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서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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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9-06-06 | 조회수3,192 | 추천수0 | |
[정영식 신부의 신약 성경 읽기] 33.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서간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서간은 사목서간이다. 사목자가 사목자에게 보내는 서간이다. 즉, 교구장이 본당 사제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서간은 가장 먼저 거짓설교(그릇된 가르침)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내가 마케도니아로 가면서 당부한 대로, 그대는 에페소에 머무르면서 그곳의 일부 사람들에게 그릇된 교리를 가르치지 말라고 지시하십시오.”(1티모 1, 3)
초기교회 당시 이단이 성행했다. 성령에 의해 인도되지 않는 그릇된 교리를 가르치거나 꾸며낸 이야기를 하는 이들은 쓸데없는 논쟁을 일으킬 뿐 영혼의 구원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요즘도 예외가 아니다. 성당마다 문제가 있다. 사람 사는데 시끄러운 문제가 없을 수 없다. 그런데 시끄러운 일은 왜 생기는가. 갓 영세한 사람은 시끄럽지 않다. 늘 조용히 있는다. 이들은 배우려는 마음이 강하다.
항상 문제는 조금 안다는 사람들 때문에 생긴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시끄럽다. 시끄러운 사람들의 목소리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겸손하고 영적인 사람을 분별할 능력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영적 차원에서 수련하는데 관심 가지고 살아야 한다. 진리를 배워 나가는 길이 얼마나 험난한 길인가. 교리 조금 배우고, 좋은 강론 몇 번 들었다고 해서 진리를 깨달은 것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있다. 진리를 깨닫는 길은 멀고도 멀다. 늘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진리를 배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서간 저자는 이어 하느님 자비에 감사하는 글을 쓴다. 하느님께서 얼마나 자비로우신 분인지 들어보자.
“나는 전에 그분을 모독하고 박해하고 학대하던 자였습니다. 그러나 내가 믿음이 없어서 모르고 한 일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하느님께서 나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나는 그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죄인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먼저 나를 당신의 한없는 인내로 대해 주시어,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고 당신을 믿게 될 사람들에게 본보기로 삼고자 하신 것입니다.”(1티모 1, 13~16)
감동적인 고백이다. 스스로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신자들에게 이 구절은 큰 위로가 된다. 편지의 저자는 “나는 과거에 열심히 살았고,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다”라고 고백하지 않는다. “나는 가장 큰 죄인이었다”라고 고백한다.
우리도 “하느님 뜻을 깨닫지 못하고 철부지 말썽꾸러기같이 엉터리로 생활했던 시절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그것을 묻지 않으시고 세례를 베푸시고 진리의 길로 인도해 주셨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행복을 주셨다”라고 고백해야 하지 않을까.
1장에 이어 2장에선 올바른 예배의 자세에 대해 말하고 있고, 3장에서는 교회 지도자의 자격, 봉사자의 자격에 대해 나오고 있다. 여기서 지도자란 사제에 국한한 것이 아니다. 본당 사목회장, 사목위원, 각종 단체 임원, 소공동체 봉사자 모두를 포괄하는 말이다. 그들에게 저자는 무엇을 요구하고 있을까.
교회 지도자는 ▲ 나무랄 데가 없어야 하고 ▲ 아내의 충실한 남편이어야 하며 ▲ 절제할 줄 알고 ▲ 신중하고 단정하며 ▲ 손님을 잘 대접하고 ▲ 가르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 ▲ 술꾼이거나 난폭하지 않고 ▲ 관대하고 온순하고 ▲ 돈 욕심이 없으며 ▲ 집안을 잘 이끌고 ▲ 품위 있게 자녀들을 순종시키는 사람이어야 한다. 특히 ▲ 교우가 아닌 이들에게도 좋은 평판을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1티모 3, 1~7 참조)
봉사자들도 마찬가지로 ▲ 품위가 있어야 하고 ▲ 한 입으로 두 말 하지 않으며 ▲ 술에 빠져서도 안 되고 ▲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도 안된다. ▲ 깨끗한 양심으로 믿음의 신비를 간직한 사람이어야 히고 ▲ 남을 험담하지 않으며 ▲ 절제할 줄 알고 성실해야 한다.(1티모 3, 8~13 참조) 아무나 교회의 지도자나 봉사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이어 4장은 거짓교사들에 대한 문제를 다시 한번 경고하며 5장에는 과부와 원로 교우 및 신자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서술한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6장이다. 참으로 깊은 영적 성찰을 담고 있는 이 내용들을 간추려 본다.
“우리는 이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으며 아무 것도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우리는 그것으로 만족합시다. … 의로움과 신심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추구하십시오. 믿음을 위해 훌륭히 싸워 영원한 생명을 차지하십시오. 그대는 많은 증인 앞에서 훌륭하게 신앙을 고백했을 때 영원한 생명으로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흠 없고 나무랄 데 없이 계명을 지키십시오. (1티모 6, 3~16 참조)
[가톨릭신문, 2007년 9월 2일, 정영식 신부(수원교구 영통성령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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