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혼인조당 해소를 위한 바오로 특전과 베드로 특전 | 카테고리 | 7성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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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타한인성당 | 작성일2010-10-06 | 조회수4,081 | 추천수0 | |
[질문]
혼인조당 해소와 관련해서 바오로 특전, 베드로 특전이라는 게 있다는 데 알려주세요.
◇ 바오로 특전이란 보편교회법인 교회법전 제1143조 1항은 "두 비 영세자들 사이에 맺은 혼인은 세례 받지 않은 편 당사자가 갈라선다면 세례 받은 편 당사자의 신앙의 혜택을 위한 바오로의 특전에 의하여 세례 받은 편 당사자가 새로운 혼인을 맺는 그 사실 자체로써 해소된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1143조 2항과 1144조는 이와 관련한 사항을 부연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풀어서 설명을 드립니다. 바오로 특전은 특별한 경우에 합법적이고 유효한 혼인을 맺은 두 사람의 혼인 유대가 ''바오로 특전''에 의해서 해소되는 것을 말합니다. 바오로 특전의 혜택을 입으면 조당에 걸리지 않고 재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오로 특전이 적용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따릅니다. ① 혼인할 당시에는 두 배우자가 모두 세례를 받지 않은 상황이어야 합니다. 즉 성사혼이나 관면혼이 아니라 자연혼 상태여야 합니다. ② 이혼 후나 이혼 전에 두 배우자 중 한 편이 세례를 받은 상황이어야 합니다. 두 사람 모두 세례를 받으면 자연적으로 성사혼으로 승격되기 때문에 혼인 유대의 해소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③ 세례를 받지 않은 편이 실제로 동거 생활을 접고 떠나간 상황이어야 합니다. 나라법에 따라 이혼한 경우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④ 실제적 별거 또는 이혼 사유가 세례 받은 편에 있지 않아야 합니다. 예컨대 세례 받은 편이 세례 받기 전이나 후에 간통 등으로 부부 생활을 더 지속할 수 없게 했다거나, 배우자나 자녀들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해 견딜 수 없게 했다거나 그 밖의 여러 방법으로 부부 생활을 지탱할 수 없게 하는 빌미를 제공할 경우엔 바오로 특전이 적용될 수 없습니다. 위와 같은 조건에서 세례 받지 않은 배우자 편에서 헤어진 것이 합법적으로 확인되면 세례 받은 배우자는 바오로 특전의 적용을 받아 새로운 혼인을 맺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혼인을 맺는 순간에 첫 번째 혼인의 유대가 해소됩니다. ◇ 왜 바오로 특전이라고 부르는가 위 설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바오로 특전은 혼인 후에 세례를 받은 신자의 신앙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즉 세례를 받지 않은 이들끼리 유효하고 합법적인 혼인(자연혼)을 한 후에 어느 한 편이 세례를 받아 신자가 됐는데, 그로 인해 상대방으로부터 물리적 또는 심리적 폭력을 받아 신앙 생활을 계속 해나가는 데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경우, 세례 받은 신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특전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를 바오로 특전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특전이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련되는 성경 대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 밖의 사람들에게는 주님이 아니라 내가 말합니다. 어떤 형제에게 신자 아닌 아내가 있는데 그 아내가 계속 남편과 함께 살기를 원하면, 그 아내를 버려서는 안 됩니다. 또 어떤 부인에게 신자 아닌 남편이 있는데 그가 계속 아내와 함께 살기를 원하면 그 남편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신자 아닌 남편은 아내로 말미암아 거룩해졌고, 신자 아닌 아내는 그 남편으로 말미암아 거룩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의 자녀도 더러울 터이지만 사실은 그들도 거룩합니다. 그러나 신자 아닌 쪽에서 헤어지겠다면 헤어지십시오. 그러한 경우에는 형제나 자매가 속박을 받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평화롭게 살라고 부르셨습니다"(1코린 7,12-15). ◇ 바오로 특전의 적용 바오로 특전의 적용을 받으려면, 세례를 받지 않은 당사자에게 두 가지 질문을 해야 합니다. 첫째는 세례를 받지 않은 당사자 본인에게 세례를 받을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것이고, 둘째는 적어도 창조주께 대한 모독 없이 세례 받은 편 당사자와 평화롭게 동거하기를 원하는지를 묻는 것입이다(교회법전 1144조 1항).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세례 받지 않은 편 당사자가 부정적으로 답변을 해야만 세례를 받은 편은 바오로 특전을 통해 두 번째 혼인을 유효하게 맺을 수 있습니다. 