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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물] 성서 속의 동물들: 당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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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3 조회수4,501 추천수0

성서 속의 동물들 : 당나귀

 

 

예수님이 태어나신 것은 베들레헴의 작은 마굿간이다. "그들이 베들레헴에 가 머물러 있는 동안 마리아는 달이 차서 드디어 첫 아들을 낳았다. 여관에는 그들이 머무를 방이 없었기 때문에 아기는 포대기에 싸서 말구유에 눕혔다."(루가 2, 6-7)

 

마른 잎을 두는[馬槽]가 있었기에 마굿간이었을 것이다. 그곳은 경마장처럼 커다란 마굿간이 아니고 그곳에서 키우던 말도 훌륭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독립되어진 말구유가 아니고 돌로 쌓은 집의 일 부분으로 토간에 당나귀를 둘 정도의 장소였을 것이다.

 

로마 황제 아우구스티누스의 호구조사령으로 일어난 인구조사를 위해 갈릴레이 나자렛에서 유대 베들레헴까지 100Km가 넘는 길을 요셉은 임신중인 마리아를 데리고 왔던 것이다. 임신한 마리아를 태워준 것도 당나귀였을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보여지듯 당시 이스라엘은 로마 제국의 지배하에 있었다. 지배자인 로마군은 많은 말을 가지고 있었다. 힘이 강한 말이 끄는 전차는 로마군에 많은 승리를 안겨 주었다. 로마보다 전에 이 땅을 거쳐 에집트를 더욱더 먼 인도 국경까지 정복한 알렉산더 대왕은 명마 부케화란즈에 올라타 대군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러나 피지배 민족이었던 이스라엘 사람들은 말을 가질 수 없었다. 대신 당나귀가 사람들의 여행에 사용되어져 짐을 옮기기도 했다.

 

당나귀는 성서 안에 평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역할을 주고 있다. "수도 시온아 한껏 기뻐하여라. 수도 예루살렘아, 환성을 올려라. 보아라, 네 임금이 너를 찾아 오신다. 그는 겸비하여 나귀, 어린 새끼나귀를 타고 오시어 에브라임의 병거를 없애고 예루살렘의 군마를 없애시리라. 군인들이 메고 있는 활을 꺾어 버리시고 뭇 민족에게 평화를 선포하시리라. 이 바다에서 저 바다까지, 큰 강에서 땅 끝까지 다스리시리라.'(즈가 9, 9-10)

 

성지주일로 알려진 예루살렘 입성 때에 예수님은 아무도 탄 적이 없는 당나귀를 타셨다. "시온의 딸에게 알려라. 네 임금이 너에게 오신다. 그는 겸손하시어 암나귀를 타시고 멍에 메는 짐승의 새끼,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다."(마태 21, 5)

 

