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허윤석 신부님] 상지(上智)의 옥좌(玉座)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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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타한인성당 | 작성일2010-08-15 | 조회수656 | 추천수0 | |
최고의 명문대를 나온 신혼부부가 있었다. 남편은 축산업을 연구하는 박사였고 부인은 명문대를 수석으로 합격한 선생님이었다. 결혼을 한 후 남편의 연구를 위해 두부부는 오지의 산간마을로 이사와 자리를 잡고 살게 되었다. 그러더중 부인은 동료 선생님의 선교로 예비자 교리를 받았다. 입교식을 하던 그 달에 그 집안은 경사가 났다. 바로 첫아이가 임신된것이었다. 하느님의 축복이라면서 많은 동네이웃사람들과 교우들이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1년동안 입덧이 심하면서도 부인은 열심히 예비자교리에 참석하였다. 몸을 걱정하여 임신을 한 몸이니 다음해에 아이를 낳고 세례를 받으라는 교우들의 염려의 말씀도 있었지만 그 부인은 하느님의 주신 은총의 아이가 태어나기전에 어머니가 세례를 먼저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면서 열심히 교리를 배웠다.
수녀님께서 가르쳐 주신 묵주기도를 열심히 하면서 태어날 아기를 위해 그리고 태교를 위해서도 기도하였다. 드디어 부인은 만삭이 되어 세례를 받았고 그 세례명을 마리아라고 지었다. 교리 수녀님이 지어주신 세례명이었다. 수녀님은 ‘성모님은 상지의 옥좌 즉 지혜로움의 빛나는 의자라는 칭호를 받으신 예수님의 어머니이다. 이세상은 단순히 노력하여 보이는 것을 대상으로 하는 지식보다는 참다운 믿음과 희망 그리고 경험과 사랑에서 오는 지혜라는 눈을 통하여 살아가야한다. 그리고 앞으로 어머니가 될 선생님은 그러한 신앙의 지혜로움을 통해 태어날 아이와 학생들을 가르쳐야 된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그 부인이 상지의 옥좌이신 마리아의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은 지 얼마 안되어 그 부인은 어머니가 되셨다. 온 이웃과 성당에서 그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였다. 그러나 박사님이신 아버지는 입교하지 않았다. 아이가 태어난지 얼마안되서 정말 혹한의 겨울이 닥쳤다. 혹한의 겨울 늦은밤 갑자기 아기가 울기 시작했다. 눈이 충혈되고 왼쪽눈이 차츰 붓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별것 아닐것이라 생각했더니 금새 눈이 커다랗게 붓기 시작했다.
부부는 당황하였다. 읍내의 병원은 너무나 멀었고 차는 끊기었다. 늦은밤 혹한과 눈보라로 아이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엄마는 묵주를 들고 성호를 그었다. 수녀님이 선물하신 그 묵주를 들고 묵주기도를 하면서 아이의 눈 주위를 성수(聖水)로 계속 닦아 주었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당황하지 말고 기도하며 성수로 성호경을 그으라는 수녀님의 말씀이 생각났던 것이다.
어린아이의 눈은 붓고 있었지만 어머니는 정성된 마음으로 성모님께 기도하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박사인 남편은 이런 마음이 들었다. “아니 이런 상황에서 무슨 묵주니 성수가 필요하단 말인가? 최고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나의 아내는 학교 선생님이 아닌가? 계속해서 저렇게 같은 기도문(성모송)만 반복하는 저런 기도가 도대체 무슨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가? 저것 역시 미신이 아닌가? 과학적으로 의학적으로 이것이 무슨 도움이 되는가? 나는 저 여자를 참으로 지혜롭다고 생각했는데 ........... ”
남편은 그만 집앞들로 나가 담배를 피워댔다. 아픈 아이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과 왠지 실망스럽게 느껴지는 부인의 기도모습때문이었다. 한참을 지나 다시 들어가 남편은 기도하는 부인에게 한마디 쏘아 붙였다. “미신 같은 호들갑 떨지 말고 몇시간 뒤면 날이 밝으니 첫 버스로 읍내 큰 병원 소아과에 가봐!”
