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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물] 성서 동물의 세계: 뿔고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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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3 조회수4,015 추천수0
파일첨부 성서동물_뿔고둥.hwp [263]  

복족강 (腹足綱 : Gastropoda)

 

성서 동물의 세계 : 뿔고둥(Murex)

 

 

“저 글을 읽고 뜻을 풀어 주는 사람은 자주색 도포를 입혀주고”(다니 5,7)

 

‘자주’라고 하지만 이것은 남빛과 적색의 중간색이라기 보다는 적색의 농도가 많은 색깔이다. 이것은 지중해의 두로 부근에서 잡히는 Murex trunculus 또는 펠로폰네소스에서 잡히는 Murex brandaris라는 조개에서 만든 물감이다. 이 색소는 위에서 말한 조개의 장(?)과 호흡기 사이에 있는 선(線)에서 생긴다. 처음에 누런빛을 띈 색소가 햇빛에 바래져서 자주 빛이 된다. 옛날 사람들은 햇빛에 반사하는 이 빛을 좋아했다.

 

자주 옷감은 오랫동안 페니키아의 명물이었다. 페니키아인은 자기 나라에서 이것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해안에 가서도 만들었던 것 같다. 후대에 와서 아시아의 티아디라에 자주 옷감 장사를 하는 부인의 기사도 나온다.(사도 16,14). 에스델서에 등장하는 모르드개도 역시 자주색 옷을 입고 등장하기도 한다(에스 9, 15). 여기서는 그의 지위를 상징하는 색으로 강조되었다.

 

출애굽기 26-28장, 35장, 39장, 민수기 4,13에 보면 유대인은 자주색과 푸른색 붉은색을 섞어서 짠 천을 천막으로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또 제사장의 옷감이나 단상보도 이 천을 사용했다. “디미안 왕들의 입었던 붉은(자색) 의복”(판관 8,26)이나 인도에서 에디오피아까지 다스린 아하스에로스 왕의 궁전에 “자주빛 털실로 짠 휘장이 쳐져있었다”(에스 1,6)고 전 한다. 솔로몬의 옥좌가 자주색이었다(공동 번역의 아가서에는 “붙은”이라고 잘못 인쇄되어 있다. 아마도 “붉은”을 잘 못 인쇄한 것이라 보인다. 영역에서도 the seat of purple로 번역되어 있다.)는 것도(아가 3,10) 이 색깔이 귀족들의 색채임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므로 앞에서 인용한 말씀에서 벨사살 왕이 수수께끼를 푼 자에게 자주 옷을 입히겠다고 말한 것은 큰 영예를 주겠다는 뜻이다. 예수께서 잡혔을 때 병사들이 장난 삼아 자색 옷을 입혔다는 기사도 있다(마르 15,17, 요한 19,20). 이것이 마태 27,28에는 `주홍색 옷‘ 즉 붉은 빛깔의 옷으로 되어 있다. 자주와 붉은 색은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서로 근사치가 있는 것을 생각하면 그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하겠다.

 

Purpura haemastoma라는 두드럭 고둥에서 자주색을 얻을 수 있다. 두드럭 고둥은 껍질이 가늘고 길며 혹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생겼을 것이다. 두드럭 고둥은 얕은 바다에 살면서 다른 조개들을 침범한다. 이 두드럭 고둥에는 소화관의 앞쪽 부분에는 치설(齒舌, radula)이 있어 이것으로 홍합이나 그 밖의 다른 조개 등의 껍질에 구멍을 뚫고 살을 먹는다.

 

뿔고둥을 바닷가에서 채집하여 천을 받치고 뿔고둥을 깨뜨려 머리 뒤에 색소를 저장한 부위를 베면 진한 즙이 나오는데, 한 마리에 한 방울 정도 나온다고 한다. 그것을 천에 바르면 천이 노랗게 물드는데 이것에 햇볕을 쪼이면 초록, 다음에 자주, 다음에는 붉은빛, 다음에는 바이올렛 빛이 되고, 다음에는 보라빛이 되고 마지막에는 주홍빛이 된다. 이후에는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후에는 변치 않을 뿐 아니라 그 색깔이 더욱 산뜻해 보인다. 이처럼 변치 않는 색깔로 200년 전쯤까지는 있었으나 언제부터인가 아닐린 색소 등의 화학 염료로 대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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