새끼 당나귀를 타고 입성하시는 예수님은 태어나셨을 때에 당나귀 먹이통에 뉘여 있었을 것이다. 모세의 도움으로 에집트를 탈출한 40년간의 광야생활을 끝낸 이스라엘 사람들은 젖과 꿀이 흐르는 요르단 강의 대안이 바라다 보이는 모압의 평야까지 왔을 때의 일이다. 모압사람의 왕 시뽈의 아들 발람은 사람들에게 무서움을 주어 유프라테스강 유역에 사는 점쟁이 베올의 아들 발렘에게 부탁해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저주를 내리게 하려고 장로들에게 예물을 주어 발렘에게 보냈다. 하느님에게서 “그들을 따라 가지 말아라. 그 백성은 복을 받은 백성이니 저주하면 안 된다.”라고 들은 발람은 이것을 거절했지만 발락이 그들보다도 높은 고관들을 보내려 하자 막으면서 다음날 일찍 당나귀에 안장을 얹고 나갔다. 그렇지만, 그가 출발하자 하느님이 화가 나 가는 길을 막았다. "야훼께서 보내신 천사가 그의 길을 가로막고 섰다. 마침 발람은 나귀를 타고 두 종을 거느리고 있었다. 야훼의 천사가 칼을 빼든 채 길을 가로막고 서 있는 것을 보고, 나귀가 길을 벗어나 밭으로 들어가자 발람은 나귀를 때려 길로 들어서게 하였다. 그러자 야훼의 천사는 다시 포도밭 사잇길을 막고 섰다. 길 양쪽에는 담이 있었는데, 나귀가 야훼의 천사를 보고 벽에 몸을 비비는 바람에 발람의 다리가 벽에 긁히자 그는 다시 채찍질을 하였다. 야훼의 천사가 더 다가서며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몸을 뺄 수 없는 좁은 골목으로 몰아 세웠다. 나귀가 야훼의 천사를 보고 발람을 태운 채 털썩 주저앉자 발람은 화가 나서 지팡이로 나귀를 때렸다. 마침내 야훼께서 나귀의 입을 열어 주시니 나귀가 발람에게 항의하였다. ‘내가 무슨 못할 짓을 했다고 이렇게 세 번씩이나 때리십니까? 발렘은 나귀에게 "네가 이렇게 나를 놀리지 않았느냐? 내 손에 칼만 있었으면 당장 쳐죽였을 것이다. 나귀는 발람에게 말했다. 나는 당신의 나귀가 아닙니까? 오늘날까지 당신은 나를 줄곧 타고 다니셨는데 내가 언제 주인께 이런 일을 한 일이 있었습니까? 그가 대답하였다. 아니 없었다.“ (민수기 22,22-30)

 

성서에 동물이 말을 하는 것은 창세기 3장에 여자를 꼬드기는 뱀 외에 이 구절밖에 없다. 창세기에 뱀의 경우에는 사탄을 의미하고 있었기에 동물로 사람과 말을 하는 것은 발렘의 나귀뿐임을 알 수가 있다.

 

1948년에 열린 우에노 동물원에 어린이 동물원에는 전쟁에서 공적을 세운 히또모지라는 수컷 나귀가 있었다. 어느 밤중에 히또모지(一文字)가 어린이 동물원에서 말구유까지 도망 나온 적이 있었다.

 

당시 어린이 동물원 사무소 위에 살고 있었던 나는 ‘다다닥’ 하고 무엇인가가 뛰어 가는 소리에 놀라 일어나 말 구유를 보니 히또모지가 없어 졌다. 그래서 바로 커다란 말구유까지 가서 보았다. 그곳은 어린이 동물원이 생기기전에 히또모지가 있었던 장소로 말과 낙타 등의 가축들이 살고 있었다.

 

히또모지는 마굿간 통로 구석에서 꽁무니를 우리 밖을 향한 채 서 있었다. 목에다 줄을 걸기도 하고 다리에 밧줄을 걸기도 하면서 잡아 당겼지만, 히또모지는 완고하게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당기면 당길수록 몸을 벽에 붙여 힘을 쓰고 있었다. 가까운 곳에 있었던 대나무 막대기로 꽁무니를 때리자 히또모지는 커다란 소리로 울기시작했다.

 

당나귀는 몸부림치는듯한 소리로 “히-호, 히-호-”하며 울었다. 그 때의 히또모지의 소리는 “왜 이래, 싫어, 싫어....”소리치듯 들렸다.

 

몇 년 후 히또모지는 노령으로 이가 빠지고 매우 좋아하는 당근도 먹지 못하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동경 의과 치과 대학 선생이 금이빨을 만들어 주었다. 새로운 이빨을 한 히또모지가 제일 처음 씹었던 것은 치료 중 히또모지의 몸을 누르고 있던 담당자의 엉덩이였다. 만들어준 금이빨의 위력을 시험하기에는 좋은 부분이었을 지도 모른다. 당나귀는 이런 완고한 부분이 있는 동물이다.

 

막대기로 맞은 것에 항의하는 발렘의 나귀 이야기는 나귀의 목소리가 전해져 오는 것 같은, 그 정보가 역력히 눈에 보이는 듯한 이야기로 생각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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