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물] 믿음의 동행자, 문제의 해결사 디도(티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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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4-11-03 | 조회수3,861 | 추천수0 | |
[성서의 인물] 믿음의 동행자, 문제의 해결사 디도
사도 바오로에게는 여러 명의 협조자들이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디도였다. 디도는 그리스 사람으로 사도 바오로를 만나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사람이었다. 디도는 사도 바오로가 바르나바와 함께 예루살렘 회의에 참석할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던 인물이다. 사도 바오로의 전교활동에는 항상 그가 동행했다. 디도는 믿음직스럽고 충실한 사람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신심 깊은 신자였다. 사도 바오로가 디도를 가리켜 "같은 믿음의 생활을 하는 진실 된 아들"이라고 소개할 정도였다. 디도는 사도 바오로의 손발처럼 든든한 협조자일뿐 아니라 영적인 부자지간이었던 것 같다. 사도 바오로가 생각할 때 디도는 그리스도교 신앙인의 모범으로 여겼던 것 같다. 사도 바오로가 이방인들에 대한 선교상황을 예루살렘교회에 알리려 할 때 모델로 디도를 데리고 갔을 정도였다.
사도 바오로의 충실한 두 제자는 디모테오와 디도였다. 디모테오는 어머니가 유다인이었지만, 디도는 순 그리스인으로 개종한 제자였다. 디도는 디모테오 보다는 더 나이가 많았고 성격과 수완에 있어서도 디모테오 보다 원숙한 듯하다. 고린토 교회의 사태 수습을 위해 디모테오를 보냈으나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디도가 파견되어 사태 수습을 한 것을 보면 디도는 지혜와 정치적 수완도 있었던 인물로 보인다.
그런데 디도는 디모테오처럼 바오로의 서신에서 송신자로 이름이 함께 연명된 일이 없고, 사도 행전에도 디도의 행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의 이름은 고린토 후서 등 몇 편의 서간에서 잠시 소개될 뿐이다. 이처럼 철저하게 사도 바오로의 그림자처럼 그의 활동에 함께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디도의 가장 현저한 활동은 뭐니뭐니 해도 고린토 교회의 문제 해결에서였다. 고린토 교회의 분열은 바오로의 큰 관심사였다. 교회가 여러 파로 분열되어 있다는 것은 교회의 붕괴로 이어질 가장 나쁜 조짐이었다. 바오로는 처음에 디모테오를 보내면서 그를 정중히 대접해 줄 것을 신신당부했다. 그런데 디모테오의 활동은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그 후 고린토 교회의 사정은 더 악화되었고, 바오로에 적대적인 유다인들이 득세하여 그들은 거만해져서 교회를 혼란에 빠뜨렸다. 이런 사정을 수습하기 위해 바오로는 급히 고린토를 방문하였으나 결국 이 여행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 후 고린토 교회는 더 혼란해지고 바오로는 모욕을 받고 에페소로 돌아오게 되었다. 마침내 바오로는 디도를 고린토에 다시 보내어 계속 사태 수습에 노력하게 하였다. 또한 가난한 삶들을 위한 헌금 모금 사업도 벌이도록 지시하였다.
"이보게 디도, 고린토 대부분의 교인들은 믿음이나 언변, 그리고 지식이나 열성이 따를 수 없는 훌륭한 신자들이요. 그들을 잘 사목 해 주시오. 분열된 교회를 하나로 만들어 주고 은혜로운 헌금 모금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해 주시오."
"알았습니다. 분부대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바오로는 마케도니아에서 디도를 만나 고린토 교회의 사태 수습이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또한 구제 사업을 위한 헌금 모금도 성공적이었음을 알고 몹시 기쁘고 만족했다. 바오로는 기쁨에 넘쳤고 만족했다.
드디어 바오로가 고린토에 세 번째로 도착했을 때에는 여러 난제가 쉽게 해결되고 바오로는 다음의 계획인 로마전교를 준비할 수 있었다. 바오로는 교우들 앞에서 디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디도는 나의 참 아들이요, 친구이며, 믿음의 동반자입니다. 디도는 여러분이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맞아준 것에 대해 신자 여러분에게도 큰 애정을 품고 있습니다."
바오로가 전도여행을 하면서 디도는 그레데 섬에 남겨두어 사목을 담당하게 하였다. 디도가 할 일은 교회를 돌보며 원로를 임명하게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계속 여행하면서 디도에게 서간을 보내어 사목의 지침을 내려주었다.
"디도! 내가 그대를 그레데 섬에 홀로 남겨둔 것은 내가 다하지 못한 사업을 완결 지으려는 것이오. 훌륭한 원로들을 뽑아주어 교회가 자립할 수 있게 해주오. 그리고 그레데 사람들 중에 악명 높은 자들이 많소. 그들은 더러운 이익을 위해 못된 것을 가르치는 자들이오. 그대는 그들을 꾸짖어주고 건전한 교리에 부합하는 것만을 가르치시오."
그레데 섬은 지중해 상에 있는 섬인데 상당한 수의 교회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바오로는 디도에게 원로의 임명과 이단의 경계 등을 지시하고, 교회 각계 각층에 대한 교훈과 사회일반에 관한 교훈 등 상세하게 편지를 썼다.
바오로가 디도를 그레데 섬에 홀로 남겨두고 중대한 임무를 부탁하고 있는 것은 디도에 대한 절대적인 신임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디도는 바오로가 힘들어하는 일을 담대하게 처리할 수 있는 가장 믿을만한 제자였던 것이다. 그래도 바오로는 어떤 의미에서 참 행복했던 사람이었다. 어려운 문제의 해결사인 디도 같은 제자가 있었으니까.
[평화신문, 2001년 10월 14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전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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