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사해사본이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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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7-11-27 | 조회수8,739 | 추천수1 | |
[성서주간 기획] ‘사해사본’이란?
- 사해사본이 발견된 쿰란지역 발굴 모습. - 사해사본. 보존상태가 좋지 않은 단편들이 대부분이다.
1947년 봄, 이스라엘 사해 북서쪽 해변가. 한 목동이 잃은 염소를 찾아 나선다. 절벽에 있는 구멍에 혹시나 염소가 빠졌는가 싶어 돌을 던져 염소의 울음소리를 확인한다. 그때 그릇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동굴로 들어간 목동은 항아리 안 가죽 두루마리를 발견한다.
이 우연한 ‘찾음’으로 가장 오래된 성경필사본인 ‘사해사본’은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사해사본이란
‘사해사본’(Dead Sea Scrolls). 영어를 그대로 풀면 ‘사해 두루마리’. 생소한 말이다. 요약하면, 이스라엘 사해지역에서 발견된 성경필사본으로 설명할 수 있다.
넓은 의미로는 1947∼1956년 사해지역 유다 광야에서 발견된 성경사본을 통틀어서 말한다. 좁은 의미로는 사해 여러 지역에서 발견된 사본 중에서 쿰란(Qumran) 지역 11개 동굴에서 발견된 사본을 뜻한다. ‘쿰란사본’으로도 불린다. 주로 종교적 학문적 의미로 사해사본이라 하면, 좁은 의미의 쿰란사본으로 생각할 수 있다.
1947년 쿰란지역에서 베두인족 목동 무하마드 아드 디브에 의해 첫 동굴이 발견된 후, 56년까지 모두 11개 동굴에서 850여 종류의 사본들이 발견됐는데, 이를 쿰란사본이라 한다. 이 사본들은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까지 필사된 것들이다.
2000년 동안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사본들이 유다 광야의 동굴에서 발견된 사실을 두고, ‘20세기 최대의 고고학적 발견’이라 부른다. 제 1 동굴에서 발견된 사본을 제외하고는 보존상태가 좋지 않은 단편들이 대부분이며, 특히 500여 종류가 발견된 제 4 동굴의 사본들이 양과 중요성에 있어 의미가 있다. 사본은 파피루스나 양피지로 만들어졌고, 대부분 히브리어나 아람어로 쓰여졌다.
사해사본의 가치
‘사해사본’은 현존하는 성경 사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역사학적으로, 알렙포 사본(925년 경 기록), 레닌그라드 사본(1008년 기록) 보다 1000년 이상 오래된 성경 본문을 보여준다.
쿰란에서 발견된 850여 사해사본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에스테르기를 제외한 215여 종류의 구약성경 사본. 두 번째로, 구약성경의 다양한 외경 사본과 마지막으로 쿰란에서 공동체를 이룬 이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공동체 생활조직, 사상 등을 적은 쿰란-에세네파 사본이다.
특히 구약성경 사본들은 성경의 전승과 본문 형성의 역사를 규명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왜냐면 구약성경의 정경들이 확정되기 이전의 본문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소라 본문’, ‘사마리아 오경’, ‘칠십인역’ 등 여러 다른 본문들과 유사하기도 하지만 쿰란공동체 고유 방식으로 필사한 것도 있어 비교연구에 도움이 된다.
또 성경 사본 외 나머지 사본들은 예수 그리스도 활동시기였던 기원후 1세기, 당시 팔레스티나 유다이즘 연구의 직접적 문헌으로서 가치가 있다. 물론 예수 그리스도와 초대 그리스도교의 기원에 관한 역사적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이다.
쿰란에서 발견된 구약성경 사본 수
모세오경 : 창세기(19), 탈출기(17), 레위기(13), 민수기(8), 신명기(33)
예언서 : 여호수아기(2), 판관기(3), 사무엘기(4), 열왕기(3), 이사야서(21), 예레미야서(6), 에제키엘서(6), 다니엘서(8), 열두 예언자(8)
성문서집 : 역대기(1) 에즈라-느헤미야기(1), 시편(34), 욥기(4), 잠언(3), 룻기(4), 아가(4), 코헬렛(2), 애가(4), 집회서(1), 토빗기(5), 예레미아의 편지(1)
에스테르기를 제외한 오늘날 히브리어 구약성경의 정경으로 받아들여진 모든 책들의 사본이 발견됐는데, 특히 시편, 신명기, 이사야서 사본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견됐다. 현재 ‘쿰란사본’ 공식판은 옥스퍼드대학교 출판사의 ‘DJD’(Discoveries in the Judaean Desert) 시리즈를 통해 39권까지 발표됐다.
