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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가톨릭(공동) 서간: 유다 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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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07 조회수3,307 추천수0

[정영식 신부의 신약 성경 읽기] 41. 가톨릭(공동) 서간 (6) : 유다 서간

 

 

유다 서간은 1장밖에 없는 아주 짧은 편지다. 간단한 쪽지편지인 것이다. 그러나 그 짧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신앙에 대한 모든 내용을 요약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사말 → 잘못된 신앙에 대한 경고 →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권고 → 찬미의 기도’로 진행되는 구도는 완벽하기까지 하다. 담을 내용은 모두 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군대 간 아들이나, 신앙이 흔들리는 대자 대녀, 연인에게 편지를 쓸 때, 이 유다서간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말마디만 바꿔서 그대로 편지를 써도 좋을 정도로 오늘날 우리에게도 잘 어울리는 서간이다. 그럼 그 내용을 보자.

 

예수님게서 돌아가시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리스도를 믿고 고백하는, 세례성사를 받은 신앙인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분포 지역도 점점 넓어진다. 이스라엘을 넘어, 소아시아와 그리스, 로마, 유럽 전역으로 확산된다.

 

문제는 사람이 늘어나면, 공동체가 커지면 반드시 삐걱거림이 생긴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 아닌가. 처음에는 몇몇 뜻맞는 사람들이 모여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뤄간다고 해도 점차 그 공동체가 커지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대공동체가 아닌 소공동체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다서간은 약 100년경에 집필된 것이다. 초기교회 당시 이러한 문제점을 염두에 두고 이 편지를 읽을 필요가 있다. 내용을 보자.

 

이 편지는 간단한 인사 후, 거짓교사들에 대한 경고로 시작한다.

 

“사랑하는 여러분, … 편지를 써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유다 1, 3). 이 편지를 꼭 써야할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몇몇 사람이 몰래 숨어들어 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심판을 받도록 이미 오래 전에 기록된 불경한 자들입니다. 그들은 우리 하느님의 은총을 방탕한 생활의 방편으로 악용하고, 우리의 유일한 주인이시며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합니다”(유다 1, 4).

 

오늘날에도 각 본당에서 이런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방탕한 생활을 합리화하기 위해 종종 하느님 은총을 악용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말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것이다.

 

유다 서간은 이런 이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자.

 

“저들은 불행합니다… 바람에 떠밀려 가 버리는 메마른 구름이고, 늦가을까지 열매 하나 없이 두 번이나 죽어 뿌리째 뽑힌 나무이며, 자기들의 수치스러운 행실을 거품처럼 뿜어 올리는 거친 바다 물결이고, 짙은 암흑에 영원히 갇힐 떠돌이 별입니다. … 저들은 불평꾼이며 불만꾼으로 자기 욕망에 따라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잇속을 챙기려고 사람들에게 아첨하면서 입으로는 큰소리칩니다”(유다 1, 11~16).

 

예나 지금이나 하나도 다르지 않다. 오늘날에도 공동체 안에서 주도권을 잡으려고 목소리를 크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자들은 언제나 투덜대고 불평을 털어 놓으며 자기의 욕심대로 사는 자들이다. 얼마나 이기적이고 세속적인가.

 

이제 유다 서간은 차분한 심정으로 우리에게 ‘권고’한다.

 

“여러분은 지극히 거룩한 믿음을 바탕으로 성장해 나아가십시오. 성령 안에서 기도하십시오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며,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자비를 기다리십시오. 의심하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십시오. 어떤 이들은 불에서 끌어내어 구해 주십시오. 또 어떤 이들에게는 그들의 살에 닿아 더러워진 속옷까지 미워하더라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자비를 베푸십시오”(유다 1, 17~23).

 

이 권고는 신앙인의 삶에 대한 완벽한 모델 혹은 공식을 제시한다. 우리는 믿음을 바탕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성령 안에서 기도해야 한다. 스스로 지도자라고 자처하는 이들이 아니라 성령을 따라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그 뒤 우리는 그리스도의 자비를 기다리며 이웃에게도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찬미의 기도가 나온다. 이 찬미의 기도는 참으로 아름답다. 책상머리나 침대 맡에 두고 틈틈이 바치면 좋을 듯하다.

 

“여러분이 넘어지지 않도록 지켜 주시고 당신의 영광 앞에 흠 없는 사람으로 기쁘게 나서도록 해 주실 수 있는 분, 우리의 유일하신 구원자 하느님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광과 위엄과 권능과 권세가 창조 이전부터, 그리고 이제와 앞으로 영원히 있기를 빕니다. 아멘”(유다 1, 24~25).

 

[가톨릭신문, 2007년 11월 4일, 정영식 신부(수원교구 영통성령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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