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하느님의 방법과 속도 | 카테고리 | 천주교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성당에 다니고 싶은데요.. | |||
작성자김혜경 | 작성일2009-06-27 | 조회수506 | 추천수1 | 신고 |
이름만으로는 형제님인지 자매님인지 알 수 없지만 만일 형제님이라면 개인적으로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건 몰라도 ''여성사제'' 부분은 여성들 조차도 대부분 문제의식을 지니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저 역시 박주형님과 유사한 의문을 많이 품고 가톨릭에 적응하는데 힘든 시기를 보냈던 사람입니다. 지금은 많은 의문이 ''내적''으로 해소되었고, 일부분은 그냥 의문으로 남겨놓은 채 개인적 신앙생활에는 별 지장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주님의 은혜로 깨달은 것은, 인간의 잣대로 하느님을 평가하거나 판단해서는 결코 답을 얻을 수 없고 하느님 중심으로, 하느님의 눈으로 모든 현상을 볼 때 답이 나오더라는 것입니다. 먼저 하느님의 뜻을 구하고 하느님께 답을 달라고 기도하시면서 만일 내 생각과 다른 것이 하느님의 뜻이더라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많은 의문들이 의외로 쉽게 해결되는 것을 보게 되실 겁니다.
제 개인적인 체험으로는, 하느님께서는 어떤 질문이던지 대답해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사람의 눈에는 다소 불경스럽게 느껴지는 질문일지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끝까지 파고들면 반드시 답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다만 내가 그 답을 아직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거나 그 답이 아직 세상에 알려질 시기가 안되었다면 때가 될 때까지 그 답을 유보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제 제 나름대로 님의 질문에 대답해 보고자 합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박주형님 질문의 요지는 교회조직이 과연 평등한가? 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엔 당연히 평등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평등은 커녕 그 위계구조가 매우 분명합니다. 마치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가 평등하지 않은 것 처럼... 그런데 교회조직 뿐 아니라 수도회에서도 웃사람의 지휘권은 바로 예수님의 그것과 같이 취급된답니다. 즉 사적인 말이 아니라 예수님이 부여한 권위로 행한 장상 혹은 상급 사제의 말은 예수님의 말과 같은 권위를 갖게 됩니다. 수도회의 3대 서원인 청빈, 정결, 순명 중 순명이란 엄밀한 의미에서 하느님께의 순명을 의미하지만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하느님의 뜻은 장상 수도자의 명령으로 현실화 된다 이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런한 권위의 승계, 즉 예수님의 권위가 상급 성직자나 수도자에게 그대로 승계된다는 가르침이 ''진리''일까요? 하느님의 참 뜻일까요? 만일 이 모든 것들이 진정 하느님의 뜻이라면 저는 거기에 더 이상 의문을 달거나 불평을 할 의사가 없습니다. 하느님을 대적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그러나 만일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면? 그렇다면 이 곳을 떠나거나 교회 안에서 진정한(?)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투쟁해야겠지요. 결국 이 문제는 가톨릭 교회가 진정 하느님의 교회인가 아닌가 하는 질문으로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수 많은 개신교 교파가 괜히 생긴 건 아니겠지요. 성경의 자유해석, 교계제도에 대한 평등하고 민주적(?) 인 개혁 등의 면모는 현대인의 사고와 편안하게 부합하는 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가톨릭 교회가 진정 예수님이 세우신 정통 교회라는 것을 어떤 계기로 확실하게 믿게 되었고, 그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니 점차 그 모든 것들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특히 ''평등''의 관점에서 볼 때, 교회가 비록 세상의 속도보다는 느리지만 점차 평등한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는 비전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중세의 교회와 비교하면 얼마나 많이 평등해졌습니까? 특히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로 변한 것들을 보면 성령께서 교회를 인도하고 계심을 확신하게 됩니다. 그 옛날 어디 여자가 독서대에 올라가 독서를 하고 성체를 분배할 수 있었습니까? 세상의 속도가 아닌 하느님의 속도로 변화해야 할 것은 변화하고 지켜져야 할 것은 지켜지고 있다는 것을 믿고 기다려 보심이 어떨런지요?
여성사제와 관련한 문제는, 2006년도에 평화신문에 기고하셨던 박정우 신부님의 글을 보시면 진행사항을 참고해 보실 수 있을 것 같아 링크합니다. 비록 교황청에서는 아직 확고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그것이 영원히 반대라는 것은 아니고 현재로서 반대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 문제 또한 성령께서 인도하고 계심을 저는 믿습니다.
|
||||
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