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문화] 성서에 나타난 질병과 치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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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4-12-30 | 조회수5,661 | 추천수2 | |
[성서의 풍속] 성서에 나타난 질병과 치유
신명기는 인간이 하느님 말씀을 듣지 않을 때 받게 되는 질병을 열거한다(신명 28,15-69 참조). 이스라엘 사람들은 인간 질병은 하느님 말씀을 따르지 않은 죄의 결과라고 보았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치유 기적을 행하실 때 죄의 용서를 언급하셨던 것이다(마르 2,1-12 참조).
성서에는 종교적 가르침 말고도 건강과 관련된 지혜와 지식이 많이 나온다. 성서를 읽다 보면 의서(醫書)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중풍, 심장병, 고혈압, 동맥경화, 면역질환, 하혈병, 독감, 당뇨와 소화장애, 관절염, 우울증 등 인간이 겪는 모든 질환을 총망라하고 있는 것이다. 질환뿐 아니라 치료약이나 방법도 언급하고 있다. 성서시대 질병치료법은 오늘날 대체요법과 매우 흡사하다. 그리고 성서는 건강을 위해서는 영적 믿음과 기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기적을 행하실 때 믿음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셨다(마태 9,28-29 참조).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처음 소개된 의료약은 이집트 사람들을 통해 보급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성서시대는 의약품으로 주로 광물질, 동물에서 추출한 재료, 나무풀잎, 포도주, 과일, 식물 재료 등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사람들은 몰약을 섞은 포도주를 통증을 덜어주는 약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매달리셨을 때 병사들이 몰약을 탄 포도주를 줬다(마르 15,23 참조).
이스라엘 사람들은 또 아픈 사람들을 올리브 기름과 약초로 싸매서 치료해줬다. 매를 맞고 상처가 난 사람에게 사마리아 사람이 기름과 포도주를 상처에 부어줬다(루가 10,34 참조). 따라서 초대교회 신자들은 병든 이를 위해 기도할 때 기름을 바르고 기도하는 습관을 가지게 됐다(야고 5,14 참조).
초대교회에서 치유는 전인적 치료와 환경 전체에 대한 치유를 의미했다. 성서에 공식적으로 기록돼 있는 수술은 할례뿐이었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명령하셔서 할례를 시작하게 됐으며(창세 17,10-14 참조) 예수님께서도 태어난 지 여드레째되는 날에 할례를 받으셨다(루가 2,21 참조).
성서에는 병든 사람이 치료를 위해 목욕하는 경우가 여러번 언급돼 있다. 예를 들면 나아만이 나병에 걸렸을 때 엘리사 예언자는 그에게 요르단강에 일곱번 몸을 담그라고 지시했다. 나아만이 엘리사 말대로 해서 나병이 깨끗이 낫게 됐다(2열왕 5,10참조). 예수님께서는 소경에게 눈에 진흙을 바르게 하시고 실로암 연못에 가서 씻으라고 명령하셨다. 소경은 예수님 명령대로 연못에서 눈을 씻자 시력을 되찾았다. 성서에는 병을 치료하는 기적이 많이 나온다. 엘리야와 엘리사는 치료 기적을 수없이 많이 보여줬다(1열왕 17,17-22 참조). 성전 제사장들도 여러가지 의료기능들을 수행했다. 예수님의 복음 선포에서도 병든 사람의 치료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치유한다는 말은 본래 '온전하게 한다'는 뜻을 지닌다. 그래서 치유는 손상된 어떤 기능을 완전히 작용하도록 원상 회복시켜 주는 것이며, 완전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치유는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 영적 모든 면에서 완전한 회복을 의미한다. 그래서 치유는 손상되고 파괴된 인간을 완전한 상태로 되돌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또 성서에서 치유는 전보다 더 높은 영적 통찰력을 성취하게 되는 것을 뜻한다. 결국 사목에서 치유는 단지 질병에서 회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목에서는 영적 성장까지를 치유로 보는 것이다. 성서는 인간이 전인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길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평화신문, 2004년 12월 19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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