이는 바오로 특전 자체가 세례 받은 신자의 신앙읕 보호하는 데 기본 취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첫 번째 혼인의 배우자가 세례 받은 신자의 신앙을 존중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고 답한다면 바오로 특전의 적용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한편으로 이 질문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첫 번째 혼인한 배우자를 찾을 수가 없는 경우, 또는 부정적 답변이 나올 것이 너무나 명백해서 질문을 하나마나일 경우가 그러합니다. 바오로 특전을 적용받으려면 해당되는 신자는 관할 본당사제와 상의한 후 소정 양식을 갖춘 서류를 준비해야 합니다. ◇ 베드로 특전이란 베드로 특전은 지상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 곧 교황의 특별한 권한으로 신자들의 신앙의 유익을 위해 혼인유대 해소의 특전을 내리는 것입니다. 베드로 특전에 관해서 조금 더 알아봅니다. 베드로 특전은 가톨릭 신자와 세례 받지 않은 비신자가 혼인했을 때 또는 비 신자와 개신교 세례를 받은 신자가 혼인했을 때 이 혼인의 유대를 교황의 특권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신자인 김씨는 비신자인 박씨와 관면혼을 한 후 이혼했습니다. 이때 이혼 사유가 신자인 김씨에게 있지 않다면, 김씨는 베드로 특전을 통해 박씨와의 혼인 유대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또 비신자인 송씨가 개신교 신자인 이씨와 혼인을 했다가 이혼했습니다. 그런 후 송씨는 가톨릭 신자로 세례를 받았고 가톨릭 신자와 혼인을 하고자 합니다. 이때에도 신앙의 유익을 위해서 베드로 특전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베드로 특전은 바오로 특전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바오로 특전은 첫 번째 혼인 당시에 두 사람 모두 신자가 아니어야 하지만, 베드로 특전은 첫 번째 혼인 때에 어느 한 편이 세례받은 신자인 경우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 특전의 적용을 받으려면 세례받지 않은 편이 이혼 때까지 세례받지 않은 상태여야 합니다. 그 사이에 세례를 받았다면 두 사람의 혼인은 자연적 유대만을 지니는 자연혼에서 성사적 품위를 지니는 성사혼으로 격상되기 때문에 혼인유대가 해소되지 않습니다. 혹시 세례를 받았다면 세례 이후에는 부부 관계가 없어야 합니다. 베드로 특전과 관련해서 예상되는 어려움은 필요한 서류를 갖춰 교황청에 제출한 후 교황에게서 직접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경제적 비용도 많이 들기에 극히 예외적이 아니면 베드로 특전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 또 굳이 베드로 특전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혼인유대를 해소를 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편 교회법전 제1148조는 일부다처제 또는 일처다부제와 관련한 규정을 담고 있는데 이 규정도 넓은 의미에서 베드로 특전을 이용한 ''신앙의 특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일부다처제에서 남자가 세례를 받아 가톨릭 신자가 되면 첫 번째 아내 또는 여러 아내들 가운데서 한 아내만을 남겨 두고 나머지는 떠나보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처다부제일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울러 교구 직권자는 그 지방과 주민의 윤리적 사회적 경제적 조건을 고려해서 떠나보내는 아내들(또는 남편들)이 "정의와 그리스도교적 애덕과 자연적 공평의 규범에 따라 충분히 배려되도록 보살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요(1148조 3항). 이 법조항은 교회가 만민 선교에 나서면서 전교 지방에 일부다처제 또는 일처다부제의 풍습이 있음을 알고는 이를 고려해서 교황들이 교황령을 만들게 됐고 그것이 교회법에 들게 된 것이어서 일종의 베드로 특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 알아둡시다 가톨릭 신자들은 이혼하면 성사생활을 할 수 없을까요? 이런 질문에 대해 성사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대답하는 신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이혼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에서는 이혼이라고 하면 혼인유대가 끊어지는 것이고 그 자체로 남남이 돼 버리지요. 하지만 교회에서는 이혼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습니다. 성사혼으로 맺어진 혼인의 유대는 결코 해소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성사혼으로 맺어진 경우에는 비록 도저히 함께 살 수 없어서 이혼을 했다 하더라도 사회법으로는 이혼이라는 말이 성립될지 모르지만 교회법으로는 이혼이 성립이 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별거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별거 중인 경우에는 성사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이와 재혼을 한다면 그 자체로 혼인장애(조당)에 걸리게 되고, 따라서 성사생활에 제약을 받게 됩니다. 즉 미사에 참례하더라도 성체를 모시지 못하며 고해성사를 볼 수도 없게 되지요. 하지만 죽을 위험이 긴급할 때에는 교구 직권자는 이런 혼인장애에 대해서도 관면할 수가 있습니다(교회법전 1079조 1항).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 평화신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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