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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화학] 신약성서에서 언급되는 화학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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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6 조회수3,194 추천수0

신약성서에서 언급되는 화학이론

 

 

신약성서에는 화학이론이 없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래도 과학에서의 사변적 사고가 시작한다는 신호가 "elements"라는 단어에서 보인다. 초기 그리스도교의 많은 그리스인 교부(敎父)가 알렉산드리아에서 살았고, 그들은 분명하게 알렉산드리아의 학문의 영향을 받았음에 틀림이 없다.

 

알렉산더 대왕의 대정복은 고대 세계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알렉산더의 후예들이 나일강 하류에 그의 이름을 따서 알렉산드리아를 건설하였고(기원전 332년),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를 열었다. 이 왕조는 예술, 문학, 학문 및 과학에 대한 열렬한 "개인 후원자"였다. 그리스, 서아시아로부터 많은 학자들을 초청하였고, 알렉산드리아에는 50만권의 파피루스 도서를 가진 도서관을 설립하였다. 알렉산드리아는 과학과 문학이 융성하였고, 또한 헬레니즘 문화의 요람이기도 하였다. 그리스어를 공통어(共通語)로 사용하였다. 구약성경의 그리스어 번역서인 70인역(LXX)이 이곳에서 기원전 280년에 시작하여 기원전 200-150년에 완성되었다.

 

알렉산더 대왕은 유다인들을 이곳에 이주시켰는데, 유다인들이 크게 번성하여 당시 인구의 1/3이나 되었다 한다. 따라서 그리스어를 쓰는 유다인이 많았으며, 유대적 그리스 철학이 발달하였는데 필로(Philo)가 대표적인 철학자이다. 또한 클레멘스와 오리게네스가 여기서 초기의 신약 본문을 편집했었다. 결과적으로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들의 사상의 일부는 그리스도교 신학에 영향을 미쳤다. "그때 이른바 "자유인의 회당"에 소속된 키레네와 알렉산드리아 사람들과 길리기아와 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이"(사도 6,9). "에페소에는 아폴로라는 유다인이 와 있었는데 그는 알렉산드리아 출신으로 구변이 좋고 성서에 정통한 사람이었다."(사도 18,24) Apollos는 Philo 학파의 일원이었던 것 같다.

 

그리스어를 이해했던 많은 초기 그리스도교 교부(敎父)들은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우주 만물을 이루는 기본적인 구성요소에 대한 다원론(多元論), 즉 유명한 4원소(four elements)의 가설에 익숙하였을 것이다. 엠페도클레스(Empedokles, 기원전 450년)는 물, 불, 공기, 흙을 기본요소로 설정하였다. 이들의 상호변환을 설명하는 방법론에서 엠페도클레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는 서로 달랐다. 그리스어  stoicheia (스토이케이아)는 차례, 질서, 순위 등을 의미하는 '스토이코스'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 단어는 KJV에서는 "elments"(갈라 4,3. 9; 2베드 3,10. 12); "rudiments"(골로 2,8); "first principles"(히브 5,12)로 번역되었다. RSV에서는 "elements"(2베드 3,10. 12); "elemental spirits"(갈라 4,3. 9; 골로 2,8. 20); "first principles"(히브 5,12)로 번역되었다. 이 단어의 다양한 의미는 고대의 종교 및 자연철학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주님의 날은 도둑처럼 갑자기 올 것입니다. 그 날에 하늘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사라지고 천체는 타서 녹아버리고 말아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은 없어지고 말 것입니다."(2베드 3, 10) '천체'(elements)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스토이케이아'는 그리스 사회에서 세상을 구성한다고 하는 기본적인 4원소 즉 물, 불, 흙, 공기 등을 뜻하는 것으로 사용되었다. 4원소의 복합적 의미로서 elements는 자연, 자연의 힘을 의미한다. 또한 자연을 대우주로 인간을 소우주로 비유하여서, 인간의 육체도 혈액(불), 점액(흙), 흑담즙(물), 황담즙(공기)의 4체액(體液)으로 구성되며, 이들 체액이 인간의 體質과 氣質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본문은 주의 재림 때에 온 세상이 불에 타서 해체됨을 시사한다. 이런 의미로 사용된 구절은 제 2 경전에서도 보인다. "그분은 나에게 만물에 대한 어김없는 지식을 주셔서 세계의 구조와 구성요소의 힘을 알게 해 주셨고"(지혜 7,17), "이렇게 자연의 사물들이 서로 형태를 바꾸었다."(지혜 19,18)

 

"우리도 어렸을 때에는 자연 숭배에 얽매여 종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갈라 4,3). '자연 숭배'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스토이케이아'는 하늘의 해와 달과 별들이 '초보적 영들'(elemental spirits)에 의하여 움직여진다고 믿었던 점성술에서의 천체 숭배를 가리킨다. 초대 교회 당시에는 유대교의 영향을 받은 靈智主義者들이 혼합주의적인 신비 종교를 만들면서, '스토이케이아'를 하늘과 땅의 모든 공간에 존재한다고 믿는 '모든 영과 천사들과 마귀들'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하였다. 또한 '스토이케이아'는 종교적 지식의 미숙한 단계 또는 어떤 분야에 있어서의 초보 단계(rudiment)(골로 2,8. 20)를 의미한다. 이렇게 볼 때 바오로가 유다인의 율법주의나 천체 숭배 및 그리스도 신앙에 미치지 못하는 모든 의식과 사상들을 '초등 학문'이라는 독특한 개념 속에 포함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갈라 4,9. 10; 로마 8,38). 즉 바오로는 그리스도 신앙 이외의 모든 다른 것들을 우상이며 유치한 것으로 취급하였다.

 

"여러분은 벌써 오래 전에 남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야 할 터인데 하느님 말씀의 초보적 원리를 남에게 다시 배워야 할 처지입니다"(히브 5,12). 말씀의 초보적 원리(the first principles)는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의 기초적인 진리를 시사하는 것으로, 본 절은 수신자(修身者)들이 이러한 기초적인 지식도 결핍되어서 다른 사람의 가르침을 받아야 함을 나타낸다.

 

위에서 언급한 영지주의(Gnosticism)는 2세기 그리스와 로마 세계에서 두드러졌던 철학적 종교적 운동이다. 영지주의는 여러 전통 종교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또 영향을 주었지만, 초대 그리스도교에 가장 심오한 영향을 미쳐 교회법 및 신조와 주교조직이 생겨나게 했다.

 

영지주의라는 명칭은 그리스어 '그노스티코스'('그노시스', 즉 '비밀스런 지식'을 소유한 사람)에서 유래하였다. 학자들은 영지주의 세계관의 기원을 이란의 종교적 이원론(二元論), 중기 Platon 철학자들의 알레고리적 이원론, 특정 유대교 신비주의자들의 묵시적 사상에서 찾는다. 그 기원을 이집트인들과 메소포타미아인들의 사상에서 찾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영지주의적 종교 혼합주의가 충분히 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리스도교가 등장하고 난 다음이었다.

 

그리스도교 교리의 발전은 대체로 영지주의를 반박하기 위한 것이었다. 신조를 작성하고, "신약성서"를 정경으로 확정하고, 주교(감독)의 권위를 강조한 것은 영지주의의 주장에 맞서기 위해 필요했다. 영지주의자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최초의 신학자들이었으며, 그들의 사상체계는 초기 그리스도교의 사상이 체계화되도록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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