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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오로의 그리스도 이해 (퍼옴) 카테고리 | 천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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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삼용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11 조회수647 추천수0 신고

[바오로의 해 2부] 바오로 서간과 신학 사상 (13) 바오로의 그리스도 이해

 

우리 죄 때문에 죽었다가 되살아나신 분

 
그리스도ㆍ주(님)ㆍ하느님의 아들이란 표현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나타내는 단어

 
▲ 베로이아 시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바오로 사도.
테살로니카 바오로 사도의 설교 기념터에 설치된 모자이크화.
 
 

   ''예수 그리스도''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라는 신앙고백입니다. 성령강림 때에 베드로 사도가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님을 주님과 메시아로 삼으셨습니다"(사도 2,36)라고 선포했는데, 메시아를 그리스말로 옮긴 단어가 그리스도입니다. 따라서 달리 표현하자면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삼으셨다''가 되지요.
 그런데 사도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마치 한 단어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서간에서 ''예수 그리스도'' 또는 ''그리스도 예수''라는 표현이 160회 이상 사용된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지요.
 바오로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 혹은 ''그리스도 예수''라는 말을 그토록 많이 사용했지만 정작 자신은 베드로를 비롯한 다른 사도들과 달리 역사의 예수님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바오로가 만난 예수님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였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바오로 사도에게서 예수님은 누구인가 하는 물음은 바로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하는 물음과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바오로가 전하는 복음
 바오로 사도에게서 그리스도 예수님은 어떤 분일까요? 바오로가 전하는 복음에 비춰서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바오로는 코린토1서에서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나도 전해 받았고, 여러분에게 무엇보다 먼저 전해준 복음은 이렇습니다. 곧 그리스도께서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되살아나시어…나타나셨습니다"(1코린 15,3-5).
 이 대목을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는 그리스도의 죽음 이유에 관해서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돌아가신 것은 우리 죄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 때문에 죽으셨다는 것은 당신의 죽음으로 우리 죄값을 대신 치르셨다는 것, 곧 우리를 속량하셨다는 것을 뜻하지요(로마 3,24 ; 1코린 7,23 참조).
 바오로 사도는 이 속량이 하느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값을 치르고 여러분을 속량해 주셨습니다"(1코린 6,20). 따라서 그리스도 예수께서 우리 죄 때문에 죽으신 것은 하느님께서 이루신 일, 곧 하느님 뜻에 따라 된 일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로마서에서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로마 4,8).
 따라서 그리스도의 죽음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닙니다. 하나는 우리 죄로 인한 죽음, 달리 말해 죄인인 우리의 구원을 위한 죽음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죽음이 우리에게 대한 하느님 사랑의 증명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구원적 죽음은 또한 하느님의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를 통해 당신 사랑을 입증해 보이신 것이지요.
 둘째는 그리스도의 부활과 관련해서입니다. 부활은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활은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부활도 하느님께서 이루신 일이라는 것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지요.
 예수 그리스도는 도대체 어떤 분이기에 그분의 죽음과 부활에 하느님께서 이렇게 깊이 개입하신 걸까요? 바오로 사도가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해 사용하는 여러 호칭들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이 물음에 대한 바오로 사도의 답이 어떠한지를 알아봅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호칭들
 ◇그리스도
 앞에서 잠시 언급한 것처럼 그리스도는 ''기름부음받은이''를 뜻하는 히브리말 ''메시아''를 그리스말로 옮긴 것이지요. 구약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서 뽑으신 지도자 곧 왕이나 예언자로 내세울 때에 그 사람에게 기름을 붓는 예식을 거행했습니다. 그리고 이민족들의 숱한 압제에 시달리면서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서 언젠가는 다윗 가문 후손 가운데서 자신들을 억압에서 구해줄 메시아를 보내주실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벤야민 지파의 정통 바리사이 출신인 바오로 사도는 구약의 이 메시아 기대 사상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마스쿠스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극적 체험을 한 후에 사람들이 못박아 죽인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박해했던 예수님이 바로 그리스도 곧 메시아라며 복음을 선포하지요.
 바오로가 선포하는 예수 그리스도는 단순히 구약의 다윗 왕가의 혈통을 이은 메시아로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 죄 때문에 죽었다가 참으로 되살아나신 그리스도, 부활하신 그리스도입니다(로마 8,34 참조). 예수 그리스도란 예수님이 바로 그 그리스도라는 고백이요 선포인 것입니다.
 ◇주(님)
 바오로 사도는 서간들에서 ''주 예수 그리스도'' 또는 ''주 그리스도''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합니다. 어떤 곳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선포한다"(2코린 4,5)는 표현도 쓰지요. ''주(님)''란 구약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야훼''라는 하느님 이름을 부르지 못해 대신 ''아도나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주(님)''는 이 ''아도나이''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의 권능을 지닌 곧 신적 주권을 지닌 초월적 그리스도, 메시아임을 고백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주목할 것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부르는 배경입니다. 로마서 서두에서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께서는 육으로는 다윗의 후손으로 태어나셨고, 거룩한 영으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시어, 힘을 지닌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확인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로마 1,3-4). 바오로는 부활 사건이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의 아들임을 확인하는 증표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그리스도'' ''주(님)'' ''하느님의 아들''이란 표현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나타내는 단어들임을 확인할 수가 있지요. 이제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를 바오로 사도의 표현을 빌어 종합적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바오로 사도는 필리피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지를 잘 제시하고 있습니다. 2장 6-11절로, 찬찬히 살펴보면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드러납니다.
 ㉠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신 분, 곧 하느님과 본질이 같으신 분이십니다. (영원으로부터 계시는 하느님의 아들)
 ㉡ 그러나 이를 당연시 하지 않고 자신을 비워 종의 모습을 취해 사람이 되셨을 뿐 아니라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낮추고 순명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의 강생과 수난 구속)
 ㉢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높이 들어 올리시어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습니다. (부활과 승천 현양)
 ㉣ 그리하여 모든 이가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이라고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립니다. (이미 시작된 그러나 종말에 완성될 모습)
 그리스도교가 2000년을 거쳐 내려오면서 예수 그리스도께 관해 믿고 고백하는 신앙의 진리들을 이 대목이 함축적으로 거의 모두 담아내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리고 이 핵심 내용들이 바오로 사도의 서간들 곳곳에서 -때로는 특정 부분이 강조되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필리피서에 나오는 이 내용은 좀 더 나중에 집필된 콜로새서 ''그리스도 찬가''(콜로 1,15-20)에서 더욱 풍요롭게 확장됩니다.
 "그분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맏이이십니다. 만물이 그분 안에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만물이 그분을 통하여 또 그분을 향하여 창조되었습니다. 그분께서는 만물에 앞서 계시고 만물은 그분 안에서 존속합니다…과연 하느님께서는 기꺼이 그분 안에서 온갖 충만함이 머무르게 하셨습니다. 그분 십자가의 피를 통하여 평화를 이룩하시어 땅에 있는 것이든 하늘에 있는 것이든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만물을 기꺼이 화해시키셨습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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