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바오로 사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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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9-06-06 | 조회수3,384 | 추천수0 | |
[정영식 신부의 신약 성경 읽기] 14. 바오로 사도
필리피, 테살로니카, 베로이아, 아테네, 코린토, 에페소, 마케도니아, 그리스, 트로아스, 밀레토스…. 바오로 사도의 열정은 놀랍다. 사도행전 16~20장에서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활발한 전교 여정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한군데 빠진 곳이 있다. 바로 로마다. 당시 세계(유럽인들이 생각하던 세계)는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로마 선교가 가장 중요했다. 로마를 선교하는 것은 곧 세계를 선교하는 것이었다. 로마를 회개시키면 세계가 회개할 수 있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수 차례 로마로 갈 것을 시도하지만, 풍랑 질병 등 여러 이유로 로마에 가지 못한다. 그런데 뜻밖에 로마로 갈 기회가 생긴다.
예루살렘을 방문했을 때 성전에서 체포를 당한 것이다.(사도 21, 27~36 참조) 여기서 바오로는 “나는 로마 시민권을 가진 자다”라고 강변한다. 로마 시민이니까 로마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터키 지방에서 태어난 바오로 사도는 로마 시민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스라엘 법정은 로마 시민권을 가진 바오로를 재판할 권리가 없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로마로 압송된다. 이 내용이 바로 사도행전 21~27장까지의 이야기다. 그런데 로마로 가는 길도 만만찮다. 풍랑을 만나고 배가 부서지고 몰타라는 섬에 표류하는 등(사도 27, 13~44;28, 1~10)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로마에 도착한다. 로마에서 선교하겠다는 바오로 사도의 소원이 풀린 것이다.(사도 28, 17~31 참조)
여기까지가 사도행전 내용의 끝이다. 사도행전 중반부와 후반부를 통해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선교 열정과 깊은 하느님 사랑에 대해 묵상할 수 있다. 바오로 사도의 왕성한 활동은 그의 서간에서도 잘 드러난다.
신약성경의 서간 21편 중에서 바오로 서간은 무려 14편에 이른다. 그만큼 바오로 사도가 많은 편지 선교활동을 펼쳤다는 의미다. 이 14편 중 바오로 사도가 직접 쓴 친서가 8편이고, 바오로 사도의 이름을 빌려 쓴 서간이 6편이다.
바오로 사도 친서들의 집필연도가 대략 50년에서 58년 사이로 보인다. 50년은 바오로 사도가 2차 전도여행 때이고, 58년은 로마서를 쓴 시기다. 1차 2차 전도여행을 마친 후 문제가 생긴 교회에 대해 2차 3차 전도 여행시에 편지를 쓴 것이다.
바오로 사도의 마지막 친서는 로마서다. 그래서 로마서가 중요하다. 죽음을 앞두고 세 번의 전도여행을 모두 종합하면서 정리한 종합 논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로마서는 바오로사도의 사상과 경험 모든 것이 다 녹아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 이외에 바오로 사도의 이름을 빌려 쓴 가명서간은 대략 70년에서 100년경의 것이라고 보면 된다.
친서는 테살로니카 전후서, 코린토 전후서, 갈라티아서, 필리피서, 필레몬서, 로마서다. 그런데 이 친서 중 필리피서와 필레몬서는 감옥에 갇혀 있을 때 쓴 옥중서간이다. 일단 이 친서들로부터 설명을 시작하고자 한다.
바오로 사도의 편지는 대체로 한편 불편한 심정에서, 다른 한편 연민의 마음에서 썼다고 보면 된다. 바오로 사도는 수 차례 전도 여행을 통해 누누이 하느님 자녀로 살라고 이야기했다.
예비신자를 만들고, 공소회장도 세우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정작 사도가 떠나고 나면 각 공동체에 말썽이 생겼다. 애써 열심히 가르쳤는데 그가 없으면 공동체는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곤 했던 것이다. 화가 나겠는가 나지 않겠는가. 당연히 바오로 사도의 속은 부글부글 끓었을 것이다. 또한 인간의 나약함과 한계선에 대해 연민의 마음도 컷을 것이다.
그래서 그 연민스러우면서 속상한 심정으로 펜을 들어 편지를 쓴다. 우리는 당연히 편지의 맨 앞부분이 꾸짖고 추궁하는 글이 올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바오로 사도의 편지는 항상 은총과 복을 기원하는 축복의 인사로 시작한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2테살 1, 2)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우리 아버지의 뜻에 따라 우리를 지금의 이 악한 세상에서 구해 내시려고, 우리 죄 때문에 당신 자신을 내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 영원무궁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갈라 1, 3~5) 등이 그 예다.
바오로 사도는 그리고 나서 침착한 어조로, 각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하나 지적하기 시작한다.
[가톨릭신문, 2007년 4월 15일, 정영식 신부(수원교구 영통성령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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