남편은 그렇게 잠자러 가고 부인은 밤새 아이를 위해 기도하였다. 새벽이 되서야 아이의 붓기는 차츰줄었고 어머니 역시 지쳐 잠들었다. 아침에 남편이 일어나 보니 거실에서 아이를 품에 앉고 잠든 아내와 그품안에서 붓기가 내려 새근 새근 잠든 아들을 볼 수 있었다. 다행이었다. 아내를 깨워 병원에 가서 원인을 알아보라고 했다. 엄마는 아침일찍 소아과 전문의를 찾았다. 자초지정을 듣게 된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참으로 지혜로운 어머니이십니다. 이 아이는 눈 주위에 염분을 조절하는 균형이 깨졌던 상태입니다.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눈이 일시적으로 감염되었던 것입니다. 이때 급하시다고 항생제나 그 밖의 약을 함부로 복용했다면 어린아이에게 큰 일이 날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성수물로 아이의 눈을 깨끗이 여러번 반복해서 닦아주신 것 정말 잘하신 것입니다. 성수물이 무엇입니까? 저는 신자가 아니지만 성수물은 식염수와 같은 것입니다. 소금을 탄 물 맞지요? 그리고 아이를 잘 진정시켜주셔서 그것 또한 잘한 것입니다.”
남편은 오늘 있었던 의사의 말을 전해 듣고 정말 얼굴이 부끄러워 들지 못했다. “미안해 여보! 나는 아이가 아팠을 때 괜한 짜증만 내며 당신과 당신이 믿는 신앙을 함부로 평가했소, 사실 내가 한것이라고는 들에 나가 담배만 피워댔지! 우리아이가 생겼다고 당신 입교할 때 아이가 생겼다고 정말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다고 기뻐할때는 언제고 아이가 아프자 기도하는 당신을 미신을 믿는다고 판단하다니!”
아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녀님의 말씀이 참 맞았어요! 이 세상은 단순히 지식의 힘으로만 살수 없는 것이예요! 사랑이 믿음과 결합된 지혜를 통해 살아가야 해요! 제가 성수물이 식염수였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하느님의 섭리이시죠! 예수님이라는 하느님의 아드님을 인간이신 마리아께서 얼마나 길으시기 힘드셨겠어요? 하지만 그분은 기도를 통하여 그리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통해 성자의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잘해내신 것 같아요! 어머니는 된 것이 아니라 되어가는 것임을 알았어요! “ 그 사건을 계기로 그 남편 역시 입교하여 가난한 산간의 경제에 이바지하는 나눔의 봉사자가 되었다고 한다.
에디슨은 말했다. “필요가 발명을 낳는다.”고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삶의 역경속에서 기도가 지혜를 낳는다.”고 성서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하느님을 믿는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서로 어울어져 좋은 결과를 낳습니다. 그것은 모든 것을 주제하시는 하느님께서 모든 것의 주인이시기 때문입니다. 직분과 일의 과정은 다양하지만 결과는 하나입니다.”
성모님을 상지의 옥좌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성모님께서 최고 명문대의 유아교육학과를 나오셔서가 아니라 기도와 믿음 그리고 사랑으로 성자를 기르신 노력하는 분이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자식에 대한 지식과 이해력만으로는 진정한 어머니가 될 수 없는것이다.
우리의 지식은 하느님의 경륜과 지혜에 비하면 개미의 더듬이에 불과하다. 개미의 더듬이 보다는 성모님의 지혜의 옥좌인 하느님을 향한 믿음을 통해 살아감이 더 든든한 보험이 아닐까?
“이 몸은 주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제게 이루어 지길 바랍니다.”(루가 1.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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