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물] 키프로스의 첫영세자 세르기오 바오로 총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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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4-11-03 | 조회수3,627 | 추천수0 | |
[성서의 인물] 키프로스의 첫 영세자 세르기오 바오로 총독
바르나바와 바오로에게 성령께서 명령을 내리셨다. "이제 땅 끝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라." 그들은 성령의 이끄심 대로 셀류기아로 내려가서 배를 타고 키프로스 섬으로 건너갔다.
바오로 사도의 세계 선교를 위한 첫 번째 선교여행은 시리아의 안티오키아를 떠나 키프로스 섬에서 첫 번째로 시작하게 되었다. 첫 번째로 선교여행의 열매는 키프로스 섬의 총독인 세르기오 바오로 였다. 키프로스는 바르나바의 고향이었다. 바르나바는 일찍이 키프로스에 있는 자신의 땅을 판 돈을 예루살렘의 가난한 신자들을 위해서 사도들 발 앞에 갖다 놓은 적이 있었다.
세르기오 바오로는 영리하고 지혜 있는 사람이었다. 바르나바와 바오로를 관저로 불러 하느님 말씀을 듣고자 했다. 세속적인 관점에서 볼 때 세르기오 바오로 총독은 부러울 것 없이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었다. 그는 로마의 고급 관리였고 재산도 많은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마음에서 진리를 추구하고 열망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키프로스 섬에 도착한 바르나바와 바오로를 불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자 했던 것이다. 그는 학문을 통해 지적이고 논리를 갖춘 인물이었다. 사람들로부터 바오로와 바르나바의 명성과 행적을 듣던 터라 그들을 꼭 만나고 싶어했다.
그런데 총독의 시종인 바르예수라는 유다인 마술사가 있었다. 그는 거짓 예언자였고 그리스 이름으로는 엘리마라고 불렸다. 마술사 바르예수는 총독이 바오로와 바르나바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르예수는 자신의 부하를 불러 지시했다.
"총독께서 바오로와 바르나바라는 그리스도교인을 만나려고 한다. 만약 총독께서 그리스도교로 개종을 하면 큰일이야. 어떤 방법과 수단을 써서라도 총독 각하를 만나지 못하게 해야지."
"어떻게 할까요?"
"이 사람아 머리를 써. 우선은 그들에 대해 흑색선전으로 나쁜 소문을 퍼뜨리고 총독 각하와 면담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를 해."
바르예수라는 마술사는 온갖 치사한 방법을 동원해 세르기오 바오로 총독의 개종을 막으려고 사도를 방해했다. 드디어 바오로 사도는 바르예수의 간계를 알게 되었다. 바오로 사도는 바르예수를 죽일 듯이 무서운 기세로 쏘아보며 독설을 내뱉었다.
"야, 이 기만과 죄악으로 가득 찬 악마 새끼야!"
"뭐라고? 사도라는 놈이 입이 걸기도 하지 왜 욕지거리야?"
"난 네가 한 일을 다 알고 있다."
"뭐를 안단 말이야?"
바르예수는 바오로 사도의 말에 대꾸는 간신히 했지만 너무 기세가 등등하여 이미 기가 죽어 있었다.
"네가 한 나쁜 죄악들을 낱낱이 다 알고 있어. 그런데도 너는 양심의 거리낌 없이 나쁜 짓만 골라 하는 악당이야, 이 놈아!"
"난 너한테 해를 끼친 일이 없는데 왜 이 난리야?"
"너는 주님의 길을 방해하고 있는 거야. 이제 주님이 너를 내리치실 것이다."
"너희 주님이 내리친다고? 헛소리하고 있네."
"농담이 아니다. 이제 너는 눈이 멀어 한동안 햇빛을 못 보게 될 것이다."
사도 바오로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정말 안개와 어둠이 갑자기 내리 덮었다. 그리고 얼마 후 바르예수는 앞이 보이지 않아 앞을 더듬게 되었다. 세르기오 바오로 총독은 이 광경을 처음부터 똑똑히 보고 있었다. 마술사 바르예수가 눈이 멀게 된 사건을 보고 하느님을 믿게 되었다.
복음의 가르침과 주님의 능력을 체험하는 것은 학문적이나 영역이나 이성적인 능력이 아니다. 그는 어쩌면 바오로 사도의 말씀과 행적을 보고 놀랐고 두려웠던 것이다. 총독은 자신의 눈 앞에서 벌어진 놀라운 광경과 사도들의 가르침에 감동을 받아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교 신도가 되었다.
주님의 말씀은 능력이 있다. 말씀 자체가 곧 살아있는 능력인 것이다. 만일 그 위대한 힘을 거스르고 대항한다면 그 결과는 눈에 보이듯 뻔하다.
[평화신문, 2001년 11월 18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전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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