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식물] 약초로 사용한 고수풀: 만나, 이 풀 씨앗처럼 하얗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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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7-12-05 | 조회수3,117 | 추천수0 | |
[성경 속 동식물] 74 - 약초로 사용한 고수풀 만나, 이 풀 씨앗처럼 하얗고
고수풀은 중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향신료 중 하나다. 잎이나 어린 열매에서 빈대냄새가 난다고 해서 빈대풀이라고도 부른다.
중국에서는 향채(香菜)라 하여 거의 모든 음식에 넣어 먹는다. 중국을 여행하는 사람들 중에는 고수풀의 역겨운 냄새 때문에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인도에서는 카레에, 태국에서는 수프에 향신료로 쓰고 있다.
고수풀의 열매가 익어서 황갈색이 되고 단단해지면 향기가 좋게 변해 가장 향기롭고 달콤한 향신료가 된다. 고수풀의 잎이나 어린 열매에서는 빈대 냄새가 나지만 열매가 다 익으면 좋은 향기가 나기 때문이다.
고수풀을 서양에서는 코리안더(Coriander)라고 한다. '차이니스 파슬리'라는 별명도 있다. 중국에서는 고수풀의 씨를 먹으면 불로불사한다는 말이 있다. 한방에서는 고수풀 열매를 '호유실'이라고 해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잘되게 하며, 기침을 멎게 하고, 입 냄새를 없애며 상처를 치료하는 데 쓴다.
멕시코나 페루에서는 고추와 함께 중요한 향신료이며, 모든 요리에 넣을 정도로 즐긴다. 인도, 동남아, 아랍 등지에서는 잎을 육류 요리나 생선 요리의 냄새를 없애고 매운맛을 내는 데 이용한다. 또한 유럽에서는 씨를 널리 이용하는데 씨를 빻아서 후추처럼 생선, 고기류의 요리에 사용한다.
일찍이 히포크라테스도 그 약효를 칭찬한 고수풀은 지중해 연안, 시리아 등지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고수풀은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도 복통이나 현기증 등을 치료하는 데 가장 널리 쓰인 약초의 하나였다.
고수풀의 씨는 탄수화물을 소화하는 효과가 뛰어나므로 고대 로마 때부터 빵이나 과자를 구울 때 함께 넣었다. 또 빻아서 가루를 만들고 그 향기를 마시면 현기증을 치료한다고 했다.
유럽에서는 강장 효과가 뛰어나 차나 수프로 만들어 환자용으로 이용했다. 후추가 유럽에 전해지기 전까지 고수풀의 씨는 아주 중요한 향신료였다.
이집트에서는 3000년 전부터 묘에 고수풀의 가지를 시체와 함께 묻는 풍습이 있었다. 이것을 고인의 저승길 여정을 지키는 부적으로 생각했다.
성경에서 고수풀은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탈출해 40년 동안 광야 길을 갈 때, 하느님께서 주신 기적의 양식인 만나를 설명하는 데에 인용된 식물로 등장한다.
"이스라엘 집안은 그것의 이름을 만나라 하였다. 그것은 고수풀 씨앗처럼 하얗고, 그 맛은 꿀 섞은 과자 같았다"(탈출 16,31). "만나는 고수 씨앗과 비슷하고 그 빛깔은 브델리움 같았다"(민수 11,7).
사실 고수풀은 이스라엘 성지에서는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재배식물이다. 탈무드에도 그 이름이 자주 나올 만큼 유다인이나 아랍인들에게는 아주 익숙하고 귀중한 식물이다.
[평화신문, 2007년 12월 2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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