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티모테오에게 보낸 둘째 서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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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9-06-06 | 조회수3,085 | 추천수0 | |
[정영식 신부의 신약 성경 읽기] 34. 티모테오에게 보낸 둘째 서간
티모테오에게 보낸 둘째 서간은 첫째 서간 보다 개인적 성향(개인적 부탁과 당부)이 좀 더 강하다. 이런 경향을 염두에 두고 이 서간을 읽어보자. 4장에 불과한 짧은 서간이기 때문에 읽는데 드는 품도 적다.
이 서간에서 가장 먼저 다가오는 인상적 구절은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2티모 1, 8)다.
지금 바오로사도는 감옥에 있다. 하지만 감옥에 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2티모 1, 8)라고 힘찬 목소리로 선포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폐지하시고, 복음으로 생명과 불멸을 환히 보여 주셨기 때문이다.(2티모 1, 10 참조)
바오로 사도는 고난을 겪고 있지만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자신이 누구를 믿는지 잘 알고 있고, 자신이 맡은 것을 그분께서 그날까지 지켜 주실 수 있다고 확신한다.(2티모 1, 12 참조)
티모테오는 사목자였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나도 당신과 같은 사목자인데, 지금 감옥에 있지만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하느님의 구원을 확신하고 있으니 당신도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며 성실하게 사목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바오로 사도는 또 “당신이나 나나 지금 사목자가 된 것은 우리가 공로가 있고 옛날에 칭찬 받을만한 좋은 일을 해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하느님의 은혜에 의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2티모 1, 9~10 참조)
사실 많은 이들이 성당에서 봉사를 한다. 그런데 몇몇 신자들은 성당에서 직책을 맡는 것이 “내가 하면 훨씬 낫기 때문에”혹은 “내가 해야만 하니까”라고 생각한다.
상 받을 일을 해서 그 직책이 주어진 것이 아니다. 사제인 나도 특별히 상 받을 일을 해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하느님의 용서와 은총에 의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티모테오에게 보낸 둘째 서간은 이렇게 ‘은총론’으로 첫머리를 열지만 정작 하고자하는 말의 핵심은 ‘그리스도’다. 그 무한한 은총이 어떻게 오는가. 그리스도를 통해서 온다. 이제 2장에서 그 핵심적 주제가 전개된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주어지는 은총으로 굳세어지십시오. 그리고 많은 증인 앞에서 그대가 나에게서 들은 것을 다른 이들도 가르칠 자격이 있는 성실한 사람들에게 전해 주십시오. 그리스도 예수님의 훌륭한 군사답게 고난에 동참하십시오.”(2티모 2, 1~3)
그리스도께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그리스도로부터 진리를 깨달아 생활하라는 것이다.
이어 구체적 행동강령을 제시한다. 그리스도로부터 인정받는 훌륭한 일꾼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속된 망언을 피하십시오. 그것은 사람들을 점점 더 큰 불경에 빠지게 합니다. …청춘의 욕망을 피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을 받들어 부르는 이들과 함께 의로움과 믿음과 사랑과 평화를 추구하십시오.
어리석고 무식한 논쟁을 물리치십시오. 알다시피 그것은 싸움을 일으킬 뿐입니다. 주님의 종은 싸워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잘 가르치며 참을성이 있어야 하고, 반대자들을 온유하게 바로잡아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그들을 회개시키시어 진리를 깨닫게 해 주실 수도 있습니다. 또 악마에게 붙잡혀 그의 뜻을 따르던 그들이 정신을 차려 악마의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2티모 2, 16~26)
사제든 수도자든 평신도든 모든 구성원 각자는 신앙 공동체에서 암적인 존재인가, 아니면 훌륭한 일꾼인가 반성해야 한다. 깨달은 것도 없고, 별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교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지 않는지 고민해야 한다.
이어 바오로 사도는 한층 강경해 진다. ‘명령’을 한다. 부탁도 아니고, 요청도 아니고, ‘명령’이다. 그것도 보통 명령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또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실 그리스도 예수님 앞에서, 그리고 그분의 나타나심과 다스리심을 걸고 그대에게 엄숙히 지시하는”(2티모 4, 1) ‘명령’이다.
바오로 사도가 티모테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명령하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말씀을 선포하십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계속하십시오. 끈기를 다하여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타이르고 꾸짖고 격려하십시오. … 그대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신을 차리고 고난을 견디어 내며, 복음 선포자의 일을 하고 그대의 직무를 완수하십시오.”(2티모 4, 2~5)
[가톨릭신문, 2007년 9월 9일, 정영식 신부(수원교구 영통성령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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