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천주교 금서에 관한 질문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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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사진영 | 작성일2009-03-30 | 조회수966 | 추천수0 | 신고 |
안녕하세요
천주교에 관심이 있어서 가끔 미사에 가곤 하는 개신교신자입니다
다름이 아니고 제가 요즘 미카엘 몰리노스(Michael Molinos)란 분이 쓴 "영성깊은 그리스도인(The Spiritual Guide)"란 책을 읽고 있는데 2000년 요단출판사라는 기독교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입니다
근데 1687년경에 몰리노스 신부는 파문되고 위의 책은 금서로 지정되어 모두 회수되고 불태워졌더라구요
나름대로 알아보니까 일명 "정적주의 논쟁"의 결과로 몰리노스를 비롯한 페넬롱, 잔 마리 귀용 등이 정죄를 받았더군요
개신교 신자임에도 천주교에 호의를 가지게된 결정적인 계기가 윗분들이 쓴 저서들을 읽고 감명을 받았고 또 그들이 핍박받으면서도 끝까지 가톨릭 신자로 남았다는 사실과 개신교에는 천주교와 같은 신비주의 전통이 없다는 사실(막연하게 알고 있을뿐 개념 자체를 모르는거 같아요) 때문이었습니다
궁금한 점을 몇가지 나눠 적어본다면...
1. 가톨릭에서 정적주의는 현재까지도 완전히 이단인 것인가요? 가톨릭출판사에서 나온 귀용부인이 저술한 "네 안에서 하느님을 찾아라"란 책을 봤는데 이 책을 번역한 독일 신부님은 정적주의에 관해 호의적으로 적어놨더군요 허나 영성사를 서술한 다른 서적들에는 비판적으로 서술되어 있어요
2. 몰리노스의 책을 읽어보니 성례전과 고해성사를 경시하는듯한 몇몇 부분 외에는 기존 가톨릭의 신비주의 전통과 일맥상통하는데 교회의 조치가 너무 지나쳤던것은 아닌지....몰리노스가 사적으로 방탕했다는 주장에 관하여는 확실한 증거도 없는것 같구요 그때와 지금의 시간적 격차로 인해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기 어렵다면 현시점에서 가톨릭교인이 그 책을 읽어도 괜찮은지 궁금합니다 제가 읽은바로는 책 내용만으로는 정말 경건하다란 느낌 밖에 안 들어요
3. 만약 위의 1번, 2번 질문의 대답이 모두 부정적이라면 현재 가톨릭교회는 다른 종교의 진리에 대해서도 수용하는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방법론상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같은 하느님과 성경을 믿으며 공교회의 지도에 따랐고 결코 개신교로 돌아서지 않았으며 순수한 신앙을 가졌던 그들을 포용할수 없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4. 정적주의와 성녀 가타리나, 아빌라의 데레사, 십자가의 성요한의 교설이나 핵심은 같은거 아닌지...호기심에 불교 서적이나 요즘 유행하는 잡다한 명상서적을 종종 보긴 했으나 낯설고 무엇보다 궁극적으로 무신론이라 받아들이기 어려웠는데 정적주의의 가르침은 그렇지 않아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지네요
개신교신자가 쓴 글이니 천주교회에 대한 비난 혹은 비판이 목적인 글로 보일수도 있으나 최근에 가톨릭으로의 회심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터라 이런 부분들은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거 같아요 일반교인들은 잘 모를거 같아 이 게시판에 쓰는 것이니 우문현답을 기대합니다^^
p.s 2번 질문에 "성례전과 고해성사를 경시하는듯한 몇몇 부분"이란 표현은 실제로는 역자 서문에서 따온 것인데 막상 책을 완독해보니 성례전과 성사에 대한 직접 언급은 하나도 없네요 그보다는 내면세계의 영적 여정을 주제로 하다 보니 교회와 성사 등에 대해서는 아무말이 없고(이 부분은 이미 확립된 교리가 있어 누구나 아는것이니 더 할말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피상적 성경지식, 신학지식"과 "경험적 관상체험, 성령의 직접적 조명"을 엄격히 구별하여 전자를 무가치하고 해롭기까지 하다(경험없는 지식은 자기만족, 자만심을 낳을수 있으므로)고 단정하고 있는데 이것이 그 시대를 휩쓸던 종교개혁에 악용될 것을 가톨릭 고위층에서 두려워하지 않았을까 막연한 추측을 해봅니다 성경만을 중시하며 교회를 비판하고 떠났던 종교개혁자들에 비하면 몰리노스는 지식보다는 십자가의 실천을 강조한 신비주의자이자 신앙과 행동이 다르지 않았던 훌륭한 가톨릭 신부님으로 밖엔 안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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