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식물] 정결예식에 사용한 우슬초: 참회와 겸손과 세례 상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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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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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8-03-31 | 조회수3,730 | 추천수0 | |
[성경 속 동식물] 88 - 정결예식에 사용한 우슬초 참회와 겸손과 세례 상징
성경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정결을 기원하는 의식에 '우슬초'를 사용했다고 전한다. 우슬초는 참회와 겸손, 세례를 상징한다. 우슬초 묶음으로 동물의 피를 발라 정결예식을 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열 번째 재앙을 피하기 위해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를 때 우슬초 다발을 붓처럼 썼다(탈출 12,22). 악성 피부병 환자 정결례(레위 14,4-7)와 곰팡이가 생긴 집을 정화하는 예식(레위 14,49-52)에도 사용됐다. 이때는 다발로 묶어 피나 물을 뿌렸다.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께서 "목마르다"고 말씀하시자 사람들은 신 포도주를 듬뿍 적신 해면을 우슬초 가지에 꽂아 예수님의 입에 갖다 대었다. 예수님께서는 신 포도주를 드신 다음 "다 이루어졌다" 하시고 숨을 거두신다(요한 19,29).
히브리어 성경에 나오는 '에조브'가 우리말 성경에는 '우슬초'로 번역됐다. 에조브는 본래 성벽의 돌 틈에서도 자랄 정도로 흔하고 다발로 묶어 쓰기에 적당하고, 정화 예식에 사용될 정도로 강한 향이나는 식물이라고 짐작된다.
식물학자들은 이러한 특징을 지닌 식물로 마조람(Majorana syriaca)을 꼽는다. 마조람은 지중해 연안, 북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등 건조한 지역의 돌 틈에서 자란다. 오레가노(Origanum vulgare L)에 속하는 마조람은 대개 45cm~1m 높이로 자라며 꽃박하라 불릴 정도로 향기가 짙다.
마조람은 작고 하얀 꽃을 피우며 줄기는 잔털로 덮여 있어 물이나 피를 머금을 수 있다. 때문에 붓이나 스펀지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지금도 과월절 예식때 마조람을 사용해 피를 뿌린다.
그리스어역 성서를 지을 때, 발음의 유사성 때문인지 에조브는 히솝으로 옮겨졌다. 본래 히솝(Hysspus officinalis L)은 허브의 한 종류로,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중앙아시아와 남유럽이 원산지이다. 키는 50cm 정도로 자라고 꽃은 청자색ㆍ분홍색ㆍ빨간색ㆍ흰색으로 다양하며 6~9월에 핀다.
히솝의 꽃잎과 잎은 차로 마시거나 음식을 만들 때 향신료로 널리 사용했다. 또한 꿀에 재어놓았다가 코ㆍ목ㆍ폐 등의 질환에 민간 치료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말 성경에서는 이 히솝의 풀 마디가 소의 무릎마디처럼 굵다고 해서 우슬초라 옮겼다. 그러나 적절한 번역은 아니다.
쇠무릎이라고도 하는 우슬초는 비름과에 속한 여러해살이 풀로 향기가 없고 한국ㆍ일본ㆍ중국 등 아시아에 분포한다.
에조브처럼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기는 하지만 우슬초와 에조브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평화신문, 2008년 3월 30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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