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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 다시 생명을 찾은 도르가(도르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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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3 조회수4,269 추천수0

[성서의 인물] 다시 생명을 찾은 도르가

 

 

요빠에 다비타라는 여신도가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그리스말로 '사슴'이란 뜻의 '도르가'라고도 불렀다. 그녀는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착한 일과 구제사업을 많이 했던 믿음의 여인이었다.

 

그녀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랑을 실천했다. 그녀는 자신의 집에 문을 활짝 열어 가난한 사람들을 받아들여 입히고 먹을 것을 주었다. 사람들은 길가에서 굶주리는 이들을 만나면 "저기에 있는 도르가의 집에 가보세요."라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그녀의 집에는 의지할 데 없는 노인들, 버림받은 과부나 고아들이 항상 북적거렸다. 그녀는 다른 이의 아픔을 감싸주고 병든 이들을 돌보고 배고픈 이들의 양식을 챙겨주었다. 사람들이 그녀에게 어떻게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물어보면 담담하게 대답했다.

 

"우리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따를 뿐입니다. 주님은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라 하셨잖아요. 주님을 믿는 이는 당연히 배고픈 사람에게 빵을 주고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고 나그네를 따듯하게 대접하고 헐벗은 사람에게 입을 것을 주고 병든 이와 감옥에 갇힌 이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르가의 이런 행동은 주위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그녀의 이런 행동에 영향을 받아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갖는 이들도 많이 늘어났다. 그녀는 충실한 예수님의 여성 제자였다. 그녀가 속해 있던 요빠의 공동체는 그녀의 선행과 자선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병이 들어 시름시름 앓더니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요빠의 공동체는 큰 슬픔에 빠졌다. 그녀가 죽자 공동체는 즉시 근처 리따에 머물고 있던 베드로에게 신도 두 명을 보냈다.

 

"베드로 선생님, 어서 지체하지 말고 요빠로 가주시기 바랍니다."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저희 교회의 도르가가 죽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신자들이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알았습니다. 그럼… 어서 서둘러 길을 떠납시다."

 

베드로 사도와 신도 일행이 요빠에 도착했다. 사람들은 베드로 사도를 이층 방으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도르가 시신 주위에 과부들이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베드로 사도를 보자 그에게 몰려와서 통곡하였다.

 

"선생님, 어떡하면 좋아요. 도르가를 살려주세요. 이 옷 좀 보세요. 그녀가 살아있을 때 가난한 이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속옷과 겉옷입니다. 그녀의 이 착한 마음을 헤아려주셔요."

 

베드로 사도는 잠시 난감한 생각이 들었다. 이미 도르가는 죽어서 저렇게 누워있는데 어떻게 살릴 수 있단 말인가. 베드로 사도는 자신의 능력으로는 그녀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베드로 사도는 그전에 예수님께서 야이로의 딸을 살리시던 일이 떠올랐다. 베드로 사도는 주위에 몰려있던 사람들에게 조용히 말했다.

 

"잠시 모두들 나가 있으십시오."

 

사람들이 모두 나가자 베드로 사도는 시신 곁으로 다가갔다. 도르가는 마치 누워서 잠을 자는 듯이 보였다. 베드로는 창문을 향해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기도를 시작했다.

 

"주님, 주님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전 죽어버린 도르가를 다시 살릴 수 없습니다. 저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녀를 죽음에서 살릴 수 있으십니다. 저를 제발 도와주십시오. 주님의 이름으로 그녀를 다시 살려주십시오."

 

베드로 사도는 기도를 마치고 시체 쪽으로 돌아서며 "다비타, 일어나시오." 하고 말했다. 베드로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누워있던 도르가의 얼굴에 화색이 다시 돌기 시작했다.

 

이윽고 도르가는 눈을 뜨고 서있는 베드로를 누워서 바라보았다. 그리고 베드로 사도인 것을 알아채고는 일어나 앉았다. 마치 도르가는 잠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아무 일도 없는 것같이 보였다.

 

베드로 사도는 이번에는 그녀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리고 그녀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아래층에 모여있던 신도들과 과부들은 도르가를 보자 마치 유령을 보듯이 놀라 자빠졌다. 큰 소리를 지르는 이도 있었다.

 

베드로 사도는 그녀가 다시 살아난 경위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우리의 주님께서 바로 이 여인을 다시 살려주었소." 사람들은 이 소식을 널리 알리게 되었고 많은 이들이 주님을 믿게 되었다.

 

주님의 사랑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몸소 실천한 도르가. 그녀는 죽음에서 다시 소생하여 살아났다. 그녀는 다시 살아난 후 죽을 때까지 선행과 사랑을 실천했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빛나는 믿음으로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오늘같이 이기적이고 물질만능주의가 판을 치는 시대에 더욱 더 많은 도르가와 같은 이들이 그리워진다.

 

[평화신문, 2002년 1월 20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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