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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 전설 속의 나무 은백양: 땀에 젖어 희게 변한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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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17 조회수3,978 추천수0

[성경 속 동식물] 86 - 전설 속의 나무 은백양


땀에 젖어 희게 변한 잎

 

 

은백양(銀白楊, populus alba)은 버드나무과에 속하는 교목이다. 키는 20m, 지름은 50cm 이상 자란다.

 

유럽 중부에서 아시아 중부까지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가로수나 공원수로 많이 심으며 정원수와 방풍수로 심기도 한다. 우리나라 지방 국도에 가로수로 심는 미루나무와 비슷하게 위로 곧게 자란다.

 

나무껍질은 잿빛을 띈 흰색이며 어린 가지와 겨울눈에는 흰색 털이 촘촘히 난다. 타원형의 잎은 윗부분이 3~5개로 갈라진다. 잎의 길이는 8~12cm이며 겉면은 짙은 녹색이지만 융단같은 솜털이 빽빽히 나 있는 뒷면은 은회색을 띈다.

 

은백양나무는 사시나무, 황철나무 등과 함께 건축목재ㆍ가구재ㆍ펄프재ㆍ성냥개비ㆍ나무젓가락의 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 데생에 사용하는 목탄봉을 만드는 데도 이용된다. 한방에서는 잎과 나무껍질을 치통ㆍ근력ㆍ출혈ㆍ황달ㆍ종기ㆍ화상 등의 치료에 사용하며 이뇨제나 지혈제로도 쓰인다.

 

은백양은 많은 신화와 전설에 등장하는 나무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헤라클레스는 지옥에서 저승을 지키는 개를 끌고 나왔을 때 강가에서 포플라(미루나무) 잎으로 엮은 화관을 썼다. 그 때 그가 흘린 땀으로 포플라잎의 아래쪽이 흰색으로 변했고 여기에서 은백양이 생겼다는 전설이 있다. 또한 헤라클레스가 독사에게 물렸을 때도 은백양 잎에서 해독제를 찾아냈다고 한다.

 

성경시대에도 은백양나무는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나무이다. 지금도 이스라엘 가이사리아 지방에 가면 물가에 심어진 은백양나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성경에서는 야곱의 이야기에 은백양이 등장한다.

 

야곱은 하란에 있는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21년 동안 열심히 일하며 큰 재산을 일구도록 도왔다. 하란에 머무는 동안 큰 가족을 이룬 야곱은 이제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하고 그동안의 품삯을 받기로 한다. 라반은 야곱이 돌보고 있는 자신의 양과 염소 중 얼룩무늬나 점 있는 양과 염소를 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라반은 그날로 얼룩무늬나 점있는 가축들을 골라내 자신의 아들들에게 맡겼다. 그러나 야곱은 많은 가축을 얻게 된다.

 

"야곱은 은백양나무와 편도나무와 버즘나무의 싱싱한 가지들을 꺾고, 흰 줄무늬 껍질을 벗겨 내어 가지의 하얀 부분이 드러나게 하였다. 그런 다음 껍질을 벗긴 가지들을 물통에, 곧 양들과 염소들이 물을 먹으러 오는 물구유에 세워, 가축들이 그 가지들을 마주 보게 하였다. 그런데 양들과 염소들은 물을 먹으러 와서 짝짓기를 하였다. 양들과 염소들은 그 가지들 앞에서 짝짓기를 하여 줄쳐진 것, 얼룩진 것, 점 박힌 것들을 낳았다"(창세 30,37-39).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야곱은 이후로 대단한 부자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갔다.

 

[평화신문, 2008년 3월 16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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