고 곳의 숫자도 14처로 고정시켰다.
19세기에 이르러 이 신심은 전세계에 퍼져 예수의 수난을 묵상하는 가장 좋은 기도로 특별히 사순절에 널리 행해지고 있다. 성당이나 그 밖의 공적(公的)인 기도 장소에서 개별적으로 혹은 사제와 함께 단체로 행해진다. 각 처를 순례하듯 옮겨가는 것이 원칙이나 단체로 할 때는 대표만 움직이고 다른 분들은 움직이지 않고 해도 무방하다. 각 처마다 정해진 기도문과 함께 주의 , 성모송, 영광송을 외며 묵상한다. 14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처 : 예수, 사형선고 받으심. 제2처 : 예수, 십자가 지심. 제3처 : 예수, 기진하시어 넘어지심. 제4처 : 예수와 성모 서로 만나심. 제5처 : 시몬이 예수를 도와 십자가 짐. 제6처 : 성녀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의 얼굴 씻어 드림. 제7처 : 기력이 쇠하신 예수, 두 번째 넘어지심. 제8처 : 예수,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 제9처 : 예수, 세 번째 넘어지심. 제10처 : 악당들이 예수의 옷을 벗기고 초와 쓸개를 마시게 하였음. 제11처 : 악당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음. 제12처 : 예수, 십자가 위에서 죽으심. 제13처: 제자들이 예수의 성시(聖屍)를 내림. 제14처 ; 예수, 무덤에 묻히심. 파스카의 신비를 생각하여 제15처 : 예수 부활장면을 묵상하기도 한다. 기도그리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