“초기 교회공동체 당시 유다이즘 연구에 중요”
“사해사본은 구약성경 시대 문헌의 발견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구약성경이 어떻게 전승되고, 본문이 형성되었는지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입니다. 또한 신약성경의 연구 뿐 아니라 그리스도교의 기원과 관련해서도 중요합니다.”
‘사해사본’ 연구학자인 송창현 신부(대구가톨릭대 신학과 성서학 교수)는 “특히 사해사본은 구약과 신약 사이를 잇는 것으로 바빌론 유배 이후 제 2차 성전시대의 유다이즘 연구에 직접적 자료가 된다”며 의미를 설명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활동했던 기원후 1세기, 초기 교회공동체가 태동했던 동시대에 살았던 팔레스티나 유다인들이 만든 사본입니다. 그들의 조직과 가치관, 신앙관 등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약성경을 읽으면서 예수님 활동 당시의 배경이 되는 사상, 역사, 문화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배경을 통해서 예수님을 더 잘 이해하고, 성경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송신부는 “신약성경의 메시지를 동시대 팔레스티나인들의 의식과 비교함으로써 성경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올바른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다음달 5일부터 2008년 6월 4일까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사해사본과 그리스도교의 기원’ 전시와 관련 세미나는 국내에서 사해사본에 대한 관심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도 사해사본, 쿰란공동체 등에 대한 여러 책들이 번역 출간됐지만, 종교적 가치보다 화제성에 초점을 맞춘 내용도 적지 않다. 이 부분에서 송신부는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학설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과도한 상상력에 의한 것은 순간적일 뿐 오래가지 못합니다. 학문적 객관적 연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사해사본 전시를 앞두고 송신부는 “실제로 수 천 년 전에 쓰여진 사본들을 보면서, 하느님 말씀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열정과 사랑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송창현 신부는 파리 가톨릭대학교에서 성서학을 공부했으며, 로마 성서 대학원에서 성서학 석사학위를 받고, 이스라엘 예루살렘 성서 및 고고학 연구소에서 ‘쿰란 사본의 메시아 사상’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사해사본, 제2차 성전시기의 문헌, 역사적 예수 등이다. [가톨릭신문, 2007년 11월 25일, 박경희 기자]
<사해사본과 그리스도교의 기원> 전시품 소개
● 사해사본 회중규칙서 ‘1Q sa’
회중규칙서는 공동체 규칙서의 두 개 부록 중 하나다. 회중규칙서는 마지막 날에 등장할 두 메시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메시아 규칙서(Messianic Rule)라고도 불린다. 히브리어로 적혀있으며 기원전 1세기 전반부에 필사되었다. 현재 요르단 문화재 관리국이 소장하고 있다.
● 성묘성당(주의 무덤 성당)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형을 당한 장소와 예수의 무덤을 둘러싼 위치에 세워진 성묘성당 내부 모습이다.
● 물고기 모양 등잔
물고기 모양의 등잔. 그리스도교의 대표적 상징 중 하나인 물고기는 그리스어로 ΙΧΘΥΣ인데, 이 단어는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라는 글의 첫 글자들을 모아놓은 것과 같다.
● 쿰란 항아리
1947년 베두인 목동들이 사해사본을 발견했을 당시 사본이 담겨있던 항아리이다. 접시모양의 뚜껑과 함께 몸체가 긴 이 항아리는 ‘쿰란공동체’가 거주했던 곳인 ‘쿰란’ 유적지와 사본이 발견된 동굴에서만 발견되었다.
● 마다바지도
요르단의 마다바에서 발견된 비잔틴 시대의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모자이크 성지 지도 이다. 크기는 가로 16m와 세로 6m로 전시회에서 실물 그대로 복원된다. 세계적 고대 문화유산의 하나로 손꼽히는 모자이크 지도가 발견된 마다바는 3500년의 긴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도시이다.
● 유로기아 토큰
비잔틴 시대의 상징적 유물이다. 당시에는 모든 일상적인 생활 물건에 대부분 십자가가 그려져 있었고, 특히 천사 가브리엘과 마리아가 그려진 장면은 토큰과 병에 많이 장식되어 순례자들에게 보급됐다.
● 청동등잔과 등대
청동으로 만들어진 등잔과 등대로 십자가가 장식돼 있다. 예수 이전의 유물에서도 발견됐지만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했기 때문에 그리스도교의 신앙과 구속을 의미하는 가장 중요한 상징이다. [가톨릭신문, 2007년 11월 25일, 이승환 · 오혜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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