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화학] 구약성서에서 언급되는 무기화합물: 벽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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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4-11-06 | 조회수3,893 | 추천수0 | |
구약성서에서 언급되는 무기화합물 : 벽돌
고대 서아시에서 가장 흔한 건축 자재는 햇볕에 말린 벽돌이었다, 그러나 특별히 바빌론에서는 가마에서 구운 벽돌이 널리 사용되었다. 바벨탑의 이야기에서 대홍수 이후에 시날(Shinaar) 평지로 이주해온 사람들이 "어서 벽돌을 빚어 불에 단단히 구워 내자. 이리하여 사람들은 돌 대신에 벽돌을 쓰고, 흙 대신에 역청을 쓰게 되었다"(창세 11,3). 이 벽돌들은 단단하였으며 벽돌로 돌을 대신하였다. 진흙 벽돌(mud brick)이 팔레스타인에서 거친 돌 위에 기초 공사로서 널리 사용되었다. 텔 베이트 미르심(Tell Beit Mirsim)에서의 중기 청동기 시대(기원전 2000-1500년)의 벽과 세겜(Shechem)에서 중기 청동기 시대, 후기 청동기 시대, 헬라 시대의 벽에도 진흙 벽돌이 사용되었다. 예리고(Jerico)에서 신석기 수준의 것은 손으로 모양을 만들고 엄지손가락으로 삼나무 잎(오늬)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벽돌("hog-back" brick)과 초기 청동기 시대의 것은 틀에서 만든(molded brick) 장방형의 벽돌이었다. 여리고와 에시온게벨에서처럼 낮은 지대에서는 햇볕에 건조한 벽돌이 도시 벽과 집을 짓는데 사용되었다.
“그들은 흙을 이겨 벽돌을 만드는 일과 밭일 등, 온갖 고된 일을 시키면서 이스라엘 백성을 괴롭혔다”(출애 1,14). 이집트인들은 큰 구조물들(피라미드, 궁궐 등)을 주로 돌로 건축한 반면, 일반 건축물들(성벽, 울타리, 무덤, 가옥 등)에는 흙벽돌을 사용하였다고 한다(Herodotus). 당시 이집트는 나일 강변에서 퍼온 점토와 썬 짚이나 왕겨를 혼합시켜 매우 내구성 강한 벽돌을 만들었다. 일찍이 건축 문화가 발달된 이집트에서는 이러한 벽돌 공급이 절대 필요했었다. 한편 바로의 가중된 압제 정책(출애 1,7-18)을 입증해 주는 건축물로서 당시 세워진 일례로 비돔성(城)은 세 부분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제일 아래에는 짚을 섞어 구운 벽돌로, 가운데 부분은 곡초의 그루터기를 섞어 구운 벽돌로, 그리고 위 부분은 아무 것도 섞지 않은 벽돌로 구성되었다고 한다(Floyd E. Hamilton). 정지가 된 농토에서의 농사라기보다 새로 수로(水路)를 파고 개간하는 등의 중노동을 일컫는다(Josephus). 본래 유목민이었던(창세 47,6)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집트 왕 파라오(Pharao)가 이 같은 노역을 하게 한 것은 단순한 노동 착취 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곧 일종의 민족정신과 기질을 변화시키려는 문화 식민 정책이었다.
이집트인들이 이스라엘인들에게 벽돌을 만드는데 필요한 짚을 주지 않았다(출애 5,7)는 것에서 '필요한 재료 없이 일을 하다, 헛수고를 하다'(to make bricks without straw)라는 격언이 생겼다. "너희가 돌아다니며 눈에 띄는 대로 짚을 모아 오너라. 그렇다고 너희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 땅에 두루 흩어져 짚여물로 쓸 짚을 모아 들였다"(출애 1,13-14; 5,7-19). 짚은 벽돌을 햇볕에 건조시킬 때, 벽돌이 깨어지지 않고 유지하는데 필요하였다. 짚이 점토 속에서 분해하여 방출되는 글루타민산(glutamic acid) 또는 갈로타닌산(gallotanic acid)에 유사한 화학물질이 점토를 더욱 가소성과 균일성과 미세한 성질을 갖게 하여 강도를 높인다.
다윗(David)이 암몬(Ammon) 자손의 왕성인 랍바(Rabbah)와 다른 성을 정복했을 때, 그 역시 백성들을 끌어내어 톱질과 쇠써레질과 도끼질을 하고, 벽돌을 굽는 가마를 지나가게 하였다(2사무 12,31). 벽돌 가마(brick kiln)는 이스라엘에서 다윗의 시대에 알려졌다. 나훔이 니느웨에게 비꼬아 벽돌 가마를 튼튼하게 만들고 하였다, 그러나 성은 함락되었다(나훔 3,14). 이사야는 그의 시대의 사람들이 모세의 율법에 따라서 흙이나 다듬지 않은 돌에서나(출애 20,24. 25) 번제단에서(출애 27,1; 30,1) 분향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것을 어기고 벽돌 위에서 분향하는 것에 분개하였다. "언제나 맞대놓고 나의 화를 돋우는 백성들, 동산에서 이방신에게 제사하고 벽돌 제단 위에 분향하는 것들"(이사 65,3).이것은 이방의 우상 숭배와 연관성이 있는 표현이다. 이방인들은 주로 수풀 속에서 제사 의식을 가졌다. 또한 그들은 벽돌 위에 미신적인 상징을 새기기도 하였는데 돌 대신 벽돌을 재료로 취한 까닭은 벽돌이 돌 보다 그 위에 새기기 용이하기 때문이었다. 하느님은 이스라엘이 이방의 제사는 그 외형적인 모양도 취하지 않기를